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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국가대표팀은 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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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2019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5대 3으로 패배하며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전날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패배했기에 팬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포털사이트에는 ‘KBO리그의 거품이 드러났다’, ‘앞으로 30년 간 일본을 이길 수 없다’, ‘중심타선이 제 역할을 못했다’라는 기사들이 메인을 장식했다. 야구인이 아닌 에디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수준차에 대해 왈가왈부하긴 어렵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두 국제 대회와 이번 프리미어12를 보며 적어도 공통적으로 드러난 한 가지 문제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에디터 최홍서 사진 KIA 타이거즈

#준비 과정과 결과 모두 나빴다, 2017 WBC


본래대로라면 2015 프리미어12를 마지막으로 은퇴했어야 했다. 그러나 아무도 국가대표 감독직을 원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감독직을 맡았다. 영원한 ‘국민감독’은 없었다. 2017 WBC는 김인식 감독의 불명예스러운 마지막 국제 대회가 됐다.


사실 2017 WBC는 선수 선발부터 어려웠던 대회였다. 오승환의 국가대표팀 합류를 언급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표팀에 선발할 선수가 유난히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6시즌은 우완 투수가 전멸하다시피 했던 시즌이다. 야구 통계 전문업체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6년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 10위권에 들어간 투수 중 국내 선수는 양현종, 장원준, 신재영, 유희관 단 네 명에 불과했다. 정통파 우완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해외로 진출한 간판스타들의 도움 역시 기대하기 어려웠다.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의 부진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고 류현진은 부상으로 빅리그 진출 후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 추신수는 본인이 출전을 강력히 원했으나 소속팀인 텍사스 레인저스가 이를 반대해 무산됐다. 강정호는 음주운전이 발각돼 교체했다. 결국 미국에 나가 있던 선수 중 이대호만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선수들도 대표팀에 합류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WBC는 국적 및 출생지 중 하나를 선택해 출장하는 것이 가능해 다른 나라에서는 본 규정을 활발히 활용한다. 실제로 KT 위즈 주권은 조선족 출신 귀화 한국인이라는 점 덕분에 중국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었다. 한국 또한 원칙대로라면 탬파베이 레이스 행크 콩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이슨 로스와 워싱턴 내셔널스 조 로스 그리고 뉴욕 양키스 롭 레프스나이더를 부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콩거는 소속팀에서 지명할당 처리된 상태였고 로스 형제는 나란히 부상을 당했으며 레프스나이더는 팀에서의 입지가 불안했다.


최선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 결국 차선책을 생각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2016시즌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1선발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과 느린 구속에도 불구하고 4년째 호성적을 올리던 유희관을 대표팀에 차출하지 않았다. 김인식 전 감독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국제 대회에서 통할지 의문”이라고 얘기했던 점을 비춰보면 ‘낮은 구속’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내 우완 투수 중 좋은 성적을 올렸던 윤성환과 류제국 또한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차악도 아닌 최악을 선택했다. 우완 투수가 없다며 끙끙댄 끝에 뽑은 선수가 장시환과 이대은이었다. 장시환은 2016시즌 75.1이닝 3승 12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부진했다. 이대은은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3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7.20이라는 성적만 남긴 채 공식 퇴단했고 국내 복귀 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남겼다. 두 선수가 윤성환과 류제국을 제치고 대표팀에 선발된 데는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구속’밖에 없었다. 외에도 홈런왕 최정과 3루수 WAR 2위 황재균 대신 박석민과 허경민을, 백업 포수로 5할대 OPS를 기록한 김태군을 선발하는 기행을 보였다. 허경민을 뽑은 이유는 “유틸리티 요원이 필요해서”였다. 다른 포수를 제치고 김태군을 뽑은 데는 “수비가 좋아서”일 게 뻔했다.


이 와중에 선수단은 좀처럼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임창용은 전지훈련 도중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김태균과 이대은은 국민의례 중 거수 경례 장난을 치거나 큰 점수 차로 패배하는 상황에서 더그아웃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선수를 보는 눈은 그의 전성기였던 2000년도 중반에 머물러있었고, 예전과 같은 리더십으로서 선수단을 하나로 묶기에는 너무나도 나이가 많았다. 노감독을 계속해서 ‘국민감독’이라 칭송하며 감독직에 앉혀놓은 결과는 2회 연속 WBC 예선 탈락이었다.


#선발 과정 논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이듬해 열린 국가대항전에서는 적어도 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을 상처 입히지는 않았다. 당연했다. 아시안 게임에 프로야구 올스타를 내보내는 국가는 대한민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웬만해서는 팬들에게 한 소리 듣기 어렵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있었다. 최종 엔트리 발표일인 2018년 6월 11일에 논란이 한데 모여 폭발했다. 당초 선동열 감독은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때 선발된 선수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 “잘하는 선수들 위주로 뽑겠다”, “같은 실력이라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우선 최종 명단에 포함됐던 2017 APBC 출전자는 함덕주, 임기영, 박민우, 김하성으로 네 명이었는데 임기영과 박민우는 그 시기에 매우 부진했다. 이들이 APBC 출전자라서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하기에는 이정후가 선발되지 않은 점이 걸렸다. 당시 이정후는 3할 2푼 1리의 고타율과 8할대 OPS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선 감독의 선택은 이정후가 아닌 박건우였다. 당시 박건우와 이정후의 OPS는 거의 1할 정도 차이가 났다. 이에 선동열 감독은 “우타 외야수가 없어서 뽑았다”고 해명했지만 이정후는 좌투수 상대 타율이 .335로 우타자 상대 타율(.339)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리그 국내 선발투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활약을 펼치던 영건 최원태가 제외된 것도 위의 발언을 모두 어기는 행동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경험이 부족해서 뽑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는 처음 국가대표에 뽑힌 박치국과 최충연을 돌아보지 않는 말이다.


박치국을 심창민 대신 선발한 뒤 “박치국의 WAR이 더 높아서 뽑았다”고 이야기한 것은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기술위원회 임원들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심창민의 WAR은 스탯티즈 기준 1.38, 스포츠투아이 기준 1.15, 케이비리포트 기준 0.55였고 박치국의 WAR은 스탯티즈 기준 1.09, 스포츠투아이 기준 1.04, 케이비리포트 기준 0.84였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한다. 이는 말 한마디로 빚을 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선동열 감독은 본인의 선수단 선발에 대해 해명은커녕 의혹만 증폭시켰고 일부 선수의 군 면피 의혹과 겹쳐 대회 시작 전부터 비난을 떠안았다. 대표팀 선수단은 아시안 게임 3연패를 이뤄냈음에도 죄인처럼 입국해야 했으며 선동열 감독은 대회 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갔다.


#이제는 구시대 야구에서 벗어나야 할 때


위에서 언급된 두 명과 김경문 감독 사이에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명장이지만, 당시에도 구시대적인 선수기용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피드백을 하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은 노장이라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김경문 감독이 보여준 선수기용은 11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마치 결승전 때의 이승엽처럼 언젠가 등장할 영웅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 과정에서 이뤄진 ‘쓸놈쓸’ 기용은 덤이었다. 강백호와 황재균은 감독의 외면 속에 여덟 경기 동안 단 10타석도 들어서지 못했고, 이영하는 다섯 경기에 나서 8.1이닝동안 136구를 던진 반면, 문경찬은 예선 라운드에서 유일하게 등판하지 못한 선수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일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의 리그 수준 차이는 단기간에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단기전에서는 대표팀이 MLB 올스타팀을 이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과거에 젖어있는 코칭스태프로는 그 기적을 바라기 어렵다. 선수들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국가대표 기술위원회에 개혁이 필요하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4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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