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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모터스포츠팀, 놀라운 상승세의 비결은

2018 WTCR 챔피언, WRC 2년 연속 준우승이라는 성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현대모터스포츠팀. 빠른 시간 내에 정상에 선 비결이 뭘까. 독일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에서 팀을 이끄는 주역들을 직접 만났다. / 취재. 곽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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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포츠팀이 세계 레이스계의 돌풍으로 부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모터스포츠에서 ‘현대’라는 이름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2014년 WRC에 진출한 이래 올해 WTCR까지 진출한 현대모터스포츠팀은 레이스계의 판세를 뒤집을 만큼 강력한 돌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결과를 내기까지 선수들의 역량은 물론 팀을 이끌고 지휘하는 수장의 역량 또한 매우 중요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을 이끄는 두 수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커스터머 프로젝트 매니저, 안드레아 아다모(Andrea Adamo)

커스터머 프로젝트 매니저인 안드레아 아다모는 i30 N TCR이 현대차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높였다고 말한다

현재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커스터머 레이싱(경주차 판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랠리카인 i20 R5와 서킷 레이싱카 i30 N TCR을 포함한 모든 판매용 경주차의 기획, 개발, 판매를 담당한다. 이와 함께 각 레이스 현장에 부품과 기술 지원을 담당하는 팀을 파견하기도 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경주차로 대회에 출전하는 고객팀이 보다 쉽게 차량을 정비하고,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우리의 업무 중 하나다. 

현대모터스포츠팀에 있어 i30 N TCR의 역할이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TCR 경주차가 중요한 이유는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WTCR(World Touring Car Cup)에서 경쟁 브랜드를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차 브랜드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향상시킨다.

올해 i30 N TCR은 압도적인 성능 때문에 많은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올해 WTCR에서 i30 N TCR이 받은 차량 성능 조정(BOP: Balance of Performance)*은 시즌 내내 화제였다. 심할 정도의 BOP를 받으면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최선을 다해 차량을 개발한 입장에서 BOP는 아쉽고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조치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레이스의 일부다. BOP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규제 안에서 개선 가능한 세팅 방법을 찾는 것이 훨씬 건설적인 일이다. BOP로 인해 우리가 최초 개발했을 때보다 더 느려지긴 했지만 BOP 규정 적용 이후에도 가능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았다. i30 N TCR을 사용하는 전 세계 모든 팀과 드라이버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BOP에 대응하는 세팅을 계속 개발했다. 

*BOP(Balance of Performance): 빠른 차의 독주를 막고 느린 차에게도 우승의 기회를 주기 위한 강제적인 '성능 조정'을 뜻한다. 

i30 N TCR이 받은 BOP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차량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페널티를 어떻게 적용하고 다듬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보통 BOP는 차량의 무게 증가, 엔진 출력 제한, 차고를 높이는 방법으로 우수한 차량의 성능을 제한한다. 경주차는 아주 예민해서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차량의 특징이 매우 크게 변하기 때문에 기본 세팅을 바꾸는 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불리한 일이다. i30 N TCR의 경우 최대 출력을 경쟁차 대비 2.5% 낮췄고 차고를 20mm가량 높였으며 무게도 30kg가량 추가했다. 무게 증가 페널티의 경우, 차량의 종합적인 운동성을 고려해 운전석 바닥에 강철판으로 된 무게추를 부착하는 식으로 적용했다.

경주차인 i30 N TCR은 양산차인 i30 N을 모체로 해 제작된다. i30 N 자체의 성능이 그만큼 훌륭하다는 뜻이다

i30 N TCR은 WTCR 첫 출전에서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비결이 뭐였나? 

i30 N TCR 경주차의 베이스가 되는 i30 N 양산차가 그 자체로 훌륭하기 때문이다. TCR은 규정상 양산차에서 매우 제한적인 부분만 개조할 수 있기 때문에 양산차 자체의 성능이 받쳐주지 않으면 TCR 경주차도 좋은 성능을 낼 수 없다. i30 N은 섀시와 서스펜션의 설계 수준이 그 자체로 레이스에 나가도 좋을 정도로 훌륭했고, WRC를 통해 노하우가 축적된 엔진 역시 뛰어난 출력을 발휘했다.

TCR 경주차를 제작하는 타 메이커와 비교했을 때 i30 N TCR의 점유율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올해 2월 경주차가 출시됐기 때문에 당장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까지 약 40대의 경주차를 생산했고, 그 전에 출시된 차들도 몇 있기 때문에 점유율 면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레이스에 진출한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은 경주차가 TCR 레이스 곳곳에서 보인다는 것은 신생 제조사의 한계를 이미 뛰어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이 현대차의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모터스포츠에서의 호성적이 가져온 긍정적인 결과다

많은 이들이 현대차가 모터스포츠에 발을 들이면서 ‘전보다 더 스포티해졌다’고 말한다. 이런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가?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이 현대차가 레이스에 나가는 것을 어색하게 여겼고, 레이스 현장에서 현대차를 발견하더라도 큰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 모터스포츠 팬들과 대화를 나누면 '현대차가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대단하다'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모터스포츠로 인해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매 레이스마다 실감한다.


현대모터스포츠팀 감독, 미쉘 난단(Michel Nandan)

현대모터스포츠팀 감독인 미쉘 난단은 지난 5년 간 총 책임자로서 팀을 이끌며 좋은 성적을 올려왔다

현대자동차가 왜 모터스포츠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하나? 

현대차는 오래 전부터 고성능차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고성능차가 한순간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고성능차 브랜드는 모터스포츠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현대차 역시 고성능차를 개발하기 위해 모터스포츠를 시작한 셈이다. 물론 모터스포츠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도 있다. 그것이 HMSG를 설립한 이유다. 

* 미쉘 난단 감독은 지난 2013년 현대차의 WRC 진출 선언 이래 지금까지 팀의 총 책임자를 맡고 있다. HMSG의 설립부터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봐 온 장본인인 셈이다. 

올해 WTCR 시즌 챔피언, WRC 준우승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비결은 뭐였나? 

세 가지 요소에 주력했다. 좋은 차를 개발하는 것, 훌륭한 미캐닉과 엔지니어가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구성하는 것, 좋은 드라이버를 영입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이 요소들이 잘 어우러지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i30 N TCR은 i30 N의 부품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

타 메이커 경쟁차 대비 i30 N TCR은 양산차의 부품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다른 팀 경주차의 경우 섀시, 엔진 등 경주차의 주요 부품을 서로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반면 i30 N TCR은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교체하고 엔진 보강으로 출력을 올리는 등 일부 개선 사항이 있긴 했지만, 양산차 부품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 i30 N이 그만큼 훌륭한 차라는 증거다. 아울러 우리가 WTCR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난단 감독은 남양연구소와 HMSG의 소통이 레이스에서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한다

i30 N TCR 개발 과정에서 남양연구소와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HMSG와 남양연구소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시너지를 냈는가?

WRC와 WTCR 모두 양산차 기반의 경주차로 치러지는 대회다. 양산차의 엔진이나 섀시를 기본으로 하는 건 사실이지만, 치열한 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분에서 성능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연구소와 현장의 소통이 필요한 셈인데, 이 과정에서 남양연구소와 HMSG의 협업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양산차에 쓰일 부품의 아이디어가 경주차에 쓰이기도 하고, 경주차 부품을 위한 아이디어가 양산차에 적용되기도 한다. 윈윈인 셈이다.

현대팀이 모터스포츠에서 남긴 강렬한 인상은 양산차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모터스포츠 성과가 현대차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전반적으로 현대차 이미지 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의 활약을 통해 현대차에 대한 호감은 물론, 고성능 N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했다. 실제로 유럽에서 판매 중인 i30 N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물론 오너의 만족도도 무척 높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의 존재가 없었다면 이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다가오는 2019 시즌 WRC와 WTCR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올해 WTCR 우승, WRC 준우승을 거두며 특별한 한 해를 보냈다. 2014년 WRC 참가로 첫발을 뗀 지 불과 4년 만의 일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두 책임자뿐 아니라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모든 HMSG 팀원들, 그리고 그들과 긴밀하게 협력한 남양연구소가 함께 만들어낸 값진 결과다.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현대모터스포츠팀은 벌써 내년 WRC, WTCR 통합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통합 우승이라는 과실을 딸 수 있을까? 빨리 2019년이 오기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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