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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3초에 1캔씩 팔리는 '이 맥주'의 성공 비결

제주도의 맥주로 국산 맥주에 대한 편견을 깬,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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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을 전량 품절시키며 단숨에 ‘편의점 수제 맥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한 맥주가 있습니다. 현대카드와 1년 반 동안 협업해 개발한 제주맥주의 ‘아워 에일’이 그 주인공인데요.


제주맥주는 론칭 3년 만에 누적 투자액 600억 원을 달성했고, 2020년 상반기 매출 148억 원을 기록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상장이라는 더 큰 꿈까지 꾸고 있는데요. 이런 제주맥주의 성장은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년간 국회에 나가며 결국 법을 바꿔낸 문혁기 대표의 열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스스로 맥주에 미쳐있었다고 고백한 문혁기 대표의 이야기를 EO가 들어보았습니다.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와 함께 제주맥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제주에서 맥주를 만들고 있는 문혁기입니다. 편의점에서 한 번쯤 제주맥주를 보셨을 텐데요. 2017년 8월에 론칭한 제주맥주는 2019년 기준으로 3초에 1캔씩 판매되는 맥주입니다. 매년 200% 이상씩 꾸준히 성장 중이에요.


제가 크래프트 맥주를 창업할 즈음이 ‘우리나라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이 깊이 자리한 때였어요. 그 대안으로 수입 맥주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요.


우리나라가 다른 제조업은 참 강한데, 유독 맥주는 수입 의존도가 높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어떻게든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 마음이 제주맥주 창업으로 이어졌죠.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Q. 제주맥주가 첫 번째 창업은 아니라고 들었어요.


처음 창업했던 회사는 외식업체 화장실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였어요. 당시 해외에서는 아르바이트생들이 화장실 청소를 꺼리는 분위기라, 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많았어요.


한국에도 도입해보려고 무작정 미국 회사에 찾아가서 “한국에서 이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설득했죠. 결국 사업권을 받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청담동에 다이닝바 컨셉의 외식업체를 창업해, 매장을 7개 정도 운영했어요. 그 사업의 매각 대금까지 합해 설립한 회사가 제주맥주예요.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지금은 누적 투자액 600억 원을 달성했지만,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2018년 열렸던 연남동의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Q. 워낙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니까요.


맞습니다. 맥주 산업이 초기 시설 투자가 많이 필요해서 진입 장벽이 아주 높은 산업 중 하나예요. 대기업만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스스로 무모한 짓이라고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기업이 독점하던 시장이 차츰 열리던 때였고, 한번 열린 시장은 다시 닫히지 않는다고 확신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아무래도 신생 맥주 브랜드다 보니까, 초기 단계의 음용 경험이 제일 중요했어요. 소비자에게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맥주를 마시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했죠. ‘어떻게 음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연구하다 나온 게 연남동 팝업스토어였어요.


처음 마케팅팀에서 “연남동에 20일 동안 건물을 빌리려면 이 정도 예산이 필요합니다"라고 보고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1년 임대료도 아니고 20일 임대료가 그렇게 비쌀 줄 몰랐거든요. 선뜻 승낙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때 마케팅팀에서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아예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며칠 고심한 끝에 승낙했는데, 기대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행사 기간 동안 하루에 평균 2,000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국내 주류업계 사상 최다 방문 기록으로 9시 뉴스에 보도됐으니까요.


연남동에서 총 5~6만 명의 사람들이 저희 맥주를 한 잔씩 마실 수 있는 ‘경험’을 했어요. 저희는 그 경험에 돈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과 회의 중인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Q.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마케팅 팀의 의견이 인상적이네요.


제주맥주를 시작할 때 제가 크래프트 맥주에 정말 미쳐 있었거든요. 그래서 ‘함께 일할 사람은 나보다 더 맥주에 미쳐있는 사람을 뽑자’고 생각했어요.


지금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실장님이 팀에 합류한 과정도 굉장히 재밌어요. 제주맥주가 법인을 설립하기 전에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한국에서 맥주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거든요. 실장님께서 그 소식을 어디선가 듣고 ‘제주맥주’라는 곳에 연락은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으니까,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에 지원서를 넣으신 거예요.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 사장님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제주맥주 지원서를 우리에게 보냈다”면서 확인해보라고 하신 거죠. 브루클린 브루어리에서 이력서를 전달받아 면접을 진행했는데,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채용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후로 8개월 동안 제주맥주에서 일하고 싶다고 계속 찾아오시는 거예요! 최종적으로 회사에 입사하기까지 거의 9개월이 걸렸죠. 그렇게 하나에 미쳐 있는, 열정적인 사람이 일도 열심히, 잘하는 것 같아요.

제주맥주의 제주 위트 에일

Q. 제주에서 맥주를 만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좋은 술은 여행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어요. 술은 만드는 그 자리, 장소에서 마시는 게 가장 좋거든요. 특히 맥주는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오래 숙성해서 마시지 않고 가장 신선할 때 마셔야 해요. 그게 맥주의 본질이죠.


그런데 드라이컨테이너로 유럽이나 미국에서 맥주를 들여오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두 달이 걸려요. 특히 여름에는 컨테이너 내부 온도가 70~80도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현지에서 먹던 맥주 본연의 맛을 유지하기 어려워요.


좋은 술, 좋은 맥주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국내에서 맥주를 만들기로 마음먹었죠. 특히 제주의 깨끗한 물과 청정한 원료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소비자가 주로 모여 있는 서울까지도 하루나 이틀이면 배송이 가능하거든요.


또 다른 이유는 브랜딩이었어요. 하나의 브랜드가 성장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주가 가진 자연의 이미지를 브랜딩 안에 진정성 있게 담으려고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한 번 강하게 기억됐다가 금방 잊혀지는 브랜드가 아니라, 잔잔하더라도 오래 가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지금도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어요.

제주맥주의 브루어리 투어를 즐기고 있는 고객들

Q. 제주맥주는 브루어리 투어로도 유명한데, 이 역시 브랜딩의 일환인가요?


처음 양조장을 만들 때부터 해외 와이너리 투어를 벤치마킹해서 설계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은 잘 마시는데, 실제로 술이 만들어지는 곳을 방문해 본 경험은 많지 않더라고요.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만 매년 1000만 명 이상이거든요. ‘그 1,000만 명이 제주맥주를 경험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제주맥주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양조장을 처음 만들 때부터 해외 와이너리 투어를 벤치마킹했고요.


양조장이 제주맥주를 알리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양조장을 체험하면서 저희가 왜 제주맥주를 시작했는지, 우리나라 맥주 시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주맥주 양조장에서는 항상 갓 만든 신선한 맥주만 제공하고요.


어제도 양조장에 오셨던 손님 한 분이 “이 맥주 정말 맛있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럴 때 참 뿌듯해요. 제주맥주는 지금도 양조장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와 매일 소통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주맥주의 제주 펠롱 에일

Q. 그런 노력의 영향인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이미 작년 한 해 매출을 넘어섰다고 들었어요. 기록적인 성장세입니다.


2020년부터 제주맥주도 다른 수입 맥주와 마찬가지로 ‘4캔에 만 원’이라는 동일한 가격대로 공평하게 경쟁하게 된 영향이 큽니다. 2년간 국회에 나가며 법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성과죠.


그동안 국내 맥주가 수입 맥주보다 비쌌던 건 주세법 때문이었어요.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에 일본의 주세법을 그대로 가져와 썼어요. 1950년대는 수입 맥주가 없었으니까 국내 위주의 법을 만들었는데, 시대가 바뀌고 수입 맥주가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국내 시장에 맞춰놓은 법을 수입 맥주에 적용하니까 국내 맥주에게 불리한 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맥주를 제조하는 데 수입 맥주의 세금이 더 적은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크래프트 맥주 회사들이 성장하기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어요.


제주맥주를 시작하면서 전사적 목표로 ‘불공평한 주세법을 바꾸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국회에 가서 주세법의 잘못된 부분을 알렸고, 많은 매체와 영상을 제작하면서 주세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어요. 제주맥주 캔 뒷면에 ‘수입 맥주 주세와 국산 맥주 주세의 차이점’을 표시했을 정도로요.


2년을 열심히 설득하고 노력한 끝에 비로소 법이 바뀌었습니다. 사실 마지막까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작년 12월을 보냈어요. 아마 혼자였다면 이루기 힘들었을 거예요. 많은 수제 맥주 회사의 젊은 창업가들이 함께 뛰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 인터뷰

Q. 성공적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창업 정신이 있을까요?


창업의 근본은 ‘끊임없는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해서 일하다 보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정말 예상치 못한 힘든 벽을 많이 만나요. 일은 한없이 더디게 진행되고, 내가 원하고 계획한 시간 내에 결론이 안 나오니까 더 힘들고, 지겨워질 때도 있어요.


창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졌던 열정으로 그런 슬럼프를 계속 이겨내야 해요. 추진력과 믿음을 가지고 일하는 자세가 창업에서 중요한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4월 공개된 <물 장사가 쉽다고요? 수백억의 투자를 받고 법도 바꿔야 했습니다>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2년간 국회에 나간 끝에 3초에 1캔씩 팔리는 제주맥주를 만든 문혁기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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