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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WRC 현대팀, 올 시즌 4번째 우승하며 제조사 부문 종합우승 코앞으로!

지난 10월 25~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타라고나 주에서 치른 WRC 13라운드에서 현대팀이 더블 포디움에 올랐다. 그 결과, 현대팀은 제조사 부문 종합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이제 남은 경기는 호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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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스테이지, 두 개의 랠리.’ 2019 WRC 13라운드 스페인 랠리를 간추린 핵심 키워드다. 전 세계 14개국을 수놓은 WRC 무대 가운데 유일하게 아스팔트와 비포장 노면이 뒤섞인 까닭에 스페인 랠리에는 이런 설명이 따라 붙는다. 금요일은 그래블 위주의 스테이지가 구성되며 반대로 남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타막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각 팀은 금요일 경기를 마친 직후 단 30분 만에 경주차를 '중속' 그래블에서 '고속' 타막 세팅으로 바꿔야 하는 미션을 짊어졌다.


이런 ‘변신’은 스페인 랠리에선 해마다 치뤄야 하는 통과의식이다. 스페인 랠리는 1957년 막을 올려 1975년 유로피언 챔피언십 코스로 거듭 났고, 1991년부터 WRC 코스에 포함됐다. 2002년 무대를 살루로 옮긴 이후 아스팔트만 달리다가 2010년부터 주변 코스를 개발해 비포장도로를 섞었다. 편의상 스페인 랠리라고 부르지만, 공식 명칭은 카탈루냐 랠리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북동부의 바르셀로나·헤로나·레리다·타라고나의 네 개 주를 아우르는 자치지역이다. 관광지로 인기 높은 바르셀로나가 카탈루냐의 주도다. 고대엔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았는데, 이후 몇 차례 독립했다가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되면서 자치권을 잃었다. 스페인 서부의 카스티야 지역과 언어 및 문화가 달라 오늘날까지 분리 독립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스페인 랠리는 아스팔트 코스 외에도 흙길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매우 까다롭다

스페인 랠리는 325.56㎞ 구간을 17개의 스페셜 스테이지(이후 SS)로 나눠 달린다. 각 SS 사이를 잇는 일반도로 구간까지 포함한 총 이동거리는 1,288.85㎞. 비포장 구간은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먼지구름을 피워내는 흙길과 물웅덩이가 도사린 진흙탕을 넘나든다. 포장 구간 또한 노면이 거칠고 온도가 높아 타이어 소모에 신경 써야 한다. 이래저래 난코스다.


도요타의 오트 타낙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스페인 랠리는 금요일 경기 직후 경주차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드라이버 역시 마찬가지다. 사고 방식부터 운전 리듬까지 뼛속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같은 팀의 야리 마티 라트발라는 “포장 구간은 변수가 적어 결국 금요일 비포장 코스가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팀의 세바스티앙 롭은 스페인 랠리에서 8번이나 우승한 ‘스페인 랠리의 달인’이다

스페인 랠리의 ‘달인’은 올해 이후 현대팀에서 6라운드 시즌 한정으로 뛰는 프랑스 출신 세바스티앙 롭이다. 2013년 로엡이 WRC 은퇴를 선언하기 전, 2005부터 2012년까지 단 한 번도 스페인 랠리의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지난해엔 시트로엥 소속으로 깜작 복귀하여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스페인은 현대팀 다니 소르도의 모국이기도 하다. 지난 주말, 살루의 현대팀 서비스 파크에 유독 많은 팬이 모인 것은 소르도 덕분이었다.

스페인 랠리 개막 직전, 비가 내렸지만 건조한 날씨 탓에 그래블 코스는 바짝 말랐다

10월 25일 오전 8시 23분, SS1을 시작으로 스페인 랠리의 막이 올랐다. 날씨는 화창했다. 하지만 전날 휩쓸고 지난 비가 코스 군데군데 물컹한 진흙을 남겼다. 하지만 건조한 날씨 때문에 볕에 노출된 구간은 그새 바싹 마른 상태. 각 팀은 고심 끝에 고른 타이어를 끼우고 나섰다. 첫째 날은 드라이버 부문 종합 순위에 맞추어 첫번째 도요타 오트 타낙, 두번째 시트로엥 세바스티앙 오지에, 세번째 현대팀 티에리 누빌의 순서로 출발했다.


이날 각자의 셈법은 달랐다. 오트 타낙은 잘 하면 올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이번 랠리에서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을 거머쥘 수도 있다. 쉽지만은 않지만 동시에 도요타의 제조사 종합우승 기회도 노려야 한다. 현대팀의 티에리 누빌은 그 반대다. 올 시즌 WRC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의 확률은 높지 않지만 기대를 놓을 수 없는 입장. 반대로 제조사 부문 종합우승을 위한 쐐기는 꼭 박아야 한다.

첫째 날 스페인 랠리의 강자, 롭이 무서운 기세로 선두를 달렸다

시작부터 현대팀은 무서운 기세로 달려 나갔다. SS1의 선두는 지난해 스페인 랠리의 절대 강자 중 한 명인 시트로엥의 오지에가 차지했다. 하지만 그 뒤를 현대팀의 소르도가 불과 0.7초, 누빌이 1초 차이로 뒤쫓았다. ‘달인’ 세바스티앙 롭은 10위로 들어왔다. 롭은 “경주차엔 만족하는데, 하드 타이어의 접지력이 예상보다 떨어져 시간을 다소 잃었다”고 밝혔다.


SS2에서 시트로엥 오지에는 오른쪽 앞바퀴만 하드 타이어를 쓰고, 나머지는 미드 타이어를 쓰는 전략으로 호기심을 모았다. 그러나 불행이 덮쳤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땀을 뻘뻘 흘리며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고 패들 시프트를 쓰지 않았다. 구간 기록이 점점 늘어지더니 결국 SS2의 최고기록보다 44.6초 늦어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파워 스티어링 고장이 원인이었다.


반면 티에리 누빌은 SS2에서 날개를 달았다. 시야를 흐리는 머드 때문에 고전했던 SS1과 달리 노면이 바짝 마르면서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가장자리의 골이 깊고 노면이 거친 코스에 개의치 않은 채 매끈한 라인을 그렸고, 한 줌의 접지력도 놓치지 않고 속도를 높였다.

티에리 누빌은 아스팔트 코스부터 페이스를 올리며 스페인 랠리를 지배해 나갔다

티에리 누빌은 10분18초2로, SS2를 가장 빠른 기록으로 마쳤다. 홈 그라운드를 맞은 다니 소르도 또한 훨훨 날았다. 자신감 넘치는 주행으로 SS2를 2위로 마감했다. 한 지붕 식구, 누빌과 겨우 0.7초 차이였다. 이어지는 SS3에서도 현대팀이 압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SS1~2에서 하드 타이어 선택으로 고전했던 롭은 아스팔트 노면과 그라발이 고루 섞인 SS3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롭은 SS3에서 2위보다 2초 이상 빠른 기록을 세우며 팀 동료 소르도, 누빌과 함께 스테이지 1~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그래블을 누빈 첫날, 현대팀은 롭과 누빌, 소르도가 번갈아 구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맹공격을 퍼부었다. SS1~6을 소화한 스페인 랠리 첫째 날의 누적 순위 또한 이 순서와 같았다. 4~6위는 도요타의 크리스 믹과 오트 타낙, 야리 마티 라트발라 순서였다.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오후 6시, 살루의 서비스 파크는 남은 주말 타막 경주를 위한 개조로 숨 가쁘게 돌아갔다.

현대팀은 SS7가 시작되자마자 상태팀을 무섭게 밀어붙였다

10월 26일 오전 8시, 토요일 일정의 막이 올랐다. 타막 레이스의 시작부터 현대팀은 무섭게 밀어붙였다. SS7에서 롭과 누빌이 각각 1, 3위를 차지했고, SS8에서는 서로의 순위를 바꿨다. SS9에서도 소르도와 누빌은 3, 4위로 상위권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다. 로엡 또한 첫날 차지한 선두를 팀 동료 누빌에게 내어주기는 했지만 꾸준히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토요일 일정에서도 누빌과 소르도는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결국 두 번째 날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리며 더블포디움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로엡은 둘째 날 마지막 스테이지(SS13)에서 타낙에게 3위 자리를 내어주며 4위에 머물렀다.


스페인 랠리 마지막 날, 단 4개의 스테이지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스테이지 거리의 합은 74.14km로 누빌은 약 25초 뒤쳐진 3위 타낙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출발했다. 물론 25초의 갭은 뒤집기에는 꽤 큰 차이였고 매섭게 추격하는 타낙은 마지막 남은 파워 스테이지(SS17)을 앞두고 21초까지 좁히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에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앞두고 있는 타낙은 현재 순위로 종료했을 때 255점, 누빌은 224점으로 종료하게 된다(파워 스테이지 추가 포인트 제외). 1경기에 최대로 얻을 수 있는 점수가 1위 25점, 파워 스테이지 추가 포인트 5점으로 30점인 것을 감안할 때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가 30점 이내로 좁혀지게 될 경우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의 향방은 남은 호주 랠리로 이어지게 된다. 다시 말해, 현재 순위대로 종료될 경우에 31점차이로 끝나게 되어 타낙이 2019년 WRC 드라이버 종합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누빌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파워 스테이지에서 타낙보다 적어도 2점을 더 따내야 했다.


파워 스테이지의 출발 순서는 스페인 랠리 전체 순위의 역순, 단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눈앞에 둔 타낙은 3위 순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마지막에 출발하게 됐다. 전체 1위인 누빌은 뒤에서 두 번째. 누빌은 그전까지 파워 스테이지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낸 에반스에 0.1초 뒤진 2위로 들어오며 타낙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역시 승부는 녹록치 않았다. 타낙은 무려 파워 스테이지 선두 에반스보다 3.6초 빠른 기록을 세우며 추가 포인트 5점과 함께 2019 WRC 드라이버 챔피언을 확정 지었다. 누빌에 이어 파워 스테이지를 4위로 마감한 소르도는 총 3시간여를 달린 스페인 랠리 전체 기록에서 불과 0.4초 차이로 타낙에 이은 3위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팀은 남은 한 개의 스테이지에서 안타깝게 2위를 놓쳤지만 티에리 누빌의 우승과 함께 다니 소르도 3위, 세바스티앙 로엡 4위로 마무리하며 상위권을 휩쓸다시피 했다.

현대팀은 티에리 누빌과 다니 소르도의 더블 포디움으로 스페인 랠리를 완벽하게 정복했다

현대팀은 이번 스페인 랠리에서 17개의 스테이지 가운데 11차례 우승하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 결과 티에리 누빌 1위, 다니 소르도 3위로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올 시즌 현대팀으로선 네 번째, 누빌과 코드라이버 질술에겐 올 시즌 세 번째 우승이었다.

티에리 누빌은 스페인 랠리 우승으로 드라이버 부문 2위 자리를 탈환했고, 현대팀은 제조사 부문 1위 자리를 18점 차로 벌리며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227점을 쌓은 현대팀의 누빌은 시트로엥의 오지에를 제치고 드라이버 부문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올해 드라이버 챔피언의 꿈은 접어야 했다. 263점을 기록한 도요타의 오트 타낙이 올 시즌을 마치기도 전 챔피언을 확정지은 탓이다. 경기 직후 도요타 서비스 파크엔 고향 팬들이 모여들어 WRC 사상 첫 에스토니아 출신 챔피언 등극을 축하했다.


이로써 2004~2012년 세바스티앙 롭, 2013~2018년 세바스티앙 오지에 등 프랑스 출신 두 세바스티앙이 무려 15년간 이어온 우승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제조사 순위 경쟁에서 현대팀은 1위를 굳건히 지키는 동시에 종합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총 380점으로, 도요타와의 격차를 10점 더 벌려내며 18점 차이로 앞섰다.

현대팀의 상승세가 스페인 랠리를 거쳐 마지막 남은 호주 랠리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페인 랠리 홈페이지는 이번 경기를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으로 요약했다. ‘승리는 누빌, 타이틀은 타낙.’ 서로 자축할 명분이 뚜렷했던 만큼 시상식 분위기 또한 흥겨웠다. 이제 올해 남은 랠리는 단 한 번으로, 오는 11월 14~17일, 호주에서 치를 예정이다. 현대팀이 WRC 참가 6년 만에 제조사 종합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글 김기범


온라인 자동차 매체 <로드테스트> 편집장 겸 발행인. 자동차 팟캐스트 <이차저차> 진행도 맡고 있다. 2000년 월간 <자동차생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동차 기자 외길을 걷고 있다. 중앙일보 올해의 차, 올해 미래의 모빌리티(한국과학기술원), 올해의 엔진(영국), 올해의 카 디자인(이태리) 등 국내외 다양한 어워드에서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에서 ‘자동차 시승기의 과학적 표현에 관한 연구’로 공학석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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