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디자이너가 직접 말한 신형 쏘나타의 외관

8세대 쏘나타의 외장 디자인을 담당한 이지헌 책임연구원을 만나 뒷얘기를 들어봤다.
HMG저널 작성일자2019.03.21. | 104,072  view

신형 쏘나타는 최근 대한민국에 등장한 자동차 중 가장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일 것이다. 기존 쏘나타와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새로운 모습, 그 어떤 세단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디자인, 차별화된 디테일까지. 새로운 쏘나타는 흥미로운 요소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이 디자인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었을까? 수많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신형 쏘나타의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 그간의 과정과 노력을 들어보기로 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현대디자인센터의 이지헌 책임연구원이다.

이지헌 책임연구원은 8세대 쏘나타의 멋진 외관을 완성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Q. 8세대 쏘나타를 디자인 하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했을 것 같다. 실제로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압박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압박감이었고, 팀원들과 그 시간을 잘 이겨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YF 쏘나타 시절의 명성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이를 원동력 삼아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쏘나타만의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막 부임하셨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님, 이상엽 전무님과 쏘나타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했던 기억도 선명하다. 



실체가 없는 디자인을 객관화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엄청난 성취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수많은 디자인 요소들을 더하고 버리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하면서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8세대 쏘나타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최초로 적용됐다

Q. 8세대 쏘나타 디자인의 시작점은 무엇이었을까? 



‘현대차의 상징적인 모델인 쏘나타의 명성을 되찾고, 기존 쏘나타를 뛰어넘는 디자인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 결과,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였던 플루이딕 스컬프쳐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라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낼 수 있었다.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자연의 강한 생명력, 생동감, 역동성을 자동차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비율, 구조, 스타일링, 기술 등 네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감성을 더한 스포티함’을 표현한다. 이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통해 도로 위의 풍경을 바꾸고, 차량 본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었다.



Q. 앞선 말처럼 쏘나타는 현대차의 상징적인 모델이다. 지난 세대와 이어지는 ‘쏘나타만의 아이덴티티 유지’, ‘8세대만의 개성 표현’ 중 어느 쪽에 집중했는지 알고 싶다. 



기존 쏘나타에서 갖고 온 것은 6세대 YF 때의 스포티한 느낌 정도다. ‘대표적인 패밀리 세단’이라는 기존 쏘나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스포티하고 섹시한 차, 누구라도 갖고 싶은 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사람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지만, 이번 쏘나타의 바디 실루엣과 볼륨감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고 느낄 거라 생각한다.

8세대 쏘나타와 디자인이 동시에 진행된 르 필 루즈 콘셉트카. 자세히 보면 쏘나타의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Q. ‘르 필 루즈’ 콘셉트카와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었다고 들었다. 콘셉트카의 특징이 8세대 쏘나타에 얼마나 반영되었나? 



쏘나타의 디자인 작업을 먼저 진행했고, 2차 디자인 모델에서 디자인 승인 모델로 넘어가는 시점에 르 필 루즈 콘셉트카 디자인 개발을 시작했다. 르 필 루즈 콘셉트카와 쏘나타의 디자인 개발이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에 모든 디자인 언어를 공유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신형 쏘나타는 좀 더 미래지향적인 앞모습을 갖게 됐다. 8세대 쏘나타와 르 필 루즈 콘셉트카는 현대차만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찾는 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할 수 있다.

8세대 쏘나타는 감각적인 쿠페 스타일을 보여준다

Q. 8세대 쏘나타는 진부한 4도어 세단을 벗어나 감각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쿠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가 생긴 이유는 무엇인가? 



8세대 쏘나타는 새로운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전체적인 형태와 비율을 크게 바꿀 수 있었다. 2세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6, 7세대 쏘나타가 캡포워드(윈드실드 시작점이 앞바퀴 중심축에 가까운 형태) 스타일의 형태였다면, 8세대 쏘나타는 무게중심을 뒤쪽에 많이 두면서 4도어 쿠페 스타일의 감각적인 외관을 가질 수 있었다.

3세대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뼈대 덕분에 8세대 쏘나타는 역동적인 비율을 가질 수 있었다

Q. 새로운 플랫폼이 신형 쏘나타의 멋진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 셈이다. 



그렇다. 특히 8세대 쏘나타는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플랫폼개발팀, 패키지팀과 협업하며 차체의 큰 비례를 잡고 디자인을 다듬어 나갔다. 완전히 바뀐 뼈대 위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는 건 디자이너로서 큰 기쁨이었다.

헤드램프에서 길게 이어지는 히든 라이팅 DRL은 8세대 쏘나타의 놀라운 디테일 중 하나다

Q. 평소에는 크롬 가니시로, 시동을 켜면 DRL로 변하는 ‘히든 라이팅’은 8세대 쏘나타의 포인트 중 하나다. 어떻게 개발되었나? 



초기에 DRL을 디자인할 때에는 크롬 가니시와의 연결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침 연구소의 ‘하프 미러(빛의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투과하도록 만들어진 거울)’ 신기술 개발과 맞물려 스타일과 신기술을 연결해 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콘셉트는 훌륭했지만, 정작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크롬 가니시에 LED의 빛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을까? 이게 가장 큰 과제였다. 빛이 갑자기 끊기면 디자인의 전체적인 흐름이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 크롬과 반광 크롬 중 어느 소재를 선택할지, 그라데이션 되는 부분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지에 대한 고민을 램프 설계 담당자와 수차례 논의하고, 램프 업체가 보낸 수천 개의 샘플을 확인하며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

쏘나타의 뒷모습은 대형 리어 스포일러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Q. 8세대 쏘나타는 리어 램프를 하나로 잇는 바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런 디자인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트렌드라고 봐야 하나?



최근 리어 램프를 잇는 자동차 제조사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디자인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특정 차종의 콘셉트를 좀 더 명확히 표현하고자 하는 디자인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 본다. 



8세대 쏘나타의 리어 램프 디자인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될 것 같다.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 끝부분은 리어 스포일러의 역할을 겸한다. 디자인적으로도 멋지지만 실제로 공력 성능을 높여주는 것이다. ‘감성을 더한 스포티함’이라는 쏘나타의 디자인 콘셉트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부분인데, 이 콘셉트를 분명히 표현하고자 양쪽 테일 램프를 바 형태로 이어 리어 스포일러의 형상을 표현했다. 



Q.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세단보다 SUV나 크로스오버카로 몰리고 있다. 이런 시장의 쏠림 현상이 세단을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일과 여가의 균형이 중요해지면서 SUV나 크로스오버 형태의 차량이 관심을 끌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세단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8세대 쏘나타는 세단이라는 틀에 갖히기보다 현대차의 상징이자 ‘Key Car’로써 자존심을 되찾고, 소비자에게 정말 사랑받는 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임했다.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스포티한 주행 성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Q. 8세대 쏘나타는 스타일뿐 아니라 주행 감성도 더 스포티하게 다듬은 것으로 알고 있다. 쏘나타의 디자인 요소 중 퍼포먼스와 직결되는 요소들이 있을 것 같은데.



8세대 쏘나타는 무난한 모습에서 벗어나 섹시한 스포츠카 같은 디자인을 추구했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스포티함은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 성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적 요소로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앞서 말한 것처럼 트렁크 리드를 스포일러 형상으로 디자인했고 프런트 범퍼에는 에어커튼을, 리어 램프 상단에는 에어로 핀을 적용했다. 또한 리어 범퍼의 이탈각을 키워 공력 성능을 높였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공력 성능에 큰 차이를 만들고, 주행안정성을 향상시킨다. 



바디 형상 자체에서도 공력 성능이 향상될 수 있도록 공력팀과 협업해 모양을 다듬어 나갔다. 면이 복잡하게 다듬어져 있어 그 사실을 쉽게 알아채기 어렵지만, 잘 보면 쏘나타의 전체적인 실루엣이 매끈한 유선형으로 완성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마도 직접 쏘나타를 운전해본다면, 내가 말한 디자인과 주행안정성의 상관 관계를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지헌 책임연구원은 8세대 쏘나타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기를 바라고 있다

Q.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쏘나타의 새로운 디자인이 앞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떻게 남기를 원하는가?



‘아름다운 차’로 여러 사람의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란다. 또한 도로 위를 달리는 쏘나타가 도시의 삭막한 풍경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꼭 갖고 싶은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신형 쏘나타는 보는 순간 그 아름다움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쏘나타의 외장 디자인을 책임진 이지헌 책임연구원은 인터뷰 내내 쏘나타의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디자인에 대한 복잡한 설명이나 어려운 철학을 강요하지 않아도, 그 아름다움이 직관적으로 전해지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그의 바람대로 쏘나타의 디자인은 복잡하게 생각할 요소가 전혀 없다. 보는 순간 아름답고, 멋지다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좋은 디자인은 백 마디 설명 없이 디자인 그 자체로 순수한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8세대 쏘나타는 분명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그 아름다움을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해시태그

Recommended Tags

#전참시

    Top Views 3

      You May Lik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