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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view] 반려견과 야구장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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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천만 시대. 이제 반려견은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이 됐다. 많은 견주가 강아지와 함께 다양한 추억을 쌓고 싶어 한다. 야구팬이라면 같이 야구장에 가는 생각도 한 번쯤 해봤을 것. 사랑하는 반려견과 야구를 즐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아쉽게도 야구장은 ‘금견’의 구역이다. 그러나 단 하루, SK 와이번스의 ‘도그데이’에선 예외다! 이날만큼은 귀여운 반려견과 야구장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지난 6월 2일에 열린 강아지들의 축제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에디터가 직접 다녀왔다.

에디터 이찬우 사진 SK 와이번스, 이찬우 장소 인천SK행복드림구장

#사랑하는 반려견과 야구 관람을


반려견과 함께하는 야구장 나들이. 국내 야구팬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지만 사실 메이저리그에선 오래전부터 'Bark in the Park'라는 애견 동반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해당 경기 날에는 수많은 강아지가 야구장을 찾는다. 귀여운 야구 유니폼을 입은 애견들이 매력을 뽐내고, 주인과 함께 그라운드를 산책하기도 한다. 올해 역시 20여개 구단이 참여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KBO리그에서는 스포테인먼트 선두주자, SK가 지난 2013년부터 도그데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야구를 즐기는 신선한 경험을 통해 야구장의 또 다른 재미를 전달하자는 취지였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첫해 50마리의 반려견과 시작한 행사는 7년 차인 올해 113마리의 강아지와 252명의 보호자가 참가한 구단 대표 행사로 성장했다. 매년 새로운 애견인들이 입소문을 듣고 도그데이를 찾아오며, 여러 번 재참여 중인 팬도 많다. “작년에 왔는데 너무 좋아서 올해도 무조건 오려고 했다”, “강아지와 야구장에 왔던 경험이 너무 좋아서 가족 연중행사가 됐다”라는 참가자 인터뷰를 통해 높은 만족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도그데이는 일 년에 단 하루! 참가를 원한다면 구단 소식에 귀 기울여야 한다. 행사 일정은 SK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 애플리케이션 ‘PLAY with'를 통해 공지되며, 신청서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반려견의 이름과 나이, 종류, 필수 예방주사 접종 여부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이후 확인 연락을 받고 정해진 참가비 입금까지 마쳐야 사랑하는 반려견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방문할 수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라개!


이번 도그데이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손님이 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SK의 새로운 유명인사가 된 강비! 강화도 SK퓨처스파크에서 생활하는 풍산개 강비는 보통 강아지가 아니다. 선수들의 힐링을 책임지며 엄연한 SK 2군 멘탈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들이 강비와의 교감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구단 내에서 ‘강 코치님’이라 불리며 개인 라커까지 갖고 있을 정도로 위상이 상당하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구단 유튜브 영상과 공중파 뉴스에 출연해 팀 홍보에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어 ‘강화도 비룡’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 이런 재간둥이가 도그데이에 어찌 빠질 수 있겠는가.


이날 강비는 개문인사에 참석해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3시 30분부터 1루 멤버십 게이트에서 홈팬들을 맞이했다. 모처럼 1군 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강비에게 팬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수많은 사람에 둘러싸이는 것이 당황스러울 법도 했지만, 이런 시선이 익숙한 듯 여유롭게 포토타임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자신을 촬영하는 팬에게 먼저 다가가 애정표현을 하는 등 팬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화제를 모은 것은 강비의 시구! 도그데이 일주일 전 업로드 된 시구 연습 영상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시구는 강비의 아빠인 최창호 루키팀 투수코치와 함께했다. 2루로 던져진 공을 물어오면, 최 코치가 투구하는 순이었다. 연습 때 공을 끝까지 가져오지 않아 걱정을 모으기도 했던 강비. 하지만 경기 당일 만칠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실수 없이 멋지게 임무를 수행했다. 이러한 활약 때문이었을까, 이날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대 2로 승리하며 SK의 새로운 승리요정이 됐다.


시구가 있기 전, 도그데이가 진행되는 외야 T그린존에선 ‘와이번스 DOG를 찾아라’ 이벤트가 열렸다.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한 애견들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자리였다. 올해는 치명적인 귀여움을 뽐내는 다섯 마리의 강아지가 자리를 빛냈다. 아나운서가 후보견을 소개하고 각자 갈고 닦은 개인기를 선보이는 모습은 전광판을 통해 장내에 생중계됐다. 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고, 지켜보는 사람들은 애교에 녹아내렸다. 이닝 교체 때는 미리 촬영한 재롱 영상을 소개하는 ‘애견 비디오 콘테스트’가 열렸다. 참가자는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많은 관중 앞에서 자랑할 수 있어 뿌듯했고, 팬들은 귀여운 강아지들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댕댕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한 야구장


평상시에는 여유롭게 경기를 관람하려는 이들이 모이는 외야 T그린존. 넓은 잔디가 펼쳐져 있어 한가로이 피크닉을 즐기기 안성맞춤인 구역이다. 도그데이엔 이곳이 온전히 반려 가족만을 위해 개방된다. 이날 푸른 잔디밭은 100팀이 넘는 참가자들의 행복한 분위기로 활기가 넘쳤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강아지와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은 흡사 한강이나 유원지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캠핑장에서 볼 수 있는 그늘막을 펴고 애견과 휴식을 취했다. 10개월 된 웰시코기 보름이와 함께 온 황정원 씨는 “처음 키우는 강아지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참여했다”며 “잔디나 시설 등이 잘 돼 있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6살 된 골든리트리버 뚱이와 참여한 이신혜 씨 역시 “아름다운 풍경에서 함께 야구를 볼 수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반려견들 역시 행복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행사를 맞아 미용을 받고 응원 굿즈로 한껏 치장한 강아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SK 유니폼을 입고 야구팬의 포스를 뽐내는 반려견들은 구단 마스코트라 해도 손색없어 보였다. 특별한 나들이라는 것을 아는 걸까.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교감을 나누는 활발한 모습으로 주인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취재를 위해 접근한 에디터에게도 연신 꼬리를 흔들며 즐거움을 표출하는 아이들이었다.


도그데이는 SK 팬뿐만이 아닌 모든 애견인의 축제였다. 올해는 상대 팀인 한화는 물론, 많은 타 팀 팬도 방문했다. 이들에게 본 이벤트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꼭 한번 참여하고픈 행사였다. 포메라니안 크롬을 데려온 한화팬 박예지 씨는 마침 응원팀 경기날 배정된 행사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벤트 정보를 얻기 위해 일부러 SK 구단 애플리케이션까지 다운받았다”며 “인천이 아닌 먼 창원에서 열린다고 해도 참여하고 싶다”는 말에서 강아지와 야구장에 오는 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LG 트윈스 팬인 김정현 씨는 응원팀의 경기가 아님에도 반려견과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기 위해 방문했다. 올해가 두 번째 참여라는 그는 특색 있는 마케팅에 만족해 앞으로도 참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도그데이는 구단에 상관없이 강아지와 야구라는 관심사만으로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다른 때는 불타는 승부욕과 응원 열기로 가득 차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지만, 이날만은 여유와 평화가 넘치는 야구장의 색다른 면모를 즐길 수 있었다.


#반려 가족의 만족을 더해줄 선물


반려견과 야구장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도그데이는 매년 스폰서의 지원을 받아 개최된다. 지금까지 의류, 사료 등 다양한 애견용품사와 협력했다. 올해 행사는 서울우유 아이펫밀크가 함께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에게 아이펫밀크 10팩과 각종 애견 간식 박스, 과일로 구성된 선물이 제공됐다. 반려동물의 야구장 출입과 경기관람 그리고 풍성한 사은품까지 주어지니 참가비가 저렴하다고 느껴진다. 주인만 만족스럽겠는가. 반려견에게도 크나큰 선물이다. 가족들이 각종 야구장 음식을 먹을 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강아지도 색다른 간식을 접할 수 있으니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안전이 최우선


아무리 반려인의 이목을 끄는 행사라고 해도, 행여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즐겁게 참여한 행사에서 우리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지만 직접 다녀온 바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선 이벤트 신청 단계부터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있는 반려견의 경우 접수를 제한한다. 동물보호법에서 맹견으로 정한 견종은 참가할 수 없으며, 생후 6개월 미만이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강아지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광견병과 인플루엔자 등 여섯 가지 필수 예방주사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러한 필수 조건을 통과한 강아지만이 도그데이를 즐길 수 있다.


행사 당일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벤트장에 입장하면 대형견과 소형견 구역이 나뉜다. 대형견은 3루 내야 쪽 방향, 소형견은 반대 방향으로 분리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한다. 또한 도그데이가 시작된 2013년부터 매년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의료센터 자원봉사를 나와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T그린존 뒤편에 배치돼 돌발 상황에 대비한다.


이번 도그데이에서 만난 모든 팬은 행사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덧붙여 강아지와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다른 구단에서도 볼 수 있으면 하는 소망을 드러냈다. 애견 인구는 매년 증가하지만, 반려견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날은 일 년에 단 한 번뿐이라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가 더 많아지기 위해선 조건이 있다. 애견인의 의식 수준도 이에 비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관람객을 배려할 때 당당히 강아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무쪼록 KBO리그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문화가 널리 정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 내년 도그데이에 더 많은 팬이 참여해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길 바란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9호(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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