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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평범한 헬스장 관장이 미국-일본에 한국 인삼을 알리는 사업가가 되기까지

보디빌딩, 헬스클럽, 일본무역을 거쳐 인삼 수출 사업까지 온, 금산진생협동조합 정원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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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금산군에 협동조합이 하나 있습니다. 지방 협동조합이라고 작은 규모를 생각하셨나요? 이 협동조합은 공동의 인삼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을 포함한 1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누적 매출 24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금산진생협동조합인데요.


22명의 조합원이 함께 운영하는 금산진생협동조합은 정원식 대표가 헬스클럽 폐업과 일본 무역업 실패 끝에 찾은 기회였습니다. 실패의 경험을 재기의 발판으로 활용하며 이제는 100만 달러 수출을 꿈꾸는 정원식 대표의 이야기를 EO가 들어봤습니다.

금산진생협동조합 정원식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금산진생협동조합의 정원식 대표입니다. 우리 협동조합은 충남 금산군에서 인삼 농가와 공장, 판매업에 종사하는 조합원 5명이 3천만 원을 출자해 2016년에 처음 설립됐습니다.


인삼, 홍삼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조합원이 모인 만큼 다양한 홍삼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조합원이 22명 정도 되고, 일본과 미국 등 1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매출이 1억 원 정도 나왔는데 2019년에는 7억 3천만 원을 달성했어요. 올해는 8~9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정원식 대표의 보디빌더 시절

Q. 협동조합을 시작하기 전 대표님이 이력이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취미로 3년 가까이 보디빌딩을 했어요. 보디빌딩을 하면서도 작은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는데, 마침 운동하면서 알게 된 선배가 용인에 저렴하게 나온 체육관이 있다며 인수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용인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낙후된 시설이었지만, 러닝머신에 모니터를 달면서 나름 부활을 시켰어요. 6개월 정도 장사가 잘됐는데, 용인의 죽전동이 발전하면서 대규모 헬스클럽이 생겨나니까 회원이 줄더라고요.


힘든 시간을 보냈죠. 지금 생각해보면 헬스클럽 관장과 트레이너를 겸하다 보니 질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결국 300만 원을 받고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남고 헬스클럽을 비워 놓을 수도 없으니,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Q. 그때 구상하셨던 게 소규모 무역업이었나요?


네, 제가 그 시기에 비디오카메라를 샀거든요. 일본에서 산 카메라였는데, 그 카메라가 너무 좋은 거예요. 지인들이 한번 써보고 싶다고 일본 갈 일 있으면 하나만 사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죠.


그때 오사카에 주로 갔는데, 지역 전자 상가에서 진행하는 할인 시기에 맞춰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해 전달했어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일본 제품을 구매해주는 구매 대행을 시작했습니다.


비디오카메라뿐만 아니라 면도기나 게임기까지 사업 아이템이 다양했어요. 헬스클럽 할 때보다 매출이 더 좋더라고요. '구매 대행만 할 게 아니라 소규모 1인 무역, 소호무역*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정식으로 사업자를 내고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소호(SOHO)는 작은 사무실(Small Office), 자택 사무실(Home Office)의 약자로 모든 업무를 혼자 처리하는 소규모 사업을 뜻한다. 소호무역은 본인이 직접 아이템을 발굴하고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원스톱 무역이다.


그래서 공항과 가까운 일산으로 이사까지 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환율이 쉬지 않고 계속 오르는 겁니다. 수입업을 시작할 때 환율이 800원 대였는데 1,000원을 넘더니 1,300원까지 올라가더라고요. 환율이 높아지면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 오는 만큼 수익률은 떨어져요. 결국은 폐업하게 됐죠. 두 번째 위기였습니다.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아보려 했지만 환율이 높다 보니 어떤 아이템을 해도 수지타산이 안 맞더라고요. 그런데 환율이 높으면 수출에는 유리하잖아요. 수출을 해보면 어떨까 고민하던 차에 건강식품이 떠올랐어요.


제가 보디빌딩을 할 때부터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잘 아는 아이템으로 시작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니, 건강식품을 수출하기로 했죠.


적절한 건강식품 아이템을 찾다가 인삼에 꽂힌 거예요. 알아보니까 충남 금산이 우리나라 인삼의 중심지더라고요. 바로 금산으로 이사해 금산월드라는 개인사업자를 내고 본격적으로 인삼 무역업을 시작했습니다.

Q. 인삼 무역을 결심하고 금산으로 귀촌하셨다니, 실행력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연고 없는 지방에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려면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일단은 인삼이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자세히 봤어요. 그리고 인삼 만드는 공장을 찾아다녔습니다.


공장에 찾아가서 "인삼을 수출하고 싶습니다. 인삼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 부적정으로 반응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런데 사장님 한 분이 살갑게 맞아주시더라고요. 그분을 통해서 인삼 수출을 시작했죠.


그렇게 카탈로그와 샘플 몇 개를 들고 일본에 갔다가, 오사카에 쯔루하시라는 시장을 알게 됐어요. 거기에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핸드 캐리어에 영업에 필요한 인삼 제품을 담고 점포마다 홍보를 다녔어요.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금산 인삼 아저씨라는 애칭이 생겼죠.


그때는 보따리 무역이라 작고 비싼 걸 팔아야 수익이 괜찮았거든요. 그래도 상인분들이 "금산 아저씨~ 홍삼 사탕 한 봉지만 갖다줘" 하시면 서비스로 다 드렸어요. 큰 이윤이 없더라도 고객에게 필요한 걸 제공하는 모습이 점포 주인들한테 어필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금산이 고향인 고객을 만난 겁니다. 일본에서 금산 인삼 매장을 열어보면 어떻겠냐고 계속 제안을 드렸더니 결국 "그래. 그럼 한 번 해보자"라고 하시더라고요.


금산군청에 가서 도움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사업을 안내해주셨어요. 그렇게 금산군의 도움을 받아 2012년 9월, 금산 인삼 전문 매장을 일본 오사카 쯔루하시에 냈습니다.


오사카 매장 1호점을 오픈한 후에 첫 수출이 5만 달러 정도 됐어요. 장사가 잘됐죠. 1호점 오픈 후에 오키나와에 2호점을 오픈했고요. 한 3개월 정도 장사가 잘됐는데, 독도 문제가 터진 거예요.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일본 바이어와의 수출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있는 제품들도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는 일이 생겼죠. 일본만 보고 사업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본격적으로 다른 나라에 수출하기 위한 고민과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Q. 협동조합을 꾸릴 생각은 언제 어떻게 하신 건가요?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던 찰나에 미국에서 금산 인삼 매장을 내고 싶다고 바이어 한 분이 찾아오셨어요. '이렇게 된 거 두 번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에 한 번 수출해보자'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미국 수출을 준비하다 보니 일본하고는 차원이 다른 거예요.


일단 미 FDA 승인을 받아야 수출이 가능했고, 차후에 제품에 대한 책임 역시 수출업자가 전부 감당해야 했어요. 단독으로는 수출시스템 갖추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단순한 거래처가 아닌 책임 의식을 공유하는 끈끈한 관계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협동조합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국내 협동조합이 한창 활발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렇게 기존 거래처 중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몇 분과 논의해 5명이 처음 협동조합을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미국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뉴욕부터 갔어요. 미국에 있던 바이어도 깜짝 놀라더라고요. 금산에서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미국에서 만나니까 신뢰가 갔던 거죠. 그 자리에서 수출 계약을 마치고, 얼마 후 뉴욕에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협동조합을 결성한 게 규모화면에서도 그렇고, 바이어에게 상당히 긍정적으로 어필된 것 같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협동조합이 이미 발달해 있거든요. 잘 알려진 썬키스트도 미국 협동조합의 브랜드고요.

금산진생협동조합 정원식 대표

Q. 여럿이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은 결속력이 가장 중요할 텐데 금산진생협동조합의 결속력은 어디서 오나요?


저희 협동조합원 구성원들은 각자 전문 분야가 있어요. 홍삼농축액을 잘 만드시는 분, 홍삼 캔디를 잘 만드시는 분 등 각 분야의 장인이 모이니 바이어 분들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오랜 시간 거래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합원 각자의 전문 분야가 겹치지 않도록 협동조합을 구성한 게 결속력의 포인트였던 거죠.


사실 저도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었는데, 협동조합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깨졌습니다. 지금은 다시 사업을 하더라도 협동조합을 하겠다는 마음이에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께도 협동조합을 많이 추천해드리고요.


제가 사업을 하면서 얻은 지혜가 있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거예요. 사업을 하다 보면 '뭐부터 해야 하지?' 하고 머릿속이 백지가 되는 상황이 오는데, 그때는 해야 할 일을 먼저 적어봐요. 그중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천하죠.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거예요. 혼자 사업을 하면 분명 한계가 오거든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직원을 둘 수는 없으니, 그런 어려움을 대비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생각한 거예요.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출자하고 뜻을 모은 조합원이 함께 사업을 이끄니까요.


우리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협업 사업으로 생산 장비를 지원받아 제품 제조까지 하고 있어요. 지원 사업을 통해 유통에서 제조까지 사업을 확장한 거죠. 개인에서 법인으로, 1인에서 여러 명의 조합원으로 조금씩 늘려갔다고 생각합니다.

금산진생협동조합 정원식 대표 인터뷰

Q. 금산진생협동조합이 함께 준비하는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연 100만 달러 이상 수출한 회사에 주는 상이 있습니다. '수출의 탑'인데요. 해외 시장 개척과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을 선정해 매년 수출의 탑을 수여하는데 조합원들과 저의 다음 목표가 바로 이 상이에요. 100만 달러 수출에 성공해서 금산진생협동조합이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모습을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9월 공개된 <평범한 헬스장 관장이 미국-일본에 한국 인삼을 알리는 사업가가 되기까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보디빌딩, 헬스클럽, 일본무역을 거쳐 인삼 수출 사업까지 온 금산진생협동조합의 대표 정원식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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