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HMG저널

나는 에티오피아에서 별보다 아름다운 눈동자를 보고 왔다

6년째 아프리카 봉사를 이어가는 기아자동차 임직원들이 올해는 에티오피아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왔을까요? / 글-권기현(기아자동차 강원지역본부 과장), Photo by 김재우, 권기현

5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나눔과 봉사. 어떻게 보면 어렵고 무거운 단어입니다만, 또 어떻게 보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은 단어일 지도 모릅니다. 실천 가능한 작은 일부터 다가간다고 생각하면 말이죠. 제법 긴 사회생활을 해오며 느낀 것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만 얻을 수 있는 성취와 만족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눔과 봉사도 비슷합니다. 할까 말까 고민만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에티오피아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2전 3기 만에 성공한 에티오피아행


제가 근무하는 기아자동차에는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GLP)'라고 불리죠. 저는 3년 전 이 프로그램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의 즐거움을 몸소 느껴본 터라 해외봉사 프로그램에도 눈길이 갔습니다. 하지만 낯설고 먼 타지로 떠나야 하는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긴 고민 끝에 ‘일단 겪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냈습니다. 그리고 3번의 도전 끝에 에티오피아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됐습니다.


3일 동안 이어진 노력봉사


에티오피아의 날씨는 생각보다 시원했습니다. 해발 2,300m에 위치한 고원의 도시다웠죠. 어쩌면 연일 폭염경보가 울리던 한국을 벗어났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게 에티오피아와 첫 인사를 나누고 도착 2일 차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됐습니다. 3일간 이어진 봉사활동은 현지 학교에 필요한 건축물을 세우고 환경을 정비하는 일이었습니다. 사흘 내내 삽을 들고 땅을 고르는 작업을 하다 보니 ‘땀이 비 오듯 한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해 느꼈던 시원함은 온데간데없었죠. 일과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몸은 다소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풍요로웠습니다. 땀과 흙에 얼룩진 옷과 수건을 보면서 ‘오늘도 뭔가 실천할 수 있었구나’하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3일의 시간은 아낌없이 쏟아낸 땀만큼 제 내면을 뿌듯함으로 채운 시간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나의 어린이들


5일 차부터는 현지의 어린이, 청소년들과 만나 교류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가정을 직접 방문하며 교육 지원, 재능기부, 자동차 정비 교육 실습지원 활동 등을 진행했죠. 낯선 외국에서 온 우리를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들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거리낌 없이 친근하게 다가오던 아이도, 다소 경계심을 표현하던 아이도, 어느 순간 모두 친구가 됐습니다. 우리의 진심이 통했는지, 언어의 장벽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가정방문을 한 곳은 마무쉬라는 아이가 사는 집이었습니다. 형편이 꽤 좋지 않은 집이었습니다. 마땅히 먹을 음식도 없더군요. 제가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다리를 고정시켜 설치해주고, 문 앞에 한국에서 가져간 자물쇠를 달아주는 일뿐이었습니다. 왠지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흐르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번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이었습니다. 마무쉬처럼 예쁜 미소를 가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조차 힘든 환경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그리고 잊지 못할 또 한 명의 아이는 살라믄이라는 이름을 가진 10살짜리 남자아이입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커다란 눈동자, 곱슬머리를 가진 살라믄은 항상 웃는 얼굴로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점심시간이면 저와 함께 밥을 먹으려고 제 자리를 미리 맡아놓고 기다릴 정도였죠. 다른 봉사자들에게는 낯을 가리던 아이가 저에게만은 마음을 열고 다가오니 저도 더 신경이 쓰이더군요. 봉사활동 마지막 날, 살라믄이 제게 건넨 사진 뒤에는 짧은 편지가 적혀있었습니다.

‘미스터 키앤. 살라믄 정말 감사합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 작은 도움이라도 돼보자’는 생각으로 온 에티오피아에서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비단 살라믄과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함께 떠났던 우리 모두는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순수한 아이들 덕분에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



짧다면 짧은 8일 간의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은 제 인생에 잊을 수 없는 고귀한 순간을 남겨줬습니다. 저녁이면 쓰러지듯 잠자리에 드느라 아프리카 들판에서 보는 밤하늘의 화려한 별도, 세상에서 가장 큰 식물이라는 바오밥나무도 보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아름답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났던 아이들의 눈동자는 밤하늘 별보다 빛났고, 밝은 웃음은 바오밥나무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도움을 주고자 떠났던 곳이지만, 외려 제가 소중한 추억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아이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성자 정보

HMG저널

Connecting to the Future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