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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ive] 우리 팀 입덕할래? - 롯데 자이언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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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악몽과도 같은 2019년을 보냈다. 연봉 총액 1위를 자랑하는 스타 선수단과 함께 도약을 꿈꿨지만, 활로는 보이지 않았다. 도통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부진 속에 감독과 단장은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공필성 전 수석코치가 대행을 맡았지만 이미 잃어버린 목표의식을 되찾기 힘들었고 결국 15년 만에 최하위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참담했던 한 해에도 불구하고 야구에 죽고 사는 팬들은 다음 시즌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단지 팀에 대한 애정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구단 역시 명예 회복과 더 높은 순위를 향해 눈에 띄는 행보로 착실하게 약점을 보완 중이다. 다시 한번 위용을 보여주기 위해 프로세스를 가동한 거인 군단이 ‘더그아웃 다이브’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에디터 이찬우 사진 롯데 자이언츠 


#구도(球都) 부산의 상징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 아름다운 풍경과 특색 있는 문화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국내 최고의 피서지인 해운대와 광안리, 각기 다른 도시 정취를 뽐내는 스카이라인과 달동네, 맛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토착 음식까지 글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췄다. 그리고 부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한 가지, 바로 야구가 있다.


야구의 도시를 뜻하는 ‘구도’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부산의 야구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즌이 다가오면 경남권의 수많은 사람이 한마음으로 같은 팀을 응원한다. 그 대상은 당연히 야구 도시의 상징 롯데 자이언츠다. 역대 시즌별 관중 집계만 봐도 거인 군단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연 130만 관중 문턱을 넘어선 유일한 팀이 어디인 줄 아는가? 바로 롯데다. 그것도 무려 네 차례나 정복했다.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2008년에서 2012년까지, 자이언츠는 압도적인 KBO리그 흥행 보증수표였다. 또한, 2010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130만 명을 돌파해 역대 홈 관중 최다 1~4위 기록을 싹쓸이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구단들보다 원정팬의 수가 적다는 점에서 더욱 대단한 수치다. 


자이언츠의 영향력은 야구장 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산을 뒤덮은 팬들의 열정은 지역 경제 발전에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롯데 야구의 열기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이들이 부산 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는 자그마치 연간 1,500억 원을 뛰어넘는다. 그야말로 지역 경제 흥망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팀이며 매년 일대 상인들이 거인의 성적과 흥행에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에게 롯데는 스포츠 팀 그 이상의 의미다. 부산을 하나로 묶어주는 아이콘이자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임이 자명하다. 


#지상 최대의 사직 노래방 


즐길 거리가 넘치는 부산이라도 다른 곳을 제쳐두고 사직야구장에 꼭 가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실제로 여러 관광 가이드북에서도 놓쳐선 안 될 명소로 이곳을 꼽는다. 왜일까?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KBO리그의 응원 문화, 그중에서도 가장 열광적이고 개성 강한 응원전이 벌어지는 장소가 롯데의 홈구장이기 때문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기는 홈구장을 찾는 수많은 팬에 비례한다. 아니, 그보다 몇 배는 더 뜨겁다. 손아섭, 전준우의 응원가 등 타 팀이 부러워하는 명곡들이 이어지고, 누구나 한번 들으면 알만한 멜로디에 ‘최강 롯데’를 외치는 팀 응원가는 모두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견제 구호도 흥을 한껏 돋운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인파가 쩌렁쩌렁하게 ‘마!’ 하고 외치는 쩌렁쩌렁한 소리는 듣는 상대에게 공포를 안겨준다. 그래도 역시 하이라이트는 부산을 상징하는 음악이지 않겠는가. 경기 후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나오면 야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고 데시벨은 치솟는다. 지상 최대의 노래방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종종 거인들이 명승부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구름 관중이 한목소리로 ‘부산 갈매기’를 합창하며 스포츠 영화의 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현재는 저작 인격권 문제로 경기 중에 부를 순 없지만 롯데팬에게는 애국가와 같은 상징적인 노래다.


프로야구 문화를 선도해온 팀인 만큼 그들만의 풍습도 존재한다. 경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가는 5회 무렵, 직원들이 빨간색 비닐봉지를 나눠주기 시작한다. 관중은 봉지를 부풀게 만들어 머리띠로 뒤집어쓰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응원을 이어간다. 그 어떤 응원 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경기가 끝나면 팬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는 데 활용해 의미도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참, 열정과 개성이 끝이 아니다. 롯데의 응원단은 선수들 못지않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는 사실! 어느덧 자이언츠에서 15년째를 맞이하는 베테랑 조지훈 응원단장과 온 야구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박기량, 안지현 치어리더 등이 함께해 직관의 행복을 한껏 업그레이드해 줄 것이다.

#거인 군단을 이끄는 호화스타들


어마어마한 규모의 연봉이 말해주듯 롯데엔 화려한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다. 야구 도시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들은 거인 군단의 자존심이자 팀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부산의 자랑이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역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등 역사적 순간 속 중심에 있던 그를 모르는 야구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전무후무한 단일 시즌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웠고 해외 진출 시기를 제외하고는 롯데에만 몸담은 전설이다. 전준우-민병헌-손아섭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외야 라인도 돋보인다.


시간을 되돌려 보면 불멸의 투수 최동원이 있다. 1984년 한국시리즈 일곱 경기에서 네 차례 완투라는 거짓말 같은 활약으로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롯데의 유일한 영구 결번이고 매년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그의 이름을 딴 ‘최동원 상’을 수여할 정도로 모두에게 칭송받는 인물이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 ‘롯데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 ‘국가대표 안방마님’의 계보를 이은 강민호 등이 팬들을 설레게 했다. 자이언츠 영광의 페이지엔 언제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있었고 팀이 암흑기를 겪어도 변함없는 팬들의 자부심이자 위안이 되는 존재였다. 최근 부진이 긴 롯데지만, 절치부심해 반등에 성공한다면 이번에도 분명 그들이 중심에 서있을 것이다.


#꿀잼 보장 라이벌 시리즈


KBO리그 출범 이전부터 실업야구팀으로 자리매김해온 만큼 타 구단과 얽힌 이야기도 다양하다. 치열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경기를 자주 즐길 수 있는 것도 자이언츠의 매력이다. 먼저 원년 구단 중 롯데와 함께 모기업과 연고지, 구단 명이 바뀌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클래식 시리즈’가 있다. 양 팀의 뿌리 깊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축제이며, 10개 구단 중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라이벌 전이다. 올드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선수들을 보며 추억에 잠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영남권에서 오랫동안 미묘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경쟁의식도 불타오른다.


하지만 지역 문제로 진정 불꽃 튀는 게임은 따로 있으니, 바로 NC 다이노스와 펼치는 ‘낙동강 시리즈’다. 본래 마산은 롯데 제2구장이 있는 지역이었으나 2011년 NC가 탄생하며 연고지를 내주는 동시에 다수의 팬 유출을 피할 수 없었다. 다이노스 입장에서는 창단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낸 팀과의 경기니 양 팀 모두 서로를 향해 으르렁댈 만하다. ‘다른 팀에겐 져도 너한텐 질 수 없다’는 자존심 싸움이 펼쳐지고 선수들도 전력을 다해 임한다. 서울의 잠실 더비에 필적하는 치열한 라이벌 경기로 롯데팬이라면 시즌 중 꼭 한 번은 직관해보길 권한다.


그 외에도 명승부가 숱하게 벌어지는 LG 트윈스와의 ‘엘롯라시코’,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한 팬덤을 보유해 부산에서도 관중석을 빼곡히 채우는 KIA 타이거즈와의 영‧호남 승부까지. 매 시리즈가 박진감 넘치는 라이벌 전의 연속이다. 스포츠의 더욱 깊이 있는 재미를 선사하는 각종 스토리, 이것이 가장 풍부한 야구팀을 찾는다면 이견의 여지없이 롯데다. 


#이제는 단장 야구까지!


열정적인 팬, 풍부한 자금과 지역 팜, 화려한 선수단까지 완벽한 자이언츠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뽑으라면 항상 프런트의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너무나도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팀을 운영해온 방식에 아쉬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몇 년 간 유망주 육성 성과가 부진했고 외부 FA로 전력을 보강하기 급급했다. 막대한 투자가 진행됐으나 뿌리가 흔들리며 그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말 성민규 단장이 새롭게 취임하며 롯데에도 단장을 위시한 프런트 야구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성 단장 부임과 함께 5년 내 우승을 목표로 하는 프로세스를 착실히 밟아가는 중이다. 기반을 튼실하게 세우기 위해 2군에 대한 점검과 투자를 최우선으로 진행했다. 당장의 전력 보강 역시 딱 필요한 자리에 적재적소로 이루어지고 있다. 노경은과의 계약을 통해 선발진을 강화했고, 이어서 깜짝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의 지성준을 영입해 포수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어, 안치홍을 데려오며 키스톤의 한 조각까지 맞췄다.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거침없는 행보를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롯데다. 물론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이지만 거인의 달라진 모습은 올해 다시 한번 부산에 야구 열풍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

어느덧 2020시즌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각 구단은 스프링캠프지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열중하고 있다. 팬들 역시 장롱 속에 있는 유니폼을 꺼내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야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가올 시즌에는 재밌는 경기가 더 자주 펼쳐지길, 손에 땀을 쥐는 순위 경쟁이 이루어지길, 또 더 많은 이가 야구의 즐거움을 알고 경기장을 찾길 소망한다. 롯데 자이언츠 편을 마지막으로 ‘더그아웃 다이브’는 여기서 막을 내린다. 이 코너를 계기로 야구의 재미와 열정이 당신에게도 전달됐길 바라며 열 달간의 여정을 마친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7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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