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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 징계만이라도 확실히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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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명선수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음주운전에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최근 KBO와 각 구단은 선수들에 대한 음주운전 예방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과연 선수들의 의식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십여 년간 이어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니면 강한 제재를 통한 사후처방이 효력을 보일까?

에디터 최홍서 사진 SK 와이번스 , 삼성 라이온즈

#리그에 깊게 뿌리내린 음주운전 문제


삼성 라이온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하며 19년 선수 생활을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전날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나온 그는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기록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팬들 사이에서 그의 영구결번에 대한 이야기는 늘 화두였고 구단에서도 이를 반영해 은퇴 시 영구결번과 더불어 지도자 연수까지 생각 중이었다. 그런 선수가 음주운전을 한 것이 적발되고 하루아침에 은퇴하니, 야구계에 끼친 충격은 여간 큰 것이 아니었다.


올 시즌 음주운전이 적발된 KBO리그 선수는 비단 박한이 한 명뿐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LG 트윈스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던 윤대영이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탈락 후 새벽 음주운전을 하던 도중 도로 한복판에서 잠이 드는 황당한 사건을 일으켰다. 4월에는 SK 와이번스의 강승호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했음에도 구단에 알리지 않고 경기에 출장하다가 이를 외부 보도를 통해 알게 된 감독에 의해 경기장에서 쫓겨나게 됐다.


이밖에도 지명 전에 벌어진 사건이라 징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던 삼성의 이학주, 2018년 11월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올랐지만 입대 전 음주운전을 숨긴 사실이 밝혀졌던 임지열, NC 다이노스에서 KT 위즈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난 강민국까지. 2018시즌 종료를 기점으로 언론에 보도된 사실만 여섯 건에 달한다.


선수들의 음주운전 사고가 지난 1년 동안에만 유난히 많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과거에도 이는 프로야구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2012년 12월 16일, ‘일요신문’의 기사에 실렸던 야구계 관계자의 인터뷰를 보면 "그간 통계를 봤을 때 12월 한 달 동안에만 적어도 5명 이상의 선수가 음주운전과 관련된 문제로 경찰에 입건됐다"고 한다. 물론 7년 전 기사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올해에만 벌써 3명의 선수가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다는 점과 지난 비시즌에 3명의 선수가 과거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진 점을 생각하면 과연 문제가 감소했는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1980년대와 90년대에도 정삼흠, 김상훈, 강석천 등 당시 야구팬이라면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선수들 또한 적발된 사례가 있다. 결국 프로야구가 탄생한 이래 꾸준히 터져온 음주운전 문제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더 이상 뭘 해야 할까요?"


KBO리그는 음주운전이 아니더라도 폭행, 도박, 성폭행, 약물 도핑, 승부조작, 욕설 등 다양한 사건사고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만 해도 키움의 조상우와 박동원, 그리고 KIA 타이거즈 소속의 선수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로 인해 과연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선수들에게 기계적으로 징계를 내리는 것이 맞는지, 선수들의 근본적인 인식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KBO가 넋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 코치진,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포츠 윤리 교육과 도핑 방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성폭력 방지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각 구단도 선수들을 대상으로 사건사고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다. 두산 베어스는 올해 3월 신인 선수 입단식 당시 미디어 대응법과 사건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SK도 음주운전, 도박, 성추행, 인종차별을 절대 해서는 안 될 4대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방지 교육을 진행했다. NC는 매년 신인 선수들을 상대로 인성 교육 중심의 오리엔테이션을 여는 중이고, 키움은 작년 11월 28일에 고척스카이돔 홈구장에서 음주운전 금지 결의문을 만들고 서약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노력이 얼마나 큰 성과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매년 어김없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승호만 해도 사고를 저지르기 전날인 21일, 구단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받고도 그날 저녁 광명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분리대를 들이 받았다. 그때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9%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를 네 번이나 우승시키며 현대 왕조를 이룩했던 명장 김재박 감독이 남긴 명언이다. 전력이 약한 팀은 잠깐 잘 나갈 수 있지만, 성적이 오래가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음주운전 또한 같다. 구단 차원에서 그렇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육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생각 없이 액셀을 밟았던 강승호의 사례처럼 결국 사고를 칠 선수는 사고를 치고 만다.

#메이저리그를 반면교사 삼아야


세계 최고의 프로야구 리그인 메이저리그는 음주운전을 사무국 차원에서 제재하지 않는다. 선수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됐을 때 치료 프로그램을 받게 하는 수준이 전부다. 이외의 징계에 대해서는 사무국과 선수 노조 사이에 협의된 바가 없어 양측 모두 징계를 내리지 않는다. 당장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강정호만 해도 각각 2011년과 2016년에 음주운전으로 파문을 일으켰으나, 두 선수 모두 법적인 처벌만 받았을 뿐이다.


이렇듯 마약과 금지약물에 비해 가벼운 징계는 음주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했다. 메이저리그 관련 과거 기사를 찾아보면 선수들이 경기 후 라커룸 내에서 맥주를 마셨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환경은 많은 야구인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전설적인 야구 감독 빌리 마틴은 1989년에 음주운전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007년과 2014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조시 헨콕과 오스카 타베라스 역시 음주운전 도중 충돌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불과 3년 전에도 9월까지 평균자책점 2.86 16승을 기록하며 마이애미 말린스의 에이스로 군림하던 호세 페르난데스가 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 알콜, 마약 등을 복용하여 의식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로 운전하는 것) 상태에서 보트를 운전하다가 사고로 숨져 전 세계 야구팬을 충격에 빠뜨렸다.


여러 부분에서 메이저리그를 따라가고 있는 KBO리그지만, 적어도 음주운전 징계와 관련한 부문에서는 메이저리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현재 KBO리그에서 음주운전은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해 처벌 중이며, ① 단순 적발 시에는 출장정지 50경기, 제재금 30만 원, 봉사활동 80시간, ② 음주 측정 거부 시에는 출장정지 70경기, 제재금 500만 원, 봉사활동 120시간, ③ 음주 접촉 사고 시에는 출장정지 90경기, 제재금 5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 ④ 음주 인사 사고 시에는 출장정지 120경기, 제재금 1000만 원, 봉사활동 240시간의 징계를 내리고 있다. 물론 해당 사항이 중복되거나 다회 발생할 시에는 가중처벌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단순 규정상으로만 따지면 윤대영은 지금쯤 1군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장하고, 강승호는 90경기 출장정지를 받고 옷을 벗지 않았어도 괜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LG와 SK 구단은 두 선수에게 임의 탈퇴라는 철퇴를 가했다. 팬들뿐 아니라 구단도 출장 정지만으로는 처벌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각 구단들이 음주운전 선수들을 임의 탈퇴 처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KBO리그의 공식적인 징계가 약하기 때문에 대용적으로 사용 중인 수단일 뿐, 직접적인 징계는 되지 못한다. 2019 야구규약상 ① 선수가 참가활동기간 또는 보류기간 중 선수 계약의 해지를 신청해 선수 계약이 해지된 경우, ② 선수가 선수 계약의 존속 또는 갱신을 희망하지 않음이 인정되어 구단이 선수 계약을 해지한 경우, ③ 제59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보류기간이 종료된 경우, ④ 기타 KBO 규약(제98조 선수가 웨이버를 거부한 경우, 제172조 제2항 제2호 보상선수가 선수 계약의 양도를 거부하는 경우, 제17장 FA(자유계약선수)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의하여 임의 탈퇴로 신분이 변경된 경우 선수는 임의 탈퇴 대상에 해당된다. 쉽게 정리하면 은퇴하고자 하는 선수, 웨이버 공시를 거부한 선수, 보상선수로 지명됐으나 이적을 거부한 선수, FA 규정을 위반한 선수가 임의 탈퇴되는 셈이다. 이 중 이적과 관련한 문제로 KBO 규약을 위반한 경우가 아닌 한 강제로 임의 탈퇴 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구단은 선수를 임의 탈퇴시키기 위해 해당 선수와 상호 합의를 해야만 한다. 징계란 사전상 부정이나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함을 의미하는데 구단이 잘못을 저지른 선수와 합의를 통해 처벌을 한다는 꼴이다.


KBO가 아닌 구단에서 임의적으로 내리는 징계라는 점에서도 적절치 않다. 프로야구단은 사회적 윤리를 따지기에 앞서 팀 성적과 모기업, 스폰서에 이득이 되도록 행동하기 마련이다. 만약 사회적 물의를 저지른 선수를 임의 탈퇴시켰을 때 사회적 이미지를 얻는 이득보다 해당 선수를 계속 기용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면,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며 계속해서 출장시킬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장 KIA에서 뛰었던 손영민만 해도 2012년에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임의 탈퇴를 당했으나, 2016년에 해제돼 다시 현역 선수로 뛰었던 바 있다. 이는 임의 탈퇴가 징계의 수단으로써 사용되기에 얼마나 허점이 많은 제도인지를 보여주는 일례였다. 결국 구단에서 부가적으로 임의 탈퇴 등의 자체 징계를 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KBO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서야만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강력한 제재


한밤중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집에 안전히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도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다. 혹여나 자가용을 몰고 왔더라도 가족이나 친구, 혹은 대리 운전기사를 부르면 된다. 이렇듯 여러 해결책이 존재하기에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없이 잘못이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다.


2009년 두산의 김명제가 음주운전으로 하반신 마비를 얻고 선수 생활을 접었고, 2017년 KT의 외국인 선수 앤디 마르테가 음주운전 과속으로 자국에서 사망했다. 이런 일들이 있음에도 얼마나 많은 선수가 음주운전을 저질렀는가. 저지를 선수가 저지른다면, 적어도 그런 선수들만큼은 확실히 리그에서 뿌리 뽑아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적어도 징계가 음주운전을 저지른 선수들을 다시 그라운드에 불러들이는 수준에서 머무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9호(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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