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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Tip] 빛 혹은 어둠, 에이전트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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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부터 KBO리그에도 미국식 프로야구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됐다. 이전부터 선수 에이전트 또는 매니지먼트의 이름으로 암암리에 활동하는 비공식 대리인이 있었지만, 그동안 KBO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에이전트 제도의 도입을 승인해 본격적으로 한국 프로야구도 에이전트의 시대가 열렸다. 이들은 과연 선수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어떤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을까? 실제 사례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에디터 최홍서 사진 롯데 자이언츠

#선수의 가치를 높여주는 에이전트


스포츠 에이전트는 1925년 레드 그랜지라는 당대 최고의 풋볼 선수가 연봉 계약을 하는 상황 속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에이전트였던 찰스 파일은 그랜지의 대리인으로 나서 시카고 베어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적 의미의 스포츠 에이전트가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뒤였다. 1959년부터 197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얼 윌슨은 당시에만 해도 리그에 얼마 없었던 흑인 야구선수였다. 윌슨이 데뷔하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흑인 선수들만 따로 모아놓은 니그로리그가 존재할 정도로 인종차별이 만연했다. 윌슨 또한 차별 등의 많은 시련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된 변호사 로버트 우프는 윌슨의 이런저런 고민을 상담해줬고 연봉 계약 체결에도 도움을 주며 윌슨의 야구 외 업무를 도맡았다. 그러니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스포츠 에이전트는 196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고 볼 수 있겠다.


에이전트의 등장이 바로 몸값 향상에 효과를 줬던 것은 아니다. 오늘날 뛰어난 선수 복지로 유명한 메이저리그조차 20세기 중후반까지만 해도 구단에 의한 착취가 만연했다. 1977년 FA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오프 시즌 일정 기간 동안 선수가 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구단이 전년도와 같은 조건으로 1년 계약을 갱신할 권리를 가지는 ‘보류조항’ 제도가 존재했다. 이는 곧 소속팀 선수와 영구적으로 독점 계약을 맺을 수 있음을 의미했다. 이로써 선수들은 자신들이 평가받을 수 있는 가치보다 훨씬 못한 금액에 도장을 찍어야만 했다.


KBO리그 또한 최근에 와서야 FA 거품에 대해 부르짖는 기사가 많아졌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거품’은커녕 ‘구단 마음대로’였던 게 현실이다. 당장 9년 전 이대호의 연봉 조정 신청 사례만 되돌아봐도 이를 체감할 수 있다. 2010시즌 타격 7관왕을 달성하며 리그를 평정하고, MVP의 명예까지 안았던 이대호는 이듬해 연봉으로 7억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이를 거절하고 6억 3천만 원을 제시했다. 이에 이대호는 연봉 조정 신청을 했지만 위원회는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리그 최고의 타자가 수천만 원의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구단에 굴복하는 리그. 2010년대 초까지 KBO는 그런 리그였다. 간판스타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었고, 그 아래 급의 선수들은 구단으로부터 당연하다시피 착취를 당했다. 비시즌에도 내년을 위해 운동과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선수들로서는 권리를 스스로 쟁취하기 어려웠다. 어중간하게 연봉 협상을 질질 끌다가는 제대로 준비를 못 해 다음 시즌에 부진하고 미움을 산 구단에 의해 트레이드를 당하는 등의 수모를 겪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공식적으로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되며 선수는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착실히 준비하고, 에이전트가 대신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계약인의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게끔 노력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게 됐다.


비슷한 점에서 FA 제도에서도 선수와 구단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 선수와 구단이 직접 FA 협상에 나서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단점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래도 선수가 돈 이야기를 직접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단의 ‘정’에 중점을 둔 협상 전략에 이끌려 본인의 평가받을 수 있는 가치보다 낮은 금액에 도장을 찍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반대로 자신의 가치를 잘못 파악해 자신만만하게 시장에 나섰다가 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에이전트는 이러한 불상사를 예방해줄 수 있다. 선수와 구단이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계약인의 가치를 시장에서 최대한 평가받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실제로 모 에이전시의 경우 에이전트 제도가 정식으로 시행된 지 첫해인 작년 겨울에 양의지를 4년 125억 원에, 이재원을 옵션 없이 4년 69억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보다 낮은 금액을 예상했던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평생 운동만 하며 살아온 선수들을 관리해준다는 면에서 에이전트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선수 한 명을 팔아치우기 위해 업계에 뛰어든 저질 에이전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에이전트는 선수들에게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계약 협상 외에도 여러 다양한 일을 맡는다. 2018시즌부터 두산 베어스의 1군 수비 코치를 맡고 있는 조성환의 경우, 현역 은퇴 후 소속 에이전시의 사무실에 출근해 운동 외의 여러 교육을 받았고 해설위원 계약도 에이전시를 통해 체결했다.


#에이전트의 어두운 면


좋은 에이전트는 선수의 은퇴 후 인생 방향까지 잡아주지만, 미숙한 에이전트는 선수의 눈앞의 계약마저 망칠지도 모른다. 이전부터 비공인 에이전트가 다수 활동했다고는 하지만 선수와 친분이 있는 인물이 대리인을 자처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중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에이전트도 존재했다.


2019시즌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원 클럽 맨으로 뛰었던 오주원은 지난 11월 25일 에이전트와 결별하고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선수는 처음이자 마지막 FA가 될 수도 있다 보니 고민이 깊었는데, 에이전트가 이 점을 고려해주지 못했다. 관점에 따라 선수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걱정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해주는 것도 에이전트의 일이다.


KBO리그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전 프로축구 선수 이승렬의 사례가 존재한다.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그라운드에 서기를 그만둔 이승렬의 모습은 ‘어째서 어린 선수가 함부로 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면 위험한가’에 대해 보여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자신을 도와준다고 약속했던 에이전트와 계약했던 그는 나중에 가서야 에이전트와 20년 계약을 맺었음을 알게 됐다. 이승렬은 “선수들은 별 의심도 하지 않고 에이전트를 믿고 가는 편인데, 이를 악용해 완전히 다른 형태의 불합리한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이후 이승렬은 에이전트의 일방적인 통보 아래 계약조건과 옵션도 모른 채 수없이 팀을 옮겨야만 했다. 선수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S급이 아닌 선수가 에이전트에게 휘둘리는 일은 K리그 내에서는 흔한 모습이다. 100% 믿을 수 없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KBO에서도 이승렬과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


현재 KBO리그는 한 명의 에이전트 당 최대 15명의 선수만 대리할 수 있다. 이는 KBO 규약 제42조 ②항 ‘대리인은 동시에 구단당 선수 3명, 총 선수 15명을 초과하여 대리할 수 없다’를 통해 강제되고 있다. 또한 한 명의 선수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대 수수료는 5%다. 1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계약을 맺고 이들에게 모두 수수료를 받는다고 해도 벌어들이는 금액이 1억이 채 안 된다. 물론 위에서 이야기했듯 에이전트가 하는 일은 비단 연봉 협상뿐이 아니다. 2018년에 실시된 제1회 프로야구 에이전트 자격시험 합격자의 45%가 변호사였던 점을 보면 에이전트가 본업이 아닌 사람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에이전트를 전업으로 생각하고 뛰어든 사람 중에서는 ‘대박 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의 협상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일을 그르치거나, 어린 선수를 꼬드겨 선수 인생을 꼬이게 만드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선수를 돕기 위한 에이전트 제도가 선수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 앞으로 선수협과 KBO가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5호(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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