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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사회적 대기업'을 꿈꾸는 회사

조회수 2020. 11. 25.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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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행으로 사회적 미션을 실천하는,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

아파트 가정집 한 채 정도의 평수에서 물류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믿기시나요? 그야말로 미친 짓에 가까운 환경에서 물류업을 시작한 두손컴퍼니의 박찬재 대표님은 이제 1,200평 이상의 물류 센터로 20억 원 이상의 매출, 105억 원의 누적투자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쿠팡에 비하면 아담할 수 있지만, 시작을 생각하면 기적에 가까운 상황이죠.


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그에게는 소셜벤처로서 사회적 실천을 해내고 싶다는 마르지 않는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는데요. 종이 옷걸이에서 물류대행으로 업종을 바꾸며 성장하고, 그로써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있는 두손컴퍼니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물류대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두손컴퍼니의 박찬재라고 합니다. 온라인 셀러들을 위한 이커머스 전문 물류대행 서비스 품고와 크라우드펀딩 전문 배송 서비스 두윙을 운영하고 있고요. 힘든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해결하려는 문제를 하루하루 충실하게 해결하다 보니 어느새 사회적 기업가로 불리고 있네요.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가 사업 초기에 만든 옷걸이

Q. 처음에는 제조업으로 사업을 시작하셨다고요.


저희는 2012년에 옷걸이를 만들어서 취약계층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제조업으로 시작했는데요. 제대로 된 매출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팅도 없는데 매일 양복을 입고 나온 인턴 후배 친구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하루는 새벽 4시 반에 잠이 깨서 기도가 막 나올 정도였어요. '나를 이 길로 들어서게 했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구제해줘라'라고 생각했죠.


그대로 다시 잠들었는데, 6시쯤 다시 깨서 방법이 떠올랐어요. '이 방법으로도 안 되면 접자'라고 생각하고,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모아두었던 돈을 다 털어서 옷걸이 샘플을 6,000개 정도 만들었습니다.


그 샘플들을 들고 대기업 마케팅팀 담당자들이 출퇴근하는 곳에서 옷걸이를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경비한테 쫓겨나면 다시 가서 나눠주고, 소변기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그랬어요. 화장실에서 그 제품을 본 마케팅 담당자가 한 1억 원 정도 수주를 해줘서 회사가 망할 뻔하다가 기사회생했던 적도 있었죠.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 인터뷰

Q. 그러다 어떻게 물류업에 뛰어드신 건가요?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까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물류였습니다. 주변에 다른 대표님들을 만나도 4인 이하의 작은 초기 기업들, 주로 디자인이나 개발 분야에 역량이 있는 업체들은 물류 인원을 채용하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 업체들의 물류를 모아서 한꺼번에 물류 수행을 하면 비용도 절감되고,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 생각으로 2015년부터 물류업을 시작해서 현재 매출액 24억 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의류부터 화장품 아이디어 상품들까지, 상상할 수 있는 웬만한 온라인 판매자들의 상품을 저희가 다 취급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현재 빠르고 저렴하게 배송하는 것을 넘어서 대신 보관해드리고 포장해서 출고하는 일까지 도맡고 있습니다.

두손컴퍼니의 물류대행 서비스 '품고'가 운영하는 실제 창고

Q. 사실 이런 부류의 물류 서비스는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규모가 큰 회사들이 하는 사업인 거로 아는데요. 어떤 그림을 그리며 물류업에 뛰어드신 건가요?


18평에서 물류업을 시작한 업체는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에 사무실 앞에 있는 18평짜리 공간을 임대해서 물류센터라고 현판을 붙이고, 거기서 물류업을 시작했거든요.


저희가 하는 온라인에 특화된 물류대행 서비스를 보통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부르죠. 풀필먼트는 2000년대 초반 아마존이라는 업체가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면서 만든 개념인데요.


전자상거래 물류업은 고객들이 그날그날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예상할 수 없는 반면, 다뤄야 하는 제품의 종류가 월등하게 많은 편입니다. 풀필먼트는 데이터를 통해 제품의 위치 정보를 시작으로 장소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제품을 찾는 과정의 동선을 줄인다거나 고객사들에게 더 나은 판매 방식을 제공할 수 있어요.


그 점에서 과거에 물류는 단순 주문만을 수행했지만, 앞으로 서비스의 차별점을 만드는 사업으로 변환될 거라고 봅니다. 가령, 물류에서 누적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판매량을 더 늘릴 수도 있는 거죠.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 인터뷰

Q. 두손컴퍼니는 물류업을 통해 사회적 미션을 실천하려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기업들은 다 소명을 갖고 있기 마련이잖아요. 저희 회사의 목적은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겁니다. 그 미션에 따라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때가 있었는데요.


특히, 빅이슈 사례를 보고 많이 감명받았던 것 같아요. 빅이슈가 판매 과정을 통해 홈리스분들이나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영국에서 시작된 잡지잖아요. 그 비즈니스 모델이 굉장히 혁신적이라고 생각하고 감동한 나머지 저희도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아서 혈기왕성하게 사업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국내 케이스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서 디자인 제품들을 판매하는 마리몬드가 대표적인데요. 빅이슈, 마리몬드, 그리고 저희처럼 사회적 가치를 미션으로 삼는 기업을 사회적 기업 혹은 소셜벤처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비영리단체라고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결국, 소셜벤처도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하나의 기업이니까요.

두손컴퍼니의 물류대행 서비스 '품고'가 운영하는 실제 창고에서 근무 중인 직원

Q. 과거로 돌아가서 사업을 다시 한다 해도 똑같은 일을 선택할 것 같나요?


당연히 이 일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갖고 가서 빠른 시기에 사업을 시작할 것 같아요. 가끔 고단할 때도 있죠.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기회가 생긴 건 이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저없이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두손컴퍼니 박찬재 대표 인터뷰

Q. 두손컴퍼니와 찬재님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두손컴퍼니는 시장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동시에 저는 일을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홈리스분들이나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을 했지만, 지금 노숙인을 채용하고 있지는 않아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정 계층에 어떤 이름을 붙인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차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오히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들이 모여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을 하고, 또 잘 돼서 기부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해서 대기업이 된 경우가 아직 한국에 없잖아요. 저희 회사의 성장이 곧 사회 문제 해결에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 첫 사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러면 더 많은 힘으로 더 많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잖아요.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해서 상장을 하거나 대기업이 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기업, 그것이 바로 두손컴퍼니의 목표입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5월 공개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기업이 되려는 어느 기업가의 이야기 | 두손컴퍼니 대표 박찬재>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물류대행서비스로 사회적 실천을 하고 있는 두손컴퍼니의 대표 박찬재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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