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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Universe] 동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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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정진(勇猛精進)


‘우와아우와와 우와와우와와 우리 동대 남산 코끼리~.’ 동국대학교의 경기가 있는 날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이 가사는 승리를 향한 외침이다. 1960년대 중반 작사․작곡됐다고 알려진 이 응원가는 50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 야구장에 울려 퍼진다. 자세히 가사를 살펴보면 억센 팔다리를 가진 동대의 코끼리들이 용맹하게 정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남산 코끼리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동국대 야구부는 찬바람이 부는 대학야구의 현실에 굴하지 않고 매년 프로야구 입단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2019시즌을 마무리하고 2020년을 위해 기틀을 다지는 대학리그의 가을날, 동국대학교 일산 캠퍼스 야구장을 찾아 미래를 살펴봤다.


에디터 이혜정 사진 윤지희, 한국대학야구연맹

#1983년부터 이어져 온 우승 DNA


동국대 야구부는 1946년 10월 창단했다. 1950년 6.25 전쟁의 발발로 잠시 해체했다가 1963년 9월 재창단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처음부터 대학야구 강자로서 군림한 것은 아니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김성한과 한대화의 활약에 힘입어 강팀으로 인정받았다. 1983년 춘계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19년 현재까지 우승 23회, 준우승 20회를 기록했다. 매해 프로 입단 선수를 배출하며 명가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첫 번째 전성기는 1982년 김인식 감독의 부임과 함께 찾아왔다. 그는 투수 민문식, 타자 김민호, 국가대표 포수 김영신을 주축으로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1983년 춘계리그에서 창단 첫 우승을 이뤄냈다. 야구부와 동국대 학생들이 결승전이 열린 동대문 야구장에서 남산 자락에 있는 서울 캠퍼스까지 노래를 부르며 우승 기념 행진을 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시를 기억하는 80년대 학번의 동문은 여전히 대학야구를 찾아 모교와 후배들에게 애정을 드러낼 정도다. 이후 83학번 백인호, 84학번 송진우, 85학번 이강철까지 호남 출신 고교야구 스타 영입에 성공해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 막강한 전력으로 리그를 호령했다. 이들의 활약 속에 동국대는 1987년까지 우승 6회, 준우승 4회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최강 팀으로 거듭났다.


85학번의 졸업으로 주전 선수들의 대거 이탈하며 암흑기가 찾아왔다. 에이스의 부재와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동국대 출신 스타 한대화와 김학용이 감독으로 부임해 재정비에 나섰다. 남산 코끼리의 명성을 본격적으로 되찾은 것은 2011년부터다. 노성호, 최병욱을 필두로 한 막강 투수진과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2011년과 2012년 연달아 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3년, 역시 모교 출신의 이건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왕조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자율과 인성을 강조하는 이 감독의 리더십 아래 동국대는 우승 11회를 비롯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2014년 6명, 2015년 5명의 프로지명 선수를 배출했다. 올해는 비록 주말리그 우승에 그쳤지만 지난 8월 열린 2020년 신인지명 회의에서 3명이 부름을 받았다. 육성선수 계약까지 포함하면 4학년 중 5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는 쾌거를 이뤘다.

고경민

#끝까지 가봐야 아는 대학야구


동국대의 2020년 전망은 예년만큼 밝다고 말하기 힘들다. 결코 선수 개인이나 팀의 능력치가 처져서가 아니다. 대학 4년 동안 리그를 휘어잡은 1선발 최이경과 대학 최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은 최지훈을 포함해 주전 투수 2명과 중심 타자 3명이 졸업해 상대적으로 기세가 주춤한 듯 보인다. 그러나 동국대가 어떤 팀인가. 2013년 대학야구 3관왕을 달성하며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던 10학번이 졸업했을 때도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4학년의 빈자리를 채우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걱정 속 맞이한 2014년, 동국대는 저평가에 굴하지 않고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발 더 나아가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하고 4관왕이라는 대업을 작성하며 위상을 높였다.


내년 역시 속단하기는 이르다. 스카우트 방식으로 선수를 수급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된 양상이다. 절대강자의 수식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최상위권 명성을 가진 학교가 약체팀과의 경기에서 패하는 것도 놀랍지 않은 일이 됐다. 현재 전력만 놓고 보면 내년 성적은 중상위권으로 예상하지만, 패를 열어 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내년 동국대 주전 라인업을 채울 17학번은 1학년부터 선배들의 우승을 받쳐온 든든한 재목이다. 이건열 감독의 카리스마를 더해 저학년부터 경험을 쌓은 18학번과 함께 하나의 팀을 이룬다면 2020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용맹하게 정진하는 것이 정상을 향한 첫걸음이다.


동국대는 겨우내 담금질을 위해 미국 애틀랜타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작년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이 이루어졌으나 국제 정세와 복합적인 이유를 고려해 기존 훈련지를 포기하고 새로운 장소를 물색했다. 낯설지만 선진 야구와 구장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가장 큰 약점인 포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포수는 흔히 안방마님에 비유한다. 다이아몬드의 가장 첨예한 곳에 앉아 투수를 보좌하고 야수들을 지휘하는 포수의 모습이 안방에 거처하며 가사를 책임지는 마님과 닮았다는 의미에서다. 야구에서 포수의 역할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볼 배합, 블로킹, 도루 저지, 사인까지 경기 전반에 관여하는 만큼 잘 키운 포수 하나 남부럽지 않다는데 동국대는 몇 년 동안 주전 포수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20년 신입생 모집에서 경쟁력 있는 포수 영입에 성공한다면 내년 시즌 전망이 한층 밝을 것이다.

정수근

#주목해야 할 동국대 4인방


2020년 동국대 라인업은 4학년 5명을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1년 유급한 류현욱을 제외하면 전부 타자다. 자연스럽게 마운드는 1학년 때부터 등판 경험을 쌓은 18학번 투수진과 이번 시즌 마무리로 가능성을 보인 19학번 고경민이 책임지게 됐다. 이들이 고루 활약한다면 전국대회 4강도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다.


정수근

출생 1998.10.10 신체조건 177cm/85kg 출신학교 동산중-동산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18경기 63타수 20안타 15타점 .317/0.444/0.408 OPS .852


타격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외야수다. 특히 콘택트 능력은 프로 선수와 견줘도 손색없다. 타고난 타격 재능으로 고교 3학년 대통령배 MVP로 선정된 바 있다. 장타력도 리그 상위권이다. 올 시즌엔 3번과 5번 타순을 오가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며 타선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기복 없는 플레이가 큰 장점이다. 한 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시즌 4번 타자로 나설 것이다. 진학 후에는 약점으로 평가받던 수비 능력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그 덕에 1학년 때와 비교해 송구 면에서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 기본기를 중시하는 이건열 감독의 지도 아래 공수 밸런스를 갖춘 외야수로 커가고 있다.

김륜모

김륜모

출생 1998.07.10 신체조건 177cm/72kg 출신학교 대해초-포항제철중-대구상원고 포지션 유격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16경기 43타수 12안타 11타점 1도루 .279/.372/.429 OPS .801


김륜모에 대한 코치진의 평가는 ‘일취월장’이다. 대학 진학 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입학 당시 60kg 중반의 신체조건을 갖고 있었지만 꾸준한 관리로 몸을 키웠다. 수비 밸런스가 좋고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유연하고 송구 능력이 우수해 내야 수비 시 안정감을 준다.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호수비가 장점이다. 올 시즌 유격수로 자리를 굳히며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았다. 내년 시즌에도 무실책 기록을 이어나가는 것이 목표다. 수비 능력에 비해 타격 스킬은 다소 아쉽지만, 사사구 12개를 솎아내는 등 선구안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콘택트 능력을 가다듬으면 리드오프 자원으로 활용할 만하다.


이도현

출생 1999.01.08 신체조건 183cm/85kg 출신학교 경기신도초-동산중-동산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4경기 1패 9.1이닝 4삼진 2사사구 평균자책점 4.00


선발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 동산고 1학년 시절부터 선발 마운드를 책임지며 경기 운영 능력을 길렀기에 위기 상황에서 강점이 있다. 직구 구속은 130km/h 중반으로 빠르지 않지만 볼 컨트롤이 그의 장기다.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한 제구력이 돋보인다.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을 꽂는 능력은 결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노련한 대학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변화구에도 날카로움을 더해야 한다. 구속의 아쉬움을 대체할 만한 비장의 무기를 연구해 실전에 적용할 차례다. 아직 2학년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고경민

출생 2000.09.11 신체조건 180/84 출신학교 고양신일중-유신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8경기 3승 16이닝 11삼진 3사사구 평균자책점 2.25


고교 시절까지 선발투수로 나섰으나 올해는 클로저 역할을 맡았다. 내년 시즌 고경민에게 주어진 보직 역시 마무리다. 최고 구속 140km/h의 묵직한 직구를 갖고 있고 다양한 변화구 구종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아직은 투피치에 가깝다. 주 무기는 슬라이더로 올 시즌 커브와 체인지업을 장착했다. 실전 투구 비율을 늘려 확실한 무기를 추가하면 동국대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는 ‘언터처블’로 성장할 것이다. 대학 진학 후 투구 폼과 팔 각도를 정립하면서 구속이 4km/h 가량 줄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키우고 있다. 근육량과 체력을 늘리면 구속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도현

#이건열 감독과 일문일답


동국대의 2019년을 돌아보면 ?

전국대회 우승은 못 했지만 육성선수까지 5명이 프로에 진출하는 성과가 있었다. 최이경, 장웅정, 최지훈은 대학에 와서 발전한 선수들이다. 코치들의 권유로 포지션을 변경한 게 주효했다. 장웅정은 유격수에서 투수로, 최지훈은 3루수에서 외야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프로에 가서도 잘 적응할 거다. 경기 면에서는 올 시즌 영남대에 번번이 고전한 게 아쉽다. 내년에는 다를 것이다.


2020년 시즌 전망이 어떻게 되나.

중위권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워낙 선수층이 좋아서 다른 해와 비교하면 내년 전력이 약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실력은 언제든 늘 수 있다. 여기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집중하려고 한다. 나는 골고루 기회를 주려고 한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기 때문에 기대한 만큼 순위가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절대강자, 절대약자는 없으니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어 가겠다.


내년 시즌 대학야구 4강은 어느 팀일 것 같나.

강한 팀은 꾸준히 강하다.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 좋은 투수와 야수들이 있다. 그래도 해봐야 아는 거다. 우리 팀도 꾸준히 성적을 냈기에 내년이 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를 1명 꼽는다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휴학했던 류현욱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하프 피칭을 마치고 11월부터 피칭을 시작했다. 공의 무브먼트가 좋고 볼 끝이 예쁘다. 최고 구속은 140km/h 정돈데 아직 실전에서 써보지는 못했다. 현재 컨디션이 계속 유지된다면 선발로 세울 계획이다.


동계훈련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진행할 계획인가.

매 시즌이 끝나면 체중을 측정한다. 목표치를 설정하고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아픈데 참고 운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참지 말고 쉴 때 쉬고 할 때 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처음 감독으로 부임해서 6일 훈련에 1일 휴식으로 스케줄이 정해진 것을 보고 바로 바꾸라고 했다. 전지훈련에서도 마찬가지다. 3~4일 훈련에 1일 휴식을 줘도 한 달로 치면 1번 더 쉬는 셈이다. 안 다치고 건강하게 야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4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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