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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선수들

WRC 최고의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 올해 WTCR을 제패한 가브리엘 타퀴니 등 세계적 명성의 드라이버들이 한국을 찾았다.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렸던 '현대 N 페스티벌'의 열기를 전한다.
HMG저널 작성일자2018.12.05. | 12  view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내 팬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지난 11월 28일, ‘현대 N 페스티벌’이 열린 인제 스피디움. 국내에서 보기 힘든 경주차와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WRC 준우승을 달성한 티에리 누빌과 i20 WRC 랠리카, WTCR 우승을 차지한 가브리엘 타퀴니와 i30 N TCR. 세계적인 드라이버들이 자신의 경주차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그야말로 전무했던 일이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올해 현대모터스포츠팀이 거둔 호성적 때문이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올해 WRC 준우승과 WTCR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 기쁨을 한국 팬들과 나누기 위해 기획된 행사가 바로 현대 N 페스티벌이다.

벨로스터 N을 보유한 참가자들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은 7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자신의 차량으로 서킷을 달리는 오전 일정으로 시작됐다. 벨로스터 N, 아반떼 스포츠 등 다양한 차량을 보유한 참가자들이 각 20분간 서킷을 달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고요한 인제 스피디움의 아침이 거친 배기음과 팝콘 사운드로 가득 차며 이어질 메인이벤트를 기대케 했다.

참가자들이 WRC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킷을 달리고 나온 참가자들을 맞이한 건 다름 아닌 WRC와 WTCR 선수들이었다. 오후에 공식 팬 사인회 일정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 일정이 무색할 정도로 선수와 팬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깜짝 파티가 마련된 것이다. 이날 가장 인기였던 선수는 단연 티에리 누빌이었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도 팬들의 사진 촬영과 악수 요청이 쇄도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드라이버와 한국 모터스포츠 팬들과의 교감을 목표로 했던 이날 행사의 포문이 자연스럽게 열렸다.

i20 WRC의 쇼런 장면 

행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건 i20 WRC의 쇼런. 2018 WRC 드라이버 준우승을 차지한 티에리 누빌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약간 과장해 말하면 누빌은 쇼런이 펼쳐지는 슬라럼 코스를 직진으로 달리는 법이 없었다. 쉴 새 없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그의 주행은 마치 피겨 스케이터의 회전처럼 빠르고 매끄러웠다. 과연 프로는 프로였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열성 팬 문수환 씨가 코드라이버 자리에 동승하는 행운을 누렸다 

특히 i20 WRC 쇼런에는 한 명의 동승자가 탑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행운의 주인공은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열성 팬인 문수환 씨. 코드라이버 자리에 동승해 누구보다 짜릿한 경험을 맛본 그는 “온몸으로 가속감과 횡가속도(차량이 코너링 할 때 느끼는 원심력의 정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짜릿한 주행이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의 팬으로서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문수환 씨가 동승한 쇼런 주행에는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었다. 그가 입고 있던 드라이빙 수트가 누빌의 코드라이버인 니콜라스 질술이 실제로 입었던 수트였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현대모터스포츠팀이 진행한 ‘마스코트 이름 공모전’ 이벤트에서 우승 경품으로 받았던 선물인데, 그 수트를 입고 누빌의 코드라이버 자리에 앉아 함께 주행하게 된 것이다.

드라이버의 옆에 동승할 수 있는 택시 드라이빙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참가자들이 동승석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도록 택시 드라이빙(프로 드라이버 옆에 동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다. WRC, WTCR 드라이버와 아반떼컵에 참여하는 드라이버들이 i20 WRC, i30 N TCR, 벨로스터 N의 운전대를 잡았다.

택시 드라이빙을 마치고 차량에서 내리는 참가자들을 만나봤다. 안드레아 미켈슨의 벨로스터 N 택시 드라이빙을 체험한 참가자 민병전 씨는 흥분을 감출 수 없는 표정으로 “왜 이들이 세계 최고 드라이버인지 알겠다. 나름 서킷을 자주 타며 실력을 쌓았다고 자부했지만, 이들이 운전하는 벨로스터 N은 내가 직접 운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며 택시 드라이빙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WRC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과 WTCR 드라이버 가브리엘 타퀴니가 같은 차를 탔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티에리 누빌과 가브리엘 타퀴니의 만남이었다. 누빌은 WRC, 타퀴니는 WTCR 최고의 드라이버로 손꼽히지만 정작 이 둘이 시합에서 만날 기회는 없다. WRC와 WTCR은 축구와 럭비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종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두 사람은 같은 차에 탑승했다. 심지어 WTCR에 참전하는 가브리엘 타퀴니가 i20 WRC 랠리카의 운전석에, 원래 주인인 누빌은 동승석에 앉았다. 서로 다른 시리즈에 출전하는 두 드라이버가 같은 차에 타서 주행하는 모습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타퀴니와 누빌에게도 분명 색다른 체험이었을 것이다.

가브리엘 타퀴니는 i20 WRC를 점프대에 띄우는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누빌과의 연습주행 후 가브리엘 타퀴니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i20 WRC 랠리카는 온로드 서킷을 달리는 i30 N TCR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티에리가 부추겨 점프대를 통해 차를 띄웠는데, 착지할 때도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보트를 탄 것처럼 편안한 기분에 가까웠다. 랠리카의 훌륭한 차체 세팅을 실감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1명 선수들과 모두 만날 수 있었던 팬 사인회 현장 

이어서 진행된 팬 사인회.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모형이나 깃발, 헬멧 등에 선수들의 사인을 받았고, 일부 참가자는 선수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팬과 선수가 편하게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는 화기애애한 장면은 N 페스티벌만의 특별한 순간이었다. 

참가자 이준형 씨는 “모터스포츠 마니아로서 지금까지 무수한 행사와 사인회를 다녔지만 오늘이 최고인 것 같다. WTCR 챔피언과 편하게 악수를 하거나, WRC 랠리카의 쇼런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행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모터스포츠 팬으로서 VIP 대접을 받은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 N 페스티벌은 한국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경험’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의 특별한 점은 자동차 제조사가 한국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것이다. 그간 현대모터스포츠팀이 보여준 활약에도 불구, 정작 한국인들은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을 뿐, ‘경험’할 수는 없었다. WRC와 WTCR 모두 유럽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터스포츠인 탓에 멀리 있는 한국 팬들은 그들의 질주가 얼마나 짜릿한지 직접 느끼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N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팬들도 세계적 수준의 모터스포츠 선수들을 만나고 그들의 기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이야말로 한국 모터스포츠 부흥의 토양이 될 것이다.

1년 뒤 N 페스티벌이 다시 열리게 될 때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떤 분야건 마찬가지다. 마니아들의 존재로 인해 산업의 저변이 확대되고, 일반인이 마니아를 따라가면서 그 규모가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현대 N 페스티벌은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을 응원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한국 모터스포츠 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1년 뒤, 국내에서 또 한 번의 N 페스티벌을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세계 최고 드라이버들과의 인터뷰

행사 전 인터뷰를 통해 티에리 누빌(중), 안드레아 미켈슨(우), 가브리엘 타퀴니(좌)의 이야기를 들었다

티에리 누빌, 안드레아 미켈슨, 가브리엘 타퀴니와의 공식 인터뷰 내용을 짧게 정리했다.

올 시즌 WRC에서 아쉽게 챔피언을 놓친 티에리 누빌은 다음 시즌 기필코 챔피언에 오를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의 간판스타인 티에리 누빌은 “챔피언 경쟁을 위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달렸던 시즌이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WRC는 세계를 돌며 다양한 환경의 도로를 달려야 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힘겨운 일정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 한 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랠리카와 팀의 지원 덕분이다. 특히 i20 WRC는 해를 거듭할 수록 완성도가 높아져 좀 더 적극적으로 코스를 공략할 수 있게 해준다. 올해는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안드레아 미켈슨도 “이번 시즌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WTCR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가브리엘 타퀴니는 i30 N TCR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갖고 있던 FIA 공인 최고령 우승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한 가브리엘 타퀴니는 “i30 N TCR과 함께 시즌 챔피언을 차지해 무척 행복하고 뜻깊은 시즌을 보냈다”며 이번 시즌을 평가했다. 이번 시즌 i30 N TCR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BOP(Balance of Performance)에 대한 질문에는 “BOP는 분명 드라이버나 팀 차원에서 안타까운 조치지만 반대로 i30 N TCR이 그만큼 뛰어난 차라는 뜻이라 기쁘기도 했다. 특히 WTCR 9라운드였던 일본 스즈카 랠리에서는 상당히 불리한 BOP를 받고도 우승을 차지했는데, 정말 좋은 차를 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세 드라이버가 입을 모아 얘기한 것이 있다. “모터스포츠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스포티하게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한국인들도 이 점을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정작 한국에서는 크게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모터스포츠에서의 활약 덕분에 유럽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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