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버거 1개 1.8kg? 치즈와 소고기 패티 조합이 안좋은 이유

조회수 2020. 12. 22. 14: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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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한 끼를 하기 위해선 많은 선택이 필요합니다. 한식, 양식, 중식 등 식사의 종류를 골라야 하고, 수많은 메뉴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죠. 패스트푸드점에 갔다고 가정한다면 소고기 버거, 치킨버거, 새우버거 중에 한 가지를 고르고 세트로 먹을 건지 아닌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식사가 맛있었다면 "오늘 메뉴는 성공이야!"라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식사라는 너무나도 개인적이고 사소한 선택에 따라 지구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무심코 남겼던
탄소 발자국

새하얀 눈밭을 밟으면 발자국이 남듯,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면 지구에 탄소 발자국이 남습니다. 탄소 발자국이란 일상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되는 탄소(온실가스)를 무게 단위로 환산한 총량인데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때 얼마큼의 탄소를 배출하는지 인지하고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죠.


온실가스 하면 자동차나 공장의 매연만을 생각하지만 '식사'를 할 때도 탄소 발자국이 찍힙니다. 심지어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의 26% 이상이 음식에서 발생하는데요. 식재료를 키우고 옮기고, 가공하고, 버려지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 탄소발자국을 가장 깊게 남기는 식품은 무엇일까요?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메뉴 선택

영국의 저명한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연소와 기계톱 그리고 소가 지구를 위협한다고 말합니다. 연소는 화석 연료의 무절제한 사용으로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것, 기계톱은 삼림 파괴를 말하는데요.


그렇다면 소는 왜 지구를 위협하는 걸까요? 소를 키우기 위해선 숲을 파괴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을 먹여살릴 식량과 물이 소의 먹이로 사용됩니다. 소를 기르는데 쓰이는 물은 채소를 기를 때 사용되는 물보다 100배나 많이 들어가죠.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데요. 실제로 미국에서 19%의 소고기 소비를 줄이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억 8,500만 톤 감소했습니다. 이는 연간 3,900만 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양입니다.

미국 환경 작업 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에서 사람들이 주로 먹는 식품 kg당 발생하는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조사했어요. 그 결과 양고기와 소고기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돼지고기에 비해 2~3배 가까이 많은 양인데요. 양과 소는 한 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 씹어 먹는 반추동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트림을 하며 메탄이 많이 발생하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1배 큰 온실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우유는 돼지고기보다 많은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데요. 소에서 나는 우유를 한 번 더 가공하고 냉장을 통해 유통되므로 많은 양의 탄소가 발생합니다. 이 외에도 양식 연어와 닭고기, 참치 통조림, 계란, 감자, 쌀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식 메뉴 중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음식으로는 설렁탕이 꼽혔습니다. 그 뒤를 곰탕과 갈비탕, 불고기, 육개장이 차지했는데요. 이 음식들의 공통점은 모두 소고기가 들어갔다는 겁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이윤희 선임연구원은 "설렁탕 1인분에 10kg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나오고 콩나물국은 100g 정도가 배출된다."라고 말합니다. 설렁탕과 콩나물국의 탄소발자국이 10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겁니다. 모든 한국인이 일주일에 한 번만 육개장 대신 북엇국을 먹으면 온실가스 8,500만 톤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소나무 1300만 그루가 흡수해야 하는 양과 같습니다. 한 끼 식사 메뉴만 잘 선정해도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죠.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메뉴 선택

미국의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개인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크게 4가지가 있다"라고 말합니다. 고기를 적게 먹고, 아이를 적게 낳으며, 차 없이 살기와 비행기 안타기(Eating less meat, having fewer babies, living without a car, and flying less) 인데요. 우리가 당장 실천하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채식'입니다. 현재 고기와 유제품 소비 수준은 1700년대 살았던 사람이 매일 고기 445kg과 우유 4,542L를 마시는 것과 같아요. 그만큼 육식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말인데요. 옥스퍼드 대학의 조지프 푸어 교수는 “육류와 유제품 섭취를 줄이는 등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환경오염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해요.

고기나 유제품을 먹다가 하루아침에 먹지 않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어떤 식품의 탄소 배출량이 많은지를 인지하고 보다 나은 선택을 하는 거예요. 육식을 해야 한다면 소고기보다는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아침과 점심 두 끼라도 채식을 하고, 저녁은 동물성 식품을 먹는 간헐적 채식도 이상적인데요. 아침과 점심에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연간 1.3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답니다.

당장 육류와 유제품 섭취를 줄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합니다. 위의 표를 보면 마음이 살짝은 달라질 텐데요. 한국인이 지금 먹는 것을 유지한다면 2050년에는 2.3개의 지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2050년 육식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거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마코 스프링만 박사팀은 2050년 약 100억 명의 인구가 예상되며,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선 육류 소비를 현재의 1/10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소고기 소비량을 90%, 우유는 60%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2050년, 멀게 느껴지지만 곧 우리에게 닥칠 현실입니다. 한 끼의 노력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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