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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입비스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브랜드, 더 뮤지엄 비지터의 새 쇼룸 둘러보기

베를린의 박물관을 배회하던 한 남자가 서울에 차린, 아주 하얗고 작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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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엄 비지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문수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화가다. 그는 동시에 어디든 떠나기를 망설이지 않는 여행가이기도 하다.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는 샌프란시스코로 유학을 갔지만, 여느 성공한 사람들이 종종 그렇듯, 한 학기만 다닌채 학교를 그만두고 베를린으로 떠났다. 베를린으로 향한 이유는 간단했다. 독일의 학비가 다른 도시에 비해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한편 당시 베를린에서 피어오르던 ‘힙스터’ 이미지도 한몫했다. 그는 베를린의 첫인상에 대해 더 뮤지엄 비지터 쇼룸 입구에 걸린 트렌치코트에 적었다.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 바보가 된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니 이 도시가 나를 더 깊게 끌인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더 뮤지엄 비지터의 택이 달린 옷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17년의 일이다. 브랜드를 차려야겠으니 이름이 필요했다. 그런데 정작 그가 든 생각은 ‘브랜드가 잘나가기만 한다면 이름이 뭔 소용인가’. 더 뮤지엄 비지터를 만들기 직전, 박문수가 머물던 곳은 뉴욕이다. 이렇다 할 직업이 없던 박문수가 뉴욕에서 하던 일은 두 가지였다. 그림을 그리는 것과 그림을 보러 미술관에 가는 것. 이름이 뭐가 됐든 상관은 없지만, 브랜드 이름이 자기 자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길 바랐던 그는 ‘박물관 방문객’이라는 뜻의 더 뮤지엄 비지터를 이름으로 삼았다. 지금껏 더 뮤지엄 비지터가 박문수 디렉터에게 일터이자, 캔버스이며, 일기장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더 뮤지엄 비지터 쇼룸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건 새하얀 바닥과 커다란 흰색 천, 그리고 그 위에 그려진 그림들이다. 수술실 만큼 청결한 이미지의 공간이지만, 곳곳에 그려진 그림은 부담스러운 인상을 지운다. 현재 더 뮤지엄 비지터의 쇼룸은 여성복 브랜드 마틴 킴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마틴 킴은 박문수의 오랜 연인, 김다인이 전개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다. 넓지 않은 공간에서 색깔이 다른 두 브랜드의 옷들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앞서지만, 결코 서로를 방해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연인이 한 공간을 나눠 사용해야 한다면 이런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문을 연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더 뮤지엄 비지터의 첫 번째 쇼룸에서 박문수 디렉터에게 옷을 만들고 브랜드를 전개하는 일에 대해 물었다.

더 뮤지엄 비지터는 해외 편집숍에서도 반응이 괜찮다고 들었어요. 그럼에도 한국에 쇼룸을 차린 이유가 있나요?


쇼룸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저희 옷을 직접 만져보게 하고 싶었거든요. 소재 선정에 늘 신경 쓰는 편인데, 그래서 더 사람들이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면서 그 촉감을 느껴봤으면 했어요. 단순히 옷을 사는 것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싶단 욕심도 있었고요.


더 뮤지엄 비지터의 옷에는 유독 꽃의 이미지가 많아요. 덕분에 별다른 인테리어 없이도 쇼룸은 작은 미술관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요.


특정한 그림이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업을 하는 편은 아니고요. 그때 그때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담아내면서도, 제가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려고 하죠. 지금까지는 꽃이 가장 좋은 매개였어요. 이번 컬렉션 메인 아이템인 워크 재킷에 프린트된 꽃은 제가 실제로 기르고 있는 꽃이에요. 백팩에는 제가 유럽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기록한 사진만 담아서 완성했고요. 그런 면에서 이 쇼룸은 저만의 작은 박물관이기도 하죠.

베를린에서의 생활이 브랜드에 미친 영향이 있을까요?


사실 베를린이 할 게 많은 도시는 아니에요. 런던이나 파리 같은 도시에 비해 너무 조용한 편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대부분 철학적인 고민인데요. 이를테면 베를린에 있는 동안 ‘이 시대에 남은 가치는 무엇인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 일을 함으로써 무슨 의미를 얻을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 한국에서는 그럴 만한 여유가 잘 안 생기잖아요. 베를린에 있으면서 그런 사색하는 시간을 즐기곤 했는데, 그게 연습이 되고 훈련이 되면서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낼 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쇼룸은 마틴 킴과 함께 사용하고 있죠. 여자친구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해서 좋은 점이 있나요?


엄청 많죠. 우선 옷을 제작하는 프로덕션을 공유할 수 있고요. 고객 동향을 분석하거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마케팅에 있어서도 도움을 많이 받고요.

단점도 있나요?


단점은 없어요. 다만 아직 뮤지엄 비지터가 마틴 킴에 비해 국내에서 덜 알려져 있다 보니, 그 균형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물론 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협업을 해보고 싶은 브랜드라거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는 드리스 반 노튼이에요. 우아잖아요. 그런데 협업은 뮤지엄 비지터와는 정 반대의 색깔을 지닌 브랜드랑 해보고 싶어요. 이를테면 아크테릭스 베일런스 같은 브랜드요. 아크테릭스는 아웃도어 브랜드인데다, 주로 무채색 아이템만 만들잖아요. 그런 아웃도어 브랜드의 옷을 정말 화려하게 바꿔보고 싶어요. 휘황찬란한 패턴을 잔뜩 프린트하거나, 색감으로 폭발시키는 거죠. 옷 자체를 만드는 기술력이 워낙 뛰어난 브랜드니까, 정말 재밌으면서도 멋진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아요.

쇼룸에서 나오는 음악은 직접 선정하신 건가요?


제가 평소에 듣는 음악들이에요. 대신 클래식만 틀어요.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어울려야 하니까. 사실 저 힙합 좋아하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칸예 웨스트에요.


의외인데요?


전 10대 때부터 힙합을 제일 좋아했어요. 이번에 칸예의 앨범 'Jesus Is King'은 나오자마자 바이닐이랑 굿즈까지 다 샀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좋아하는 거랑, 표현하고 싶은 거, 잘할 수 있는 거는 다 다르잖아요. 이지 부스트를 신고 다니진 않지만요(웃음).

옷을 만들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건 뭔가요? 


컬러가 될 수도 있고 소재가 될 수도 있겠네요. 제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를, 가장 현실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제가 요즘 가장 연구하고 있는 소재가 폴리에스테르인데, 그 이유는 색감이 가장 진하게 표현되기 때문이에요. 주로 화려한 컬러를 사용하는 편이다 보니, 프린트가 됐을 때 그 색이 가장 잘 담기는 소재의 사용이 제일 중요해요.


더 뮤지엄 비지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나요? 


아직까지 옷에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늘 생각하는 건 있어요. ‘어떤 사람의 옷장에 걸어놔도, 그 옷의 주인이 부끄럽지 않을 옷을 만들자.’ 이게 뮤지엄 비지터를 만드는 저의 모토에요. 저희 옷을 자주 안 입을 수는 있죠. 너무 튀니까.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옷장에 걸려있는 모습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더 뮤지엄 비지터의 숙제는 뭔가요?


이제는 패션을 잘하고 싶어요. 사실 저도 제가 만드는 옷이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많이 팔릴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칸예 웨스트를 보세요. 정말 제멋대로 옷을 만드는 것 같아 보이지만, 대중들이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내면서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의 주인공이 됐어요. 칸예를 볼 때마다 생각해요. ‘내가 왜 못해, 나도 해 내야지’하고요. 저 역시 제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면서, 사람들에게 잘 팔리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꼭 그렇게 할 거고요. 


더 뮤지엄 비지터

서울 성동구 동일로 139 4층

Editor Hyeonuk Joo

Photographer Seunghoon Jeong / HYPEBEAST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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