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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Universe]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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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ep Going!


고려대학교는 김경문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해 염경엽, 손혁 감독 등 많은 프로야구 감독을 배출한 감독사관학교다. 강직한 성품과 정신력 그리고 ‘우리’를 강조하는 학교 분위기 덕분이다. 김호근 감독이 부임 이후 가장 신경 쓴 것도 고려대의 색을 되찾는 것이었다. 첫째는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게 아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둘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다. 실수하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Keep Going!’으로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에디터 신철민 사진 Sports KU


#전통을 찾아서


고려대는 선동열, 이상훈, 김동주, 마해영, 손민한 등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슈퍼스타를 무수히 배출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09년과 2012년에 대통령기 우승을 차지해 부활을 알렸으나 그때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입시비리가 연이어 터져 학교의 명성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2012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를 마지막으로 전국대회는 물론 리그에서도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김호근 감독이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 2016년, 변화가 시작됐다. 하계리그전 3위를 시작으로 이듬해 권역별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이더니 2018년부터 2년 연속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고려대는 2016년 후반기부터 2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호근 감독대행을 정식감독으로 선임했다. 중, 고등학교 감독 경험과 프로 코치까지 역임한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었다. 특히 10년 넘게 고려대의 코치로 활약해 누구보다 학교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그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유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서 김호근 감독은 고려대의 정신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보다 팀을 강조했고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다. 자칫 고지식하고 답답해 보일 수 있으나 팀의 기틀을 잡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선수들도 처음에 적응을 어려워했지만, 점차 팀에 녹아들어 과거의 고려대다운 야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약속의 2020


고려대는 매년 부상과 씨름했다. 작년까지 팀의 포수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고육지책으로 1루수였던 강인규(개명 전 강준혁)가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선수가 없는 게 항상 고민거리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이 돌아오고 이번 겨울 전지훈련을 큰 부상자 없이 마무리했다. 게다가 당장 주전으로 뛸만한 실력을 갖춘 신입생들이 합류해 팀 전력이 크게 상승했다. 김 감독 역시 내심 전국대회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눈치다. 학교에서도 야구장에 라이트를 설치하고 학생들의 수업 시간을 통일해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코치진에도 변화가 있다. 황석호 코치를 대신해 2011년 감독대행을 맡았던 길홍규 코치가 8년 만에 고려대 수석코치로 복귀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려대에 힘이 돼 줄 것으로 전망한다. 젊은 코치들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에서 10년 차 이상 베테랑 코치들로 코칭스태프를 꾸린 고려대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또한 주형광 인스트럭터의 합류도 호재다. 작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휴식기를 가지던 중에 김호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전지훈련 때부터 합류해 정기전까지 힘을 보탤 예정이다. 모든 면에서 전력 상승 요인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번 시즌 고려대의 기대주

강인규

출생 1997.06.26 신체조건 181cm/95kg 출신학교 신월중-덕수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18경기 57타수 18안타 4홈런 12타점 13득점 .316/.459/.684 OPS 1.143 


스카우팅 리포트

고3 시절 덕수고의 2관왕을 이끌었다. 황금사자기에서 홈런상, 청룡기에서 홈런상을 포함해 타점상과 최우수선수상까지 3관왕을 수상했다. 뛰어난 재능을 갖췄음에도 아쉽게 프로지명을 받지 못했다. 입학과 동시에 주전 자리를 꿰차며 3할이 넘는 타율과 5개의 홈런을 기록해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2학년 때 잠깐 부진했으나 3학년에 다시 3할대의 타율과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학점 역시 4점대를 기록할 정도로 학구파이며 성실함을 갖췄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탄탄한 하체를 이용한 장타 능력과 평균 수준의 주력을 갖췄다. 팀 사정에 의해 2년간 포수로 뛰었다. 올해는 다시 1루수를 맡을 예정이다. 스윙 시에 불필요한 동작과 타격에 기복을 보이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수비에서도 확실한 모습이 필요하다.


전망

팀의 4번 타자로서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코칭스태프 역시 공격에서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작년 정기전에 당한 발목부상을 당했지만 경기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변화구 대처 능력과 스윙의 간결함을 얼마나 보완하느냐가 중요하다. 타고난 힘을 보유한 만큼 콘택트 능력이 향상된다면 이전보다 높은 타율과 많은 홈런을 생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길중

출생 1998.07.02 신체조건 182cm/80kg 출신학교 군산중-군산상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18경기 64타수 20안타 0홈런 11타점 14득점 .313/.392/.422 OPS .814

스카우팅 리포트

고교 시절 포수를 봤던 경험이 있으나 대부분 유격수로 경기를 뛰었다. 입학과 동시에 실력을 인정받아 팀의 주전 유격수가 됐다. 1학년 때부터 3년간 모든 공식 경기에 출장했을 정도로 꾸준함을 자랑한다. 발이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비능력으로 평균 이상의 수비 범위를 보여준다. 어깨도 괜찮은 편이다. 작년까지는 팔꿈치 부상으로 송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부상에서 회복해 강한 어깨를 자랑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타를 생산하는 능력이 아쉽고 파워가 부족하다. 본인만의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망

올해 주장이자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안정적이고 꾸준함이 장점이다. 반대로 화려함이 부족하다. 김호근 감독은 김길중이 지금보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받는 파워 증가를 위해 꾸준히 체중 증량에 힘써 입단 당시보다 10kg 가까이 살을 찌웠다. 덕분에 타구의 질은 향상됐으나 아직 파워가 부족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향상하고 본인의 장점을 확실히 살린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박건우

출생 1998.06.03 신체조건 193cm/100kg 출신학교 언북중-덕수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14경기 1승 2패 52.2이닝 64탈삼진 10볼넷 평균자책점 1.87 WHIP 0.98 피안타율 .219


스카우팅 리포트

뛰어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장래성이 높은 선수다. 재작년에는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으나 지난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고려대의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었다. 특히 탈삼진율이 8.59에서 10.87로 좋아진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올해 전지훈련에서 최고 143km/h를 기록했는데 시즌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구속이 3~4km/h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최고 130km/h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커브, 체인지업, 투심을 함께 구사한다. 그러나 아직 변화구는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아 투구밸런스가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줘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전망

큰 이변이 없는 한 고려대의 에이스는 박건우다.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고려대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슬라이더 외에 제2의 변화구를 장착하면 마운드에서 지금보다 훨씬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수 있다. 김호근 감독은 박건우가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편하게 던지길 원한다. 실투를 던지더라도 금방 잊고 본인의 투구를 이어나가야 하는데 밸런스가 흔들리고 폼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올해 자신감과 변화구 장착 여부가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동수

출생 1999.05.24 신체조건 178cm/80kg 출신학교 경원중-덕수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14경기 4승 2패 52.2이닝 72탈삼진 14볼넷 평균자책점 2.67 WHIP 1.11 피안타율 .231


스카우팅 리포트

고교 시절 양창섭과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청소년대표팀에 승선했으나 프로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1학년 때 적응기를 거쳐 작년에 박건우와 원투펀치로 팀을 이끌었다. 전지훈련에서 최고 142km/h를 기록했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힘으로 윽박지르는 공격적인 투구가 특징이다. 변화구는 130km/h이상의 각이 작고 빠른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이 밖에도 120km/h 초반의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마운드에서 힘에 부치거나 구속에 욕심을 낼 때 팔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마운드에서 침착함이 필요하다.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가다가 템포가 빨라져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전망

올해도 박건우와 원투펀치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옆구리 투수임에도 공의 무브먼트보다는 힘으로 대결하는 유형이다. 묵직한 볼 끝이 중요한데 공 끝이 가벼워지면 맞을 확률이 높아져 꾸준히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공을 던질 때 과감하게 채준다면 변화구와 속구의 위력이 배가 될 것이라는 게 김호근 감독의 생각이다. 공격적인 성향을 조금 줄이고 본인만의 템포를 꾸준히 유지해야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김호근 감독과 일문일답


감독대행 시절까지 하면 올해로 5년 차다. 감독으로서 강조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2013년 코치로 합류했을 때 내가 예상했던 모습과 너무 달랐다. 무엇보다 팀보다 개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와 소극적인 플레이가 아쉬웠다. 2016년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이 부분에 신경을 썼고 현재는 많이 개선됐다. 또한 야구선수 이전에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을 강조했다. 내면적인 성숙을 통해 바른 됨됨이를 갖춰야 한다. 최근 인권을 강조하는데 권리를 내세우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건 개인적으로 잘못됐다고 본다.


고려대 야구의 특징은 무엇인가?

공격적으로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야구다. 본인이 생각하고 느낀 대로 플레이하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걱정은 나중 일이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다시 도전하면 된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본인이 느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리고 아직 젊지 않은가. 지금은 실패를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도전할 때다.


김광우, 길홍규 코치는 베테랑 코치다. 젊은 코치들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에서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장단점이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선수들의 환경이나 여러 부분이 달라져 젊은 코치가 선수들과 소통이 더 잘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 공을 던지고 치는 것은 똑같다. 선수들이 생활과 훈련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베테랑 코치는 지켜봐 줄 때와 끌고 갈 때를 정확히 판단하고 순간적인 상황대처 능력이 좋다. 감독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부분도 확실히 뛰어나다. 이런 장점을 더 높게 판단했다.


고려대학교는 감독 사관학교라 불릴 만큼 감독 출신이 많다. 그 이유가 있다면?

야구계뿐만 아니라 한국 체육사에서 고려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수많은 국가대표와 기록을 세운 전통과 역사를 지닌 학교다. 운동은 물론이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리더들이 나오고 후배들은 그들을 보고 그다음을 이끌어가는 리더로 성장한다. 무엇보다 고려대만의 강직하고 뚜렷한 주관을 가진 성품이 가장 큰 이유다.


고려대만의 장점이 있다면?

학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최근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방침에 맞춰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특기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면서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교는 운동이 뒷전이 돼버렸다. 운동선수에게 공부를 요구하기 전에 훈련할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 학교는 이런 부분이 정말 잘 돼 있다. 먼저 모든 선수가 체육교육학과 소속이다. 임용고시를 준비해야 하므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하는 학생이 많다. 2018년 2학기부터 선수들의 시간표가 통일돼 팀 훈련이 가능해졌다. 또한 작년 하반기쯤 야구장에 라이트를 설치해 야간 운동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최근 3년간 전력이 가장 강하다는 평이다.

2년간 단 한 명의 프로 선수도 배출하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없이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감독으로서 속상하고 미안하다. 그리고 부상 선수가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 부상을 참고 뛰었던 게 대학교에서 탈이 났다. 올해는 부상 선수가 거의 없다. 정식 감독 부임 이후 가장 기대되는 해다. 주전과 후보 간의 격차 역시 많이 줄었다. 박건우, 박동수가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올해 신입생으로 들어온 이지원, 조경원, 김대호가 중간에서 힘이 돼줄 것으로 예상한다. 전지환도 공이 좋아졌다. 야수진에서는 김길중, 강준혁이 중심이다. 포수진에 오도원이 합류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4학년 선수들의 프로 진출과 대회 우승은 물론이고 정기전에서 승리하는 게 목표다. 최근 1무 2패로 승리가 없는데 올해는 반드시 이기겠다.


2020년에 대한 각오 부탁한다.

나부터 변했다.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고 하지 않는가. 이전보다 선수들에게 더 부드럽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 부상 선수가 대부분 합류하고 팀 전체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많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캐치프레이즈가 ‘Keep Going!’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믿음으로 앞을 향해 달려가겠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8호(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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