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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WRC 영국 랠리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현대팀

지난 10월 5~7일, 영국 웨일즈에서 치른 2019 WRC 12라운드에서 현대팀은 제조사 부문 종합순위 1위 방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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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크게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네 지역(나라)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영국을 대표하는 랠리의 본고장은 웨일스다. 1932년 로열 오토모빌 클럽 랠리를 처음 치렀고, 1960년 오늘날 WRC 팬에게 익숙한 숲길을 헤집는 코스로 거듭났다. 과거 코스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아울렀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는 웨일스에서만 달린다.


영국 랠리는 오랫동안 웨일스의 디사이드(Deeside)를 베이스캠프로 삼았는데, 올해 처음 란디드노(Llandudno)로 옮겼다. 출발점도 웨일스의 티르 프린스 레이스웨이(Tir Prince Raceway)에서 올해는 리버풀 인근의 리틀 버드워스(Little Budworth)로 바뀌었다. 올해는 7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울튼 파크 레이싱 서킷에서 1932년 영국 최초의 랠리에서 우승한 란체스터(Lanchester) 경주차를 비롯해 2011년형 미니 JCW까지 ‘왕년의 랠리카’를 대거 선보여 WRC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웨일스에서 열리는 영국 랠리는 코스 대부분이 구불구불한 자갈길로 구성된다

이번 랠리의 정식 명칭은 웨일스 랠리 GB로, 지난 10월 5~7일, 312.75km의 구간을 22개의 스페셜 스테이지(이후 SS)로 나눠 치렀다. 각 SS 사이를 잇는 일반도로 구간(리에종)까지 포함한 총 이동거리는 1,655.24km다. 가을 색 완연한 숲을 가로지르는 코스의 대부분은 진흙길이다. 지도를 구불구불 수놓은 길과 등고선만 볼 때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하다.


현대팀의 에이스, 티에리 누빌은 “웨일스 랠리는 WRC를 통틀어 노면이 가장 축축하다. 따라서 여러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WRC 조직위원회는 웨일스 랠리 소개 페이지에 ‘경주차의 서스펜션 세팅은 그래블(자갈), 타이어는 미디엄과 소프트를 상황에 맞게 끼운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영국 랠리는 수시로 내리는 비 때문에 진흙탕이 곳곳에서 만들어진다. 올해는 태풍까지 지나가 많은 비가 내렸다

문제는 죽 끓듯 변덕스러운 날씨다. 수시로 내리는 비와 그로 인해 생기는 진흙탕, 예측 불가능한 안개가 선수의 집중력을 흩뜨리고 경주차의 발목을 붙잡는다. 현대팀 감독 아다모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2019 WRC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천후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i20 쿠페 WRC를 앞세워 예측하기 힘든 영국 랠리에서 우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영국 랠리는 칠흑같은 어둠과 짙은 안개를 뚫고 시작됐다

웨일스의 날씨는 모두의 걱정처럼 심술궂었다. 태풍 ‘로렌조’가 경기 개막 전 간발의 차이로 지나갔지만, 비구름 끝자락의 물 폭탄은 고스란히 영국 랠리를 강타했다. 10월 5일 목요일 저녁 7시, 울튼 파크 레이스웨이에서 영국 랠리 SS1의 막이 올랐다. 경주차들은 헤드램프와 안개등으로 짙게 내린 어둠을 헤치며 비에 흠뻑 젖은 트랙을 달렸다.


이번 영국 랠리의 초반부는 도요타의 크리스 믹이 압도했다. 목요일 SS1을 시작으로, 금요일 막바지 SS9까지 합산점수로 스테이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크리스 믹은 SS10~11에서 3위, SS12~22까지 4위를 꿋꿋이 지켰다. 영국 랠리에서 두 번 우승 경험이 있는 같은 팀 야리 마티 라트발라는 SS7에서 뱅크에 처박혀 전복되면서 아쉽게 리타이어 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현대팀의 에이스, 티에리 누빌은 영국 랠리 내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현대팀의 티에리 누빌 또한 시작이 좋았다. SS1에서 누빌은 크리스 믹의 기록을 바짝 뒤쫓아 2위를 차지했다. SS2~3에서 7~8위로 뒤쳐지는 듯 했으나 이내 SS4에서 다시금 2위로 치고 올랐다. 이후, 3~4위를 오르내리며 분전하다 SS15부터 마지막까지 2위 자리를 굳혔다. SS16에선 가장 빨랐다. 같은 팀의 안드레아스 미켈슨은 합산점수로 꾸준히 5~6위를 유지했다.


현대팀의 아일랜드 출신 드라이버 크레이그 브린은 자신감 넘치는 주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SS1을 7위로 시작해 SS2에선 4위까지 추격했다. 이후에도 합산점수 기준 5위 밑으로 쳐지지 않으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토요일 오전, SS12에서 빗물이 흥건히 고인 코너를 돌아나가다 갓길 밖으로 빠져 세 바퀴를 구른 뒤 멈추는 바람에 약 5분간의 손실을 입고 9위로 뒤쳐졌다.


경주차가 세 바퀴나 굴렀음에도 불구하고 주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앞유리가 파손되어 남은 일정에 영향을 받았다. 진흙길을 주행하며 튄 흙들을 닦아낼 수 없는 탓에 브린은 답답한 시야로 달려야 했고, 이 때문에 힘든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경기 초반, 상위권을 유지하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순위가 내려앉은 크레이그 브린

브린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정말 실망스러운 토요일이었다. 이 실수만 아니었다면 선두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었을 테니까.”


한편, 이번 영국 랠리에서도 도요타, 오트 타낙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SS1을 9위로 마쳐 기대에 다소 못 미쳤지만, 차근차근 빠른 주행을 바탕으로 SS3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큰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빠른 기록을 내며 선두를 지켜냈고, 10초 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추격을 이어오던 누빌에게 선두를 한번도 허락하지 않았다. 타낙은 가산점이 걸린 마지막 울프 파워 스테이지에서조차 가장 빠른 기록을 내어 추가포인트 5점과 함께 영국 랠리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영국 랠리 기준으로, 그는 지금까지 7번 도전해 5번 우승했다.

올해 영국 랠리는 도요타, 현대팀, 시트로엥 소속 선수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12번째로 치른 이번 영국 랠리 결과, 도요타의 오트 타낙이 3시간 58초로 챔피언에 올랐다. 2위에 오른 현대팀 티에리 누빌과 단 10.9초 차이였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주말이었다. 2위와의 차이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었다. 매 스테이지에서 한계까지 이를 악물고 달린 결과니까.”


올 시즌 종합 순위 1위를 유지 중인 오트 타낙은 울프 파워 스테이지의 가산점까지 챙겨 드라이버 점수를 240점까지 높였다. 동시에 지난 터키 랠리 때 17점 차이였던 시트로엥, 세바스티앙 오지에와의 간격을 28점까지 벌렸다. 터키 랠리에서 2위를 빼앗겼던 티에리 누빌은 199점을 쌓아 2위 오지에를 불과 3점 차이로 턱 끝까지 추격했다. 현대팀의 안드레아스 미켈슨은 102점으로, 드라이버 순위 4위를 기록했다.

티에리 누빌을 포함한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현대팀은 제조사 순위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한편, 현대팀은 티에리 누빌과 안드레아스 미켈슨의 활약 덕분에 340점으로 제조사 순위 1위를 지켰다. 278점으로 3위를 기록 중인 시트로엥과의 간격을 넉넉히 벌렸다. 그러나 도요타가 목을 조여 오고 있다. 도요타는 332점으로 현대팀과 점수 차이는 단 8점에 불과하다. 이제 올해 남은 랠리는 스페인과 호주, 단 두 번 뿐이다. 다음 랠리는 오는 10월 25~27일, 스페인에서 치를 예정이다.

글 김기범


온라인 자동차 매체 <로드테스트> 편집장 겸 발행인. 자동차 팟캐스트 <이차저차> 진행도 맡고 있다. 2000년 월간 <자동차생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동차 기자 외길을 걷고 있다. 중앙일보 올해의 차, 올해 미래의 모빌리티(한국과학기술원), 올해의 엔진(영국), 올해의 카 디자인(이태리) 등 국내외 다양한 어워드에서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에서 ‘자동차 시승기의 과학적 표현에 관한 연구’로 공학석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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