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 만두 못지 않은 최자의 만두 맛집
대림동의 ‘맛의 범죄’는 양다리로 끝나지 않는다. 대림동의 옆 동네 가리봉 시장에 최자가 어렵게 찾아낸 숨은 만두 맛집이 있다. 간판과 메뉴 어느 곳에도 한글을 찾아볼 수 없는 인테리어에서 이미 내공이 느껴진다.
“가리봉 시장 일대를 헤매다가 겨우 찾았는데 더운날 오래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 있는 맛이야.”
"보통은 미리 만들어놓은 만두를 굽거나 튀기거나 쪄주잖아. 그런데 여기 군만두는 주문과 동시에 바로 만들어줘. 소도 직접 고를 수 있어. 샐러리를 넣을 건지 부추를 넣을 건지. 이렇게 신선한 만두를 먹는 것도 너무 고맙고, 남편분이 소를 만드시고 아내분이 피를 빚는데, 분업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어.”
“만두 소는 샐러리하고 부추, 피망을 섞어 주세요. 소롱포도 하나 주세요.”
양이 다른데 두 배는 되는 것 같아. 가성비는 여기가 ‘톱클래스’야. 2인분 시키면 남자 셋이 먹기도 힘들어.
고향인 부산의 만두 명가 ‘만두맨’을 자처하는 한해도 이 집 만두 맛에 소리 없는 탄성을 거듭 내뱉었다. “여기는 진짜 중국 느낌 그대로예요. 생긴 건 엄마가 대충 만든 그런 모습인데도 맛있어요. 밀가루 싸 먹는 음식 중에 만두를 이기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간편하고 한입에 먹을 수 있고.”
“식초가 두 가지인데 검은색 식초를 먹어봐. 중국에서 직접 가지고 온 찹쌀 식초야. 그래서 향이 살짝 있는데, 괜찮으면 이걸로 만두 간장을 만들어 먹는 걸 추천해. 간장에다 마늘 간 걸 좀 넣고, 식초랑 고춧가루를 좀 넣어.”
주문한 군만두 등장. 한쪽만 바싹 익혀서 육즙이 살아있고, 다른 만두와 달리 신선한 채소의 식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갓 빚은 만두만이 낼 수 있는 맛이다.
“피가 두꺼워도 맛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이 집이 증명했어. 취향을 개조당했다니까.”
“피가 두꺼운 소룡포는 안 좋아하거든. 그런데 여긴 피가 두꺼워도 이 집만의 개성으로 인정이 돼. 보통 소롱포는 육즙을 먼저 빨아 먹잖아. 그런데 나는 좀 식혀서 한 입에 넣어 먹어. 입안에서 육즙, 피, 소가 한 번에 뒤엉켜 내는 맛. 그렇게 먹어도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