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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Inside The Park] 신화안전시스템 이승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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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의 안전을 책임진다


야구장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무대를 가능하게 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바로 안전요원이다. 명실상부한 한국 야구의 메카 잠실야구장. 매일 저녁마다 적게는 몇 천 명에서 많게는 몇 만 명의 야구팬이 모이는 이곳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동선을 통제하는 안전요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신화안전시스템 이승우 실장은 잠실야구장에서만 15년 가까이 일한 안전요원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야구장 안전요원은 어떤 일을 하는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달라진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나상인 Location 잠실야구장


#잠실야구장에서 15년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에서 <더그아웃 매거진>과 만난 이승우 실장. 그의 첫인상은 안전요원이라는 직업에 걸맞게 꽤나 엄숙하고 무거워 보였다. 마스크 뒤에 가려진 얼굴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고 목소리는 낮고 중후했다. 대화를 어느 정도 나눈 뒤에야 그가 보기보다 편하고 친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엄숙한 첫인상은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잠실야구장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며 굳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에게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잠실야구장 안전요원 팀장을 맡고 있는 신화안전시스템의 이승우 실장이라고 합니다.


야구장 안전요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대상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수단과 일반 관중인데요. 선수단은 주로 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다루고, 관중은 통제 및 자리 안내 등의 업무를 합니다. 또한 선수단과 일반 관중의 동선을 분리하고, 부상 선수 발생 시 인력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부상자 발생 시에는 해당 팀의 의료진이 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호팀에서도 인력을 지원하는군요?

일차적으로는 팀 쪽의 의료진이 먼저 이동하고, 저희와 응급구조사 분들은 심판 콜이 나온 뒤에 들것을 가지고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또한 볼보이가 외야 쪽 문을 개방해서 응급차량이 더 빨리 들어올 수 있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경기에 투입되는 인원이 보통 얼마나 되나요?

관중 수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보통은 80~100명 정도예요. (생각보다 엄청 많네요) 기본적인 경호 인력뿐만 아니라 볼보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인원까지 있으니까요. 잠실야구장 만석이 25,000명 정도니까 안전요원 한 명당 팬 200~300명을 담당하는 셈이에요.


안전요원이 되기 위해선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나요?

경비업에 종사하기 위해선 일단 국가 차원에서 행해지는 3일간의 이수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 후에는 저희가 지원자의 범죄 기록을 조사합니다. 폭력 전과가 없는 사람에 한해서 근무가 가능해요. 근무에 투입된 후에는 매일 지도사가 직무 교육을 합니다. 단기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정규직에 관심 있는 분들도 계실 텐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관심과 흥미입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충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재미를 못 느끼면 오랫동안 일하기 힘들어요.

본인은 얼마나 오랫동안 야구장에서 일해 왔나요?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처음 이 일을 시작했어요. 햇수로 따지면 지금까지 15년 넘게 야구장에서 일을 했네요. 하지만 중간에 다른 일을 잠깐 해서 다시 야구장에서 일한 지는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고선 구장 안전요원으로 일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일 자체를 좋아할 뿐이죠. 그런데 다들 제가 야구를 좋아하실 거라 예상하더라고요.


정말 의외네요. 취미가 아니라 직업이다 보니까 오히려 야구에 대한 애정이 떨어지는 걸까요?

듣고 보니 그런 측면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열렬히 응원하는 선수도 있었고, 지금보다 야구를 더 즐겼거든요.


일에 대한 만족도를 1~10점으로 매긴다면?

9점을 주겠습니다. 항상 스트레스를 받지만, 경기가 끝나고 느끼는 묘한 성취감이 있어요. 관리자로서 역할을 다했다는 것에 뿌듯함도 느끼고요.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아요.

#프로야구 무대 뒤의 숨은 조력자


2019시즌 KBO리그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8분이었다. 하지만 야구장 안전요원의 일과는 선발투수가 첫 공을 던지기 6시간 전에 시작해서, 경기가 종료되고 2시간이 지난 뒤에야 끝난다. 안전요원의 일과에는 하나의 야구 경기처럼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이승우 실장이 잠실야구장에서 보내온 숱한 시간, 그 안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궁금해졌다.


경기가 있는 날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올해가 아니라 평년 기준의 일과를 말씀하시는 거죠? (예, 맞습니다.) 보통 평일에는 1시 정도에 출근을 합니다. 2시쯤에 홈팀과 당일 브리핑을 하고요. 3시 반에서 4시 사이에 원정 선수단이 도착하면 관중과 선수단 사이 동선 분리를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는 경기 전 사전 교육을 시행하고, 4시 반쯤 현장에 인원을 배치해요. 경기 중에는 게이트와 자리 안내를 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원정 선수단과 관중 퇴장 동선을 정해줘야 하죠. 그래서 11시 반쯤에야 모든 일과가 끝납니다.


굉장히 고되네요.

맞습니다. 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긴 하지만 분명히 길고 고된 일이에요. 야구 경기는 평균 3시간이지만 저희는 그 전후로 많은 일을 해야 하죠. 그래서 일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말한 거예요.


지금까지 야구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긴박했던 상황은 무엇이 있을까요?

과거에는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특히 취객들이요. 그래서 그걸 통제하는 게 중요한 일이었어요. 요즘에는 그런 분들이 비교적 적어져 다행이죠. 한 번은 5세쯤 되는 아이가 계단에서 크게 다쳐 구조대가 올 때까지 지혈을 해야 했던 적이 있어요.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까 그때의 경험이 특별히 더 아찔하네요.


수많은 관중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분이 있을까요?

‘고생했다’라고 말을 건네주는 팬분들이 기억에 남죠. 안전요원이라는 직업이 사실 사랑을 받기 힘들잖아요. 흥을 돋우는 게 아니라 억누르는 게 저희의 일이니까요. 응원단이 ‘방방 뛰세요’ 하면 저희는 ‘뛰지 마세요’ 해야 되는 건데, 팬들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하거나 반감을 가지실 수 있죠. 특히 알바생들이 어리니까 함부로 대하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대신 나서서 언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말씀을 건네주시는 팬들이 있고,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안전요원에 대한 인식이 참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좋은 일도 참 많이 하거든요. 잠실야구장이 굉장히 혼잡하다 보니 부모를 잃어버리는 아이들이 종종 있어요. 저만 하더라도 1년에 20번 가까이 그런 아이들을 위해 가족을 찾아줘요.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역할은 잘 부각이 안 되죠. 많은 팬의 인식 속에서 안전요원은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에 불과하다 보니까 일을 시작한 지 오래 안 된 젊은 직원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하곤 해요.

이 인터뷰로 인해서 안전요원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개선됐으면 좋겠네요.

가장 큰 소망입니다. (웃음) 팬분들께 악역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안전요원은 야구장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예요.


선수단과 접촉이 잦은 직업인데, 선수들과 친해질 기회가 있나요?

꽤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직원이 선수들과 친분을 쌓아요. 그런데 저는 기회는 충분했지만 아직까지 친해진 적은 없어요. 공과 사 사이의 선을 지키는 걸 매우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선수와 친해진다고 해서 업무에 마이너스가 되면 됐지 플러스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인사 정도를 나눌 뿐, 친한 선수는 없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나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웃음) 특정한 팀에 대한 팬심은 없고, 대신 그날의 홈팀을 응원해요.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못할 정도로 일이 각박한 건 아니어서 홈팀이 점수를 내면 박수도 쳐요.


지금까지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딱 떠오르는 순간이 있네요. 한 해 동안 잠실야구장에서 근무하면서 지켜본 팀이 우승했을 때요. 응원팀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그 팀에 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거든요. 두산 베어스가 2015년, 2016년, 2019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는데, 그때 저희가 느낀 감정은 어떤 두산팬과 비교해도 작지 않을 겁니다. 정규시즌 홈경기 72경기에다가 포스트시즌까지 합쳐서 거의 100경기를 함께하고, 안전을 책임져 온 팀이 우승했을 때의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좋더라고요.

곧 야구장을 찾을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KBO에서 내려오는 지침이 팬분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야구장이라는 곳이 딱 경기만 보러 오는 곳은 아니잖아요. 원래는 야구장에서 가족, 지인끼리 치킨을 먹으며 술도 마시고, 어깨동무하며 응원가도 부르고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모두 불가하니까요. 꼭 당부하고 싶은 건 불편하시더라도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는 거예요. 항상 마스크 착용해주시고, 또 일행끼리 모여 앉는 게 아니라 지정석에 앉아계셔야 합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흥을 억누르는 직업’으로서의 안전요원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겠네요.

음···. 각 팀 응원단이 더 힘들어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희야 통제하고 관리하는 게 원래 일이지만, 응원단은 평소에는 흥을 돋우는 일에만 집중하다가 이제는 전혀 다른 일까지 해야 하는 거잖아요. 응원단도 이제는 저희의 고충을 좀 이해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안전요원으로서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소망이 있다면요?

제 개인적인 목표보다도, 직원들이 다 같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하는 일 모두 잘 풀려서 잠실야구장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일을 좋아하고 안전요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오래 잠실야구장을 지키고 싶습니다.


***

인터뷰를 마치고 저녁 경기 준비를 하러 나서는 이승우 실장의 뒷모습은 듬직해 보였다. 그가 잠실야구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기에 팬들은 안심하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곧 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게 되면 안전요원에게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며 필자도 길을 나섰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2호(8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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