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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가 안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수소전기차는 달리는 수소폭탄이 아닙니다. 오히려 달리면서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내고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친환경 자동차입니다. 여전히 수소전기차의 안전성에 의심을 가지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HMG저널 작성일자2019.02.01. | 123,964 읽음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수소전기차가 그렇습니다. 수소전기차는 정말 위험할까요? 수소 에너지의 친환경성이나 높은 효율은 제쳐두고, 수소폭탄이라는 어감에 지레 겁먹은 건 아닐까요? 수소전기차 제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 마북환경기술연구소의 연구원들을 찾아 직접 물어봤습니다. 우선 수소연료탱크의 안전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수소연료탱크의 안전성, 충분히 검증됐다

현대기아차 마북환경기술연구소에서 수소시스템설계팀 황기호 파트장(왼쪽), 연료전지시스템시험팀 정명주 책임연구원(오른쪽)을 만났습니다

수소전기차와 수소폭탄에 사용하는 수소는 원리나 개념이 완전히 다릅니다

Q. 아직 수소 에너지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수소폭탄을 연상해 위험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죠. 둘은 어떻게 다른가요? 

정확히 말해 수소폭탄과 수소전기차는 엄연히 다릅니다. '수소'라는 두 글자만 함께 쓸 뿐이죠.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원자와 원자폭탄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수소전기차와 수소폭탄의 원리를 몰라서 생기는 오해입니다.

우선 수소전기차에 사용하는 수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수소 분자’입니다. 수소전기차는 수소 분자를 압축해 700bar 정도의 압력으로 탱크에 저장 후 낮은 압력으로 낮추어 연료전지로 보내어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수소탱크용기의 저장 압력이 높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해 설계 및 검증을 거쳤으므로 안전성은 일반 내연기관, CNG(Compressed Natural Gas, 압축천연가스) 차량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수소폭탄에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됩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힘듭니다. 설사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있다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수소폭탄의 폭발력을 내려면 1억도 이상의 엄청난 온도와 수천 기압의 압력이 필요합니다. 수소폭탄이 터지는 핵융합 환경을 만들려면 먼저 원자폭탄을 터뜨려 온도를 1억도 이상으로 올려야만 가능한 것이죠. 수소전기차는 단지 산소와 수소를 결합시켜 전기를 생산할 뿐입니다.

수소전기차의 화재 안전성 시험 장면입니다. 차에 불이 붙는다고 해도 수소연료탱크가 폭발할 일은 없습니다

Q. 수소는 불이 붙기 쉽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 넥쏘의 안이나 밖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수소가 누출된다면, 수소연료탱크는 안전할까요? 

우선 전 세계를 통틀어도 아직 수소 누출로 인한 수소전기차 사고 사례는 없습니다. 수소는 공기보다 14배 정도 가벼워 누출 시 공기 중으로 빠르게 날아가 버립니다. 화재가 발생해도 누출된 수소에 불이 붙는 경우는 사실상 없습니다. 

또 수소연료탱크, 연료 공급 시스템, 연료전지스택에는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수소 누출 감지 센서가 마련돼있습니다. 만약 주행 중 수소 누출 혹은 외부 물질의 충돌에 의한 배관 수소누출을 감지할 경우, 운전석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수소연료탱크 밸브를 차단해 수소 공급을 중지하고 수소 대량 누출에 의한 사고를 막습니다.

만약 화재로 수소연료탱크 주변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가면 안전밸브를 통해 수소연료탱크 내부의 수소 가스를 대기중으로 강제 배출합니다. 심지어 차가 완전히 불타버린다 해도 수소연료탱크는 폭발하지 않습니다. 탱크 외부 표면에 내화재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일반 가솔린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안전합니다.

Q. 개인 차고나 터널 등 밀폐된 공간에서 수소가 누출되면 어떻게 되나요? 

밀폐된 공간에서 수소가 누출돼있는 상태라면, 특정 조건 하에서 수소에 불이 붙거나 폭발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넥쏘의 수소 시스템은 법이 허용하는 수소 누출량 대비 1/60 이하로, 수소가 거의 누설되지 않도록 설계했고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개인 차고나 터널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 아닙니다. 일정량의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법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공간을 완전히 밀폐하지 않는 이상 수소가 빠져나가버리기 때문에 누출로 인한 폭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엄청난 강도와 강성을 자랑하는 수소연료탱크. 손상이 힘들 만큼 튼튼합니다

Q. 수소연료탱크의 구조와 재질은 어떻게 이뤄져 있으며, 각 재질의 강도는 어느 수준인가요? 

수소연료탱크의 내피는 수소의 투과를 최소화하는 얇은 폴리아미드 라이너(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외피는 700bar의 높은 압력을 유지하는 20~25mm 두께의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탄소섬유+에폭시 소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수소연료탱크의 파열 안전성을 위해서는 '강도'가, 내구성을 위해서는 '강성'이 중요합니다. 강도는 어떤 힘을 받았을 때 부서지는 것에 대한 저항, 강성은 모양이 변형되는 것에 대한 저항을 뜻합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같은 무게의 강철과 비교했을 때 강도는 6배, 강성은 4배에 달합니다. 즉, 훨씬 가벼우면서 튼튼하다는 얘기죠. 


Q. 그 정도면 외부 충격에도 상당히 강할 것 같습니다. 

수소연료탱크를 1.8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성능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수소를 700bar 충전한 탱크에 총탄을 쏴도 폭발하거나 하지 않고, 관통된 부위를 통해 내부의 수소만 대기중으로 방출될 뿐입니다. 실제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조건으로 후방 충돌시험을 진행했을 때도 수소연료탱크에서 미세량의 수소도 검출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만약 화재가 나더라도 내화재 및 각종 안전장치가 화염을 방지하고 내부의 수소를 신속히 방출하기 때문에 수소가 가득찬 탱크가 폭발하는 일은 없습니다. 유로 NCAP에서 넥쏘가 수소전기차 최초로 최고 안전 등급을 받은 이유입니다.

수소연료탱크는 법적으로 요구하는 14개 항목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사진은 그 중 하나인 기밀성 테스트입니다

Q. 마북환경기술연구소에서 수소연료탱크의 안전성과 내구성 등을 검사하기 위해 치르는 테스트 항목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하는 ‘자동차용 내압용기 안전에 대한 규정’에 따르면 파열과 화염, 총격 시험 등 총 14개 항목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이 외에도 전후방 충돌시험, 혹서기 및 혹한기 시험 등 온갖 안전 시험 과정을 거칩니다. 

넥쏘의 수소연료탱크는 개발 초기보다 시험 항목을 거의 2배로 늘렸습니다. 양산을 위해 안전 수준을 높인 겁니다. 국내외 법규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200여개 항목의 별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구 기준보다 훨씬 엄격하게 안전과 내구성을 검증하고 있죠. 

예컨대 운송 중 낙하에 의한 충격 손상 시험, 예리한 칼날 손상에 따른 복합재 결함 내구 시험을 12,000회씩 진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넥쏘의 전반적인 안전성을 위해 200여 대에 달하는 시험차를 사용해 꼼꼼한 안전 검증 과정을 거쳤습니다. 

넥쏘의 수소연료탱크는 뒷좌석 밑에 2개, 트렁크 쪽에 1개씩 총 3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Q. 수소연료탱크 내부 압력은 700bar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전기를 만들기까지 수소 압력을 어떻게 조절하나요? 그리고 수소의 높은 압력이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 관리할 수 있나요? 

수소전기차는 내부에 탑재된 ‘연료전지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연료전지스택은 출력에 따라 필요한 최저 압력이 다르며 출력이 높아질수록 압력도 높아져야 합니다. 예전에는 수소연료탱크 내부 압력이 350bar 정도였는데, 지금은 기술이 발달해 세계적인 평균이 700bar로 높아졌습니다(넥쏘 수소연료탱크의 최소 파열압력은 1,575bar에 달합니다). 

수소연료탱크의 높은 압력을 한번에 낮추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수소 연료가 연료공급시스템을 거쳐 연료전지스택으로 흘러가기까지 압력을 2단계로 나눠 낮추고 있습니다. 먼저 700bar의 압력을 1차 감압장치를 통해 16bar까지 낮추고, 수소가 산소와 만나 전기화학 반응을 이루는 연료전지스택 입구에서는 대기압(1bar)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1.0~1.5bar까지 압력을 낮추어 공급합니다. 

수소는 높은 압력인 700bar로 수소연료탱크에 저장되고, 16bar로 1차 감압하여 연료전지 모듈로 공급되는데, 높은 압력과 가연성 가스라는 특성으로 인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장치와 로직을 적용했습니다. 간단하게는 수소 누출을 감지하는 센서부터, 고압 및 중압 과정에 압력 센서를 설치해 과도한 압력 및 미세 누설 감지 로직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시동을 끈 상태에서만 충전이 될수 있도록 한다거나 충전중에 발생할 수 있는 수소 누설을 감지할 수 있는 로직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안전한 수소연료탱크를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한 황기호 파트장과 정명주 책임연구원

Q. 수소전기차의 운행 기간이 늘어나면 수소연료탱크의 안전성이나 내구성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요? 

저희의 목표는 운전자가 아무런 걱정 없이 차를 탈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수소연료탱크의 외피인 탄소섬유 복합재는 수 만개의 섬유가 수십 층에 걸쳐 다양한 패턴으로 감겨있습니다. 혹시 모를 손상으로 섬유가 끊어지더라도 손상된 부위 몇 가닥의 섬유에 불과하며 탱크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습니다.

수소연료탱크는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이 요구되는 부품이며, 인증 조건도 매우 엄격합니다. 예컨대 강도는 수심 15킬로미터 이하까지 버틸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내구성은 1일 1회 충전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123년 동안 사용 가능하고, 700bar를 채우고 긴 시간 방치해도 안전상 문제는 없습니다. 법규상 수소연료탱크의 최대 사용 한도는 15년(유럽 20년), 충전 횟수 4,000회(유럽 5,000회)에 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수소연료탱크는 법적 요구사항을 훨씬 뛰어넘는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 저희는 수소연료탱크를 충전하는 시험 과정을 45,000회 가량 거쳤고, 낙하 시험이나 혹한기 시험 등 가혹한 환경에서의 테스트 뒤에도 15,000회 가량 충전을 진행하며 수소연료탱크의 내구성을 충분히 검증했습니다. 혹시 내연기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 적이 있나요? 장담컨대 수소연료탱크가 폭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Q. 지난해 유로 NCAP에서 넥쏘가 수소전기차 최초로 최고 안전 등급을 달성해 화제가 된 적 있습니다. 이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넥쏘에는 같은 크기의 수소연료탱크가 3개 들어갑니다. 이때 2, 3번 탱크 사이에 뒷 서스펜션이 위치하는데,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토션 빔에서 멀티링크 방식으로 바꾸면서 지지대와 로워 암을 결합하는 볼트가 돌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충돌 시험 과정에서 해당 볼트가 수소연료탱크 표면과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볼트 주변과 수소연료탱크에 판형의 금속 보호대를 설치했습니다. 이로 인해 충돌 시에도 수소연료탱크에 영향이 없음을 검증했습니다. 

넥쏘는 수소전기차 시대를 앞당긴 주역입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넥쏘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Q. 넥쏘를 잇는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개발 중일 텐데, 성능과 안전에 대한 목표를 어느 정도로 잡고 있나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수소연료탱크에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수소연료탱크의 상태를 감지해 운전자가 인식할 수 있는 스마트 탱크를 개발 중입니다. 사실 자동차와 수소연료탱크의 안전성만 따진다면 지금도 굉장히 훌륭한 수준이긴 합니다. 하지만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더 해소해줄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합니다. 

관건은 원가 절감입니다.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하지만 고가의 수소연료탱크가 걸림돌입니다. 때문에 안전도는 높이고, 수소연료탱크 가격은 내리고, 주행거리는 늘리기 위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가령 수소를 압축시키는 대신 액체나 고체 형태로 저장한다거나, 이 외의 다양한 저장 방법을 통해 저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장 효율은 저장한 수소가스를 수소연료탱크의 무게로 나눠 표현하는 단위인데, 넥쏘의 탱크 무게 대비 저장 효율은 5.7%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현재의 수소연료탱크는 부피가 커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데, 사각형 또는 다양한 형상의 수소연료탱크를 개발해 공간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탱크가 더 가볍고 저렴해지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 역시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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