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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20 WRC 랠리카 달리기 실력의 비결은?

직접 접하기 어려웠던 모터스포츠 WRC. 현대 월드랠리팀의 i20 WRC 랠리카를 직접 만나 뛰어난 성능의 비밀을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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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20 WRC 랠리카를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4년 데뷔 이후 나날이 발전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현대 월드랠리팀. i20 WRC 랠리카의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WRC 팬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해외에서만 경기가 열리는 탓에 랠리카를 국내에서 직접 보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때마침 TV나 인터넷으로만 보던 i20 WRC 랠리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복합 문화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말이죠. 이곳에서 i20 WRC 랠리카를 직접 만나 험한 랠리 코스를 빠르게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을 살펴봤습니다.


2015년의 점프를 재현하다

l 눈과 흙을 뒤집어쓴 i20 WRC 랠리카가 공중에 떠있는 이유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2층에 들어서면 i20 WRC 랠리카가 공중에 떠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2015년 스웨덴 랠리의 ‘콜린스 크레스트(Colin's Crest)’ 점프 구간에서 44m 점프로 신기록을 작성한 장면을 재현한 것이죠.

l 2015년 스웨덴 랠리에서 티에리 누빌의 점프 장면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콜린스 크레스트 점프 구간은 스웨덴 랠리의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랠리 우승 여부와 상관 없이 이 구간에서 가장 긴 점프를 한 드라이버에게 별도의 수상을 하는데, 누빌은 2015년 스웨덴 랠리에서 점프 신기록을 작성함과 동시에 2위로 포디움에 올라 현대 월드랠리팀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죠.

l 꽁꽁 얼어있는 노면, 더러워진 차체, 눈길 전용 스터드 타이어와 서스펜션까지 실감나게 재현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i20 WRC 랠리카의 콜린스 크레스트 점프는 마치 그곳에서 점프하던 순간을 그대로 박제한 것 같습니다. 스웨덴 랠리 특유의 질척거리는 얼음 진흙탕길, 흙이 튀어 더러워진 차체, 지면 방향으로 늘어진 서스펜션, 눈길을 달리는데 필요한 스터드 타이어 등이 관람객을 짜릿한 스웨덴 랠리 현장 속으로 안내하는 듯 합니다.


진짜 i20 WRC 랠리카를 만나다

l 2015년 독일 랠리를 달렸던 ‘진짜’ i20 WRC 랠리카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콜린스 크레스트 점프 전시를 지나면 서비스 파크에서 정비 중인 2015년형 i20 WRC 랠리카와 폴란드 랠리 시상대에 올라있는 2016년형 i20 WRC 랠리카를 순서대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재현된 서비스 파크 속에 있는 2015년형 랠리카는 놀랍게도 실제 랠리에 참전했던 진짜 i20 WRC 랠리카입니다.

l 2016년형 i20 WRC 레플리카는 실차라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정교합니다

2016년형 랠리카는 정교하게 복원된 레플리카(경주용 차량의 외형 등을 그대로 본따 만든 복제품)입니다. 하지만 실제 차량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관찰용으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 레플리카는 직접 탑승도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직접 보기 힘들었던 랠리카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의 WRC 전시. 지금부터 i20 WRC 랠리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실까요? 


기능과 효율을 따르는 외형

l 랠리카는 유럽에서 판매중인 i20를 바탕에 두고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앞모습을 보면 훨씬 더 너비가 크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범퍼와 펜더 등 곳곳에 큼지막한 에어로 파츠(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한 외장 장치)를 두르고 있기 때문이죠. 몸집은 더 커졌지만 가벼운 FRP(유리섬유), 카본,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사용해 무게는 오히려 베이스가 되는 i20 양산차보다 가볍습니다

l 차량 전면부에는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달려 있습니다. 높은 성능을 내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엄청난 만큼 냉각성능 역시 중요합니다.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안쪽으로 자리하는 인터쿨러(냉각기)를 빠르게 식혀 냉각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죠

l 차량 뒤편에 생기는 공기 흐름을 정리하고 다운포스(속도가 올라갈 수록 차체가 뜨는 현상을 막도록 차체를 눌러주는 힘)를 만드는 리어 스포일러는 가볍고 단단한 카본 파이버로 제작됩니다. 차량 뒤쪽으로 달린 거대한 스포일러는 다운포스를 높이기 위한 기능적 이유가 가장 크지만 랠리카에 개성을 부여하는 일종의 ‘패션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메이커별로 모양이 다른 랠리카의 리어 스포일러 모양을 보는 것도 WRC를 보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l 앞 범퍼 아래에 달린 프론트 스커트는 차체 밑으로 흐르는 공기량을 덜어내 차체가 떠오르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도 차량 곳곳에는 공기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한 에어 가이드, 덕트 터널 등 다양한 에어로 파츠들이 붙어있죠. 이렇게 리어 스포일러와 프론트 스커트가 장착된 랠리카는 일반 양산차보다 다운포스가 약 8배 이상 높습니다. 랠리카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건 이렇게 공력 성능을 높여주는 장치들 덕분입니다

l 창문을 가볍게 똑똑 두들겨보세요. 일반 유리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소재의 정체는 항공기 창문, 방탄유리의 소재로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 가벼우면서 강철만큼 단단해 랠리카 윈도우로 쓰기에 딱 어울리는 소재입니다. 창문은 고정되어 있어 일반적인 방법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대신 조그만 창을 따로 만들어 옆으로 밀어 열게 돼있죠

l 사이드 미러는 ‘매달려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작고 단촐합니다. 무게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함이지만, 다른 차량과의 경쟁 없이 홀로 달리는 랠리 경기의 특성 상 후방 시야 확보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어서 미러가 작아도 크게 불편할 것이 없습니다

l 보닛과 리어 해치에는 작은 고리가 붙어 있습니다. 보닛에는 별도의 잠금장치가 없기 때문에 보닛과 리어 해치를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하죠. 이따금씩 이 핀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주행 중 보닛이 열리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l 랠리카가 물웅덩이를 지날 때의 장면. 엔진룸으로 물이 치고 들어오며 보닛이 덜그럭거리는 게 보이나요? 저런 상황에서 고정핀의 더욱 중요해집니다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는 엔진룸

l 랠리카의 엔진룸 역시 일반 양산차와 많이 다릅니다. 실제 주행에 꼭 필요한 부품들만 갖춰 효율적인 배치를 이루고 있죠. 양산차에서 단정해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커버류 부품 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각종 부품이 그대로 속살을 드러내는 엔진룸은 보는 것만으로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깁니다. 물론 엔진은 1.6리터로 배기량을 조정한 현대자동차의 세타 엔진을 베이스로 합니다

l 엔진룸의 맨 위에는 센서 모듈을 올렸습니다. 더 쉬운 정비와 점검을 위해서입니다. WRC는 모든 곳에서 시간 싸움이 벌어집니다. 서비스 파크에서의 1분 1초마저 아껴야 하기 때문에 엔진룸 설계 단계부터 성능과 정비의 용이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죠. 차량에 달린 많은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더 나은 경기력을 만드는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양산차 기술 개발에까지 활용됩니다

l 리어 스포일러에서 봤던 카본 파이버 소재가 엔진룸 안에서도 보이는 군요. 엔진룸 한 켠을 차지하는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를 제작하기에는 가볍고 강한 카본 파이버가 제격일 것입니다

l 엔진룸의 각 요소가 모여 강력한 출력을 만들어내는 1.6리터 엔진은 험난한 코스를 빠르게 달리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직 운전만을 위해 만들어진 실내공간

l 이제 차량 내부를 들여다볼까요? 실내를 들여다보기 위해 도어를 여는 순간, “어?” 하는 소리가 튀어나옵니다. 문짝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가벼운 느낌입니다. 그 이유는 양산차의 부품을 걷어내고 카본 같은 가볍고 단단한 소재로 새로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도어 너머로 우리가 지금껏 알던 승용차와 전혀 다른 모습의 실내를 발견하게 되죠

l 운전석과 조수석은 롤케이지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차량에 탑승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죠. 모든 부품을 들어내 간소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간은 오히려 더 타이트한 느낌입니다

l 특수 제작된 시트는 몸 전체를 단단히 감쌉니다. 이 시트는 사벨트(Sabelt)사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충격 흡수력을 높이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카본 파이버 등 첨단 소재를 사용해 제작됐습니다. 또한 각 드라이버의 체형에 딱 맞게 주문제작돼 어떤 상황에서도 몸을 단단하게 붙잡아주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죠. 얼마 전 현대 월드랠리팀에 새로 합류한 안드레아스 미켈센 선수가 팀에서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바로 전용 시트를 맞추는 일이었을 정도로 시트는 드라이버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l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뒷좌석과 각종 내장재 등은 모두 떼어냈습니다. 차량 내부는 뼈대를 그대로 드러내고 곳곳에는 굵직한 롤케이지가 차체를 보강하고 있죠. 이런 구조 덕분에 i20 WRC 랠리카는 양산차보다 훨씬 높은 비틀림 강성을 자랑합니다

l 스티어링 휠은 간결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휠 중앙에 달려있는 버튼으로는 와이퍼, 턴 시그널, 경적 등 일반 차량에 있는 기능부터 팀 무전 조작, 터보랙을 방지하는 ALS 등 경기 중에 필요한 기능까지 조작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디퍼렌셜의 감도를 조절해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휠 뒤로는 변속을 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도 달려있죠

l 스티어링 휠에는 긴급 상황 시 탈출을 돕는 퀵 릴리즈(Quick Release) 장치가 달려있습니다. 화재나 전복 사고 등 급박한 상황에서는 재빨리 차량에서 탈출해야 하기 때문에 스티어링 휠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해 이 장치는 장착이 의무화 되어있습니다

l 나란히 늘어선 3개의 페달에는 드라이버가 열심히 밟았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랠리 드라이버 들은 일반적인 운전 방법과 달리 왼발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왼발 브레이크는 더 빠른 브레이크 조작을 가능하게 해 초를 다투는 랠리에서 시간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드라이빙 스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특수 제작된 랠리카처럼 페달의 위치가 왼발 브레이킹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l 코드라이버(주행 중 드라이버에게 코스 경로를 알려주는 파트너)가 앉는 조수석 발판에도 스위치가 달려있습니다. 드라이버를 대신해 와이퍼와 경적 등을 작동시킬 수 있는 버튼입니다. 가운데 있는 ‘INTAKE’ 버튼은 랠리카가 물웅덩이를 지날 때 에어 인테이크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하는 버튼입니다. 저 버튼을 밟는 것도 코드라이버가 감당해야 할 소소한 역할 중 하나인 셈이죠

l 화재에 대비한 소화기도 필수겠죠? 소화기는 운전석 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l 천장에 무언가 특이한 장치가 달려있는데요, 이것의 정체는 바로 ‘에어컨’입니다. 물론 진짜 에어컨은 아닙니다. 무게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야 하는 숙명을 지닌 랠리카에게 에어컨은 사치에 가까우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바람이 나오는 걸까요?

l 밖에서 지붕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붕에 작은 덕트를 만들어 주행하면서 생기는 바람이 실내로 유입되도록 한 것이죠. 물론 먼지나 모래와 같은 오염 물질이 실내로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물을 루프 스쿠프(Roof Scoops)라고 부릅니다

l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시동 스위치 및 전자계통 조작을 할 수 있는 스위치 패널이 있습니다. WRC에서는 각 랠리카마다 스위치의 기능 구성이 다른데, 기본적으로 쿨링팬, 헤드라이트, 야간 경기 때 추가로 장착하는 나이트 라이트 포드 등을 작동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달리기를 만드는 탄탄한 하체

l 사람에 비유하면 관절의 역할을 하는 서스펜션은 매우 중요한 부위입니다. 거친 노면을 빠르게 달리거나 점프를 할 때 충격을 걸러내고 차량을 안정시키는 서스펜션이 기능을 하지 못하면 아무리 빠른 랠리카라도 제대로 달릴 수 없습니다. 게다가 차량에서 가장 많이 혹사당하는 부품 중 하나기 때문에 내구성도 무척 중요하죠.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서스펜션입니다

l 차량 하부에는 돌이나 다른 이물질로부터 손상을 막도록 언더커버가 부착됐습니다. 뒤쪽 서스펜션이 보이시나요? 서스펜션은 일반 차량과 달리 파이프 형태의 별도 제작된 서스펜션 암(Suspension Arm : 차체와 타이어 허브를 잇는 링크 구조물)을 사용하며, 상황에 맞춰 다양한 서스펜션 세팅이 가능합니다

l 타이어는 노면 성격과 기후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각 타이어마다 컴파운드와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은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각 팀은 경기 때마다 어떤 타이어를 장착할지 치밀하게 작전을 구상하곤 하죠. WRC에서는 차량과 드라이버의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타이어를 잘못 선택해 기록이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l 흙먼지를 헤치고 달리던 i20 WRC 랠리카를 만나고 싶다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찾아가세요

직접 만난 i20 WRC 랠리카는 굉장했습니다. 작은 소형차 차체 안에 적용된 온갖 장치와 구조를 직접 확인하니 좁고 구불구불한 WRC 랠리 코스를 그토록 빨리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을 알 수 있었습니다. WRC에서 맹활약 중인 i20 WRC 랠리카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방문해 보세요. TV에서 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랠리카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글. 사진. 주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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