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 버무리기만 했을 뿐" 퍼포먼스 보여주고 히트 친 셰프의 음식

조회수 2021. 5. 13. 19: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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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바삭바삭

A.S.M.R...! 시저샐러드 속 신선한 로메인 상추와 바삭한 크루통을 먹는 소리, 상상되시나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보통은 맛과 비주얼에 초점을 맞추죠. 그런데 이 샐러드, 먹는 소리까지 완벽합니다. 이렇게 ‘갓벽’한 샐러드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요?

시저샐러드의 역사

시저샐러드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시저 칼디니(caesar cardini)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시저는 당시 미국의 강력한 금주법을 피해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의 한 도시, 티후아나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가까웠기 때문에 술을 즐기려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애용하던 가게이기도 했죠.

1924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 레스토랑에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음식 재료가 부족해졌죠. 배고픈 손님들을 돌려보낼 수 없었던 시저는 남은 재료를 모았습니다. 로메인 상추, 달걀, 튀긴 빵, 치즈가루, 올리브오일 등 기본 재료만 남아있을 뿐이었죠. 하지만 기본으로 최고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 셰프의 실력이라는 얘기가 있듯, 시저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그는 모든 재료를 가지고 나가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서 직접 버무리는 퍼포먼스를 했어요. 고소함이 돋보이는 이 샐러드는 단번에 히트를 쳤습니다. 이후 티후아나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꼭 먹어봐야 할 명물 음식으로 자리 잡았죠.

시저 샐러드가 미국 전역으로 알려진 데에는 셰프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의 활약이 컸습니다. 줄리아 차일드는 영화 <줄리&줄리아>의 실존 인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죠. 자신의 책 『줄리아 차일드의 주방으로부터』에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 시저 샐러드를 맛본 추억과 시저의 딸에게서 얻은 샐러드의 레시피를 소개했습니다.

“부모님은 시저 샐러드를 시켰다.
카르디니는 큰 카트를 테이블까지 가져와서는
나무 그릇에 로메인 상추를 넣고 섞기 시작했는데, 그의 움직임을 다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확실히 기억나는 건 달걀이다. 상추 위에 날달걀 두 개를 깨서 넣었는데, 샐러드가 섞이면서 초록색 이파리가 번쩍거렸다.

(중략)

이는 미국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샐러드였다. 그리고 유럽에서도 조만간 성공할 거라는 조짐이 보였다.”

이후 유럽까지 시저샐러드의 인기가 뻗어 나갔는데요. 1930년대 파리에서 열린 국제미식가협회(The International society of Epicures)에서 일류 주방장들이 뽑은 ‘지난 50년간 미국인이 만든 요리' 중 최고의 레시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가벼운 식전 요리에서 연어, 새우, 닭고기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가벼운 메인 요리로 발전했죠.

시저샐러드 제대로 즐기기

시저샐러드는 드레싱이 관건인 음식입니다. 계란 노른자와 치즈가 들어가 깊은 풍미를 자랑해요. 특히 로메인 상추와는 오랜 단짝이죠. 오리지널 시저샐러드에는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소스에서 단백질, 비타민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잠봉뵈르나 닭가슴살, 견과류 등 추가적인 재료를 넣어 먹어도 좋아요.

시저샐러드는 드레싱에 버무려져서 나오는 샐러드인데요. 채소들에서 나오는 물이 바삭한 크루통을 적시면 바삭한 식감을 잃게 되기 때문에 드레싱을 미리 버무린 뒤, 크루통을 얹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크루통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다진 마늘을 올리브오일에 담가 두었다가 사용하면 향긋한 마늘 향을 베게 할 수 있어요.


한 요리사의 재치가 쏘아 올린 시저샐러드의 파급력은 엄청났습니다. 당시 이 음식의 소문을 듣고 할리우드 스타들도 끊임없이 방문했다고 할 정도니까요.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애피타이저나 한 끼 식사로 사랑받는 시저샐러드. 매일 같은 샐러드가 아닌 묵직한 맛이 그리울 때, 한 끼 식사로 선택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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