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에게 선택받아 지스타에 다녀온 국산 모바일 클럽 게임

조회수 2020. 11. 19.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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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가 돋보이는 클리커 게임 매드 포 댄스를 만든,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

캐릭터가 돋보이는 댄스클럽 키우기 게임 <매드 포 댄스>에는 이 게임을 개발한 버드레터의 대표 양선우 님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빅뱅, B.A.P의 캐릭터를 만들며 줄곧 캐릭터와 함께해 온 그간의 행보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죠. 역시 사람은 곧 죽어도 잘하는 걸 해야 잘되나 봅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캐릭터가 부각된 SNS 앱이 실패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어 왔다는데요. 그 끝에 총 다운로드 수 100만, 미국 전체 게임 인기 순위 13위를 기록한 <매드 포 댄스>를 만들어 낸 양선우 님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버드레터의 대표 양선우입니다. 저희 버드레터는 특색 있는 캐릭터와 아트워크라는 장점이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2019년 초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서 전체 다운로드 수 100만 회를 달성한 <매드 포 댄스>가 있습니다.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 인터뷰

Q. 창업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원래는 3D 그래픽 아티스트로 KBS에서 특수영상 쪽 일을 했습니다. 드라마 <해신>, <구미호 외전>, <쾌걸춘향>에 들어가는 특수영상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다 3D 그래픽 툴을 개발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알게 되어서 입사하게 됐죠.


들어와 보니 디자이너는 저 혼자였고, 나머지 직원분들은 모두 공대를 졸업한 분들이셨는데요. 덕분에 그 회사에서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개발자분들이 기술로 개발해 주실 수 있다 보니 경계나 한계 없이 창작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함께 일하는 경험이 너무 즐겁고 소중했어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1년에 한 번씩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요. 제가 마지막 작품을 만들 때 나온 캐릭터를 많은 분이 너무 좋아해 주셨습니다. 나중에는 그 캐릭터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아이돌 그룹 B.A.P의 캐릭터 마토키

Q. 그 생각 그대로 창업을 하신 건가요?


네, 회사에서 일할 때 개발했던 CG 기술이 몇 개 있었는데요. 그 기술을 활용해서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고, 비즈니스를 해보려고 찰라브로스라는 회사를 창업을 했어요.


처음에는 케이팝 스타들과 연계해서 캐릭터 사업을 많이 했습니다. B.A.P처럼 캐릭터 아이돌로 기획된 그룹이 데뷔한 적도 있었죠. 성과가 꽤 좋았어요. MBC, SBS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도 많이 하고, 빌보드 케이팝 차트에서도 1위를 했으니까요.


그런데 멤버들이 소속사와 계약 문제가 생기면서 B.A.P의 캐릭터인 마토키 관련 프로젝트도 전부 보류되어 버린 겁니다. 그 다음에 YG와 빅뱅 캐릭터 프로젝트를 했는데, 그것도 보류되어 버렸고요. 그때부터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과 회의 중인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

Q. 이후에 버드레터가 탄생한 거겠네요. 회사 이름 뜻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회사에 처음 개발한 캐릭터로 소통할 수 있는 SNS 앱 이름이 버드레터였어요. SNS를 만들 뿐만 아니라 캐릭터 패디로봇같이 잘 키워서 CJ E&M에 팔기도 했어요.


그런데 SNS가 잘 안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서비스가 너무 새로웠더라고요. 저희는 싸이월드처럼 캐릭터로 감성 SNS를 표현하려 했던 건데, 디자인, UI 등 모든 구성이 과하게 새롭다 보니까 사용자들이 이상하다고 받아들인 것 같아요.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

Q. SNS 앱 실패 이후에는 어떤 상황에 놓였었나요?


한 2~3년 정도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투자금이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더 버티기 힘들어져서 어쩔 수 없이 SNS 사업을 접게 됐어요. 그때가 딱 데스밸리였죠. 자금이 모자라니까 팀원들을 감축할 수밖에 없었고요. 차기 프로젝트는 최정예 멤버들만 남겨서 시작했었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시장에서 검증된 사업 아이템만 찾아다니며 사업을 전개해 나갔어요. 이 사업이 사회적으로 발휘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과거와 다르게 접근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게임 매드 포 댄스

Q. <매드 포 댄스>는 철저히 사업적인 관점에서 탄생한 건가요?


시장에 많은 데이터와 아이템이 있잖아요. 잘되고 있는 사업 아이템 중에서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선별했어요. 또 그중에 빠르게 개발하고 서비스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별했고요.


사업성 분석이나 조사를 먼저 진행하고 아이템을 찾았더니 방치형 혹은 클리커라 불리는 게임 장르가 있더라고요. 화면을 터치하거나 클릭함으로써 게임 내 재화를 획득하는 장르더라고요. 저희가 잘할 수 있겠다 싶었고, 떠오른 주제는 댄스클럽이었어요. 저희 개발자 중에 댄스클럽 마니아 출신이 많이 있었거든요.


여기에 저희가 캐릭터를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컨셉으로 <매드 포 댄스>를 기획했습니다. 사실 작은 인디 개발사에서 게임 캐릭터들을 개발하면 대부분 기존 캐릭터 리소스를 재활용하는 경우가 되게 많은데요. 그에 반해 저희 <매드 포 댄스>에는 패션, 춤, 스토리가 서로 다른 300여 개의 캐릭터가 나와요.


각자 다른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뽑는 재미가 있게끔 만든 게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구글플레이 측에서 제작한 매드 포 댄스 홍보 영상

Q. 출시 초기에 중소벤처기업부, 구글플레이(이하 구글), 창업진흥원이 함께하는 창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창구 프로그램에 지원할 당시에 <매드 포 댄스>는 출시한 지 3~4개월쯤 됐을 때였는데요. 미국 게임 인기 순위에서 13위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 ‘잘하면 되겠다’ 싶었던 시기였어요. 좋은 기회가 온 건데, 동시에 위기도 같이 왔습니다. 더 밀어붙여야 하는데 개발 자금이 뚝 떨어진 거예요. 그때 창구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죠.


지원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본 건 당연히 지원금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창구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나니까 자금 지원보다 더 소중한 지원을 구글에서 받게 됐음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같이 앱이나 게임 개발을 하는 업체들은 시장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이 구글이죠.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에는 리워드 광고가 주 수입원이다 보니 주로 사용자들이 광고를 잘 보게끔 유도하는 방법에 관한 컨설팅을 구글에게 받았는데요.


데이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시장에서 어떤 앱에 설계된 리워드 광고가 가장 효율이 높은지에 관한 데이터를 구글이 정말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그때의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게임에 이식했고, 현재 해당 광고는 저희 게임 내 모든 리워드 광고 중에서 가장 높은 지표를 기록하고 있어요.


게임 CF 영상도 만들어 주셨는데요. 촬영 날 세트장에 가 보니까 클럽 무대 세트를 세 군데 정도 만들어 주셨더라고요. 영상 제작 이후 마케팅도 많이 도와주셔서 영상 조회 수가 700만 회 이상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서 <매드 포 댄스>는 수익원이 생겼고, 저희 회사는 앞으로 차기작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구글플레이 측에서 제작한 매드 포 댄스 홍보 영상

Q. 엔터테인한 업계에서 실패를 맛본 사람으로서 같은 분야에서 사업을 하려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사업이 잘될지 안될지 빨리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매드 포 댄스>를 출시하면서 나름대로 목표로 삼은 지표가 있었는데요. 데이 1 리텐션을 중요하게 봤어요. 목표로 삼은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다른 아이템으로 선회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게임을 시작했었죠.


다행히 데이 1 리텐션이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서 지금도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고요. 이 수치가 잘 나오면 다른 지표도 다 잘 나오겠다는 자신감으로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지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목표하는 지표는 다르지만, 다른 분들도 저희처럼 이렇게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척도를 가지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R&D 자금에 지원에 접근할 때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웬만한 방법을 다 시도해 본 것 같은데요. 의외로 자금을 전달받고도 성과가 안 좋았던 건 R&D 자금을 받았을 때인 거 같아요.


그때 저희가 R&D 자금을 받기 위해서 사업을 기획하고, 기획대로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사실 그 사업이 사업적으로 그렇게까지 매력적인 아이템이 아니었거든요. 즉,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되는 거죠. 지금도 R&D 자금을 받기 위해 벌였던 사업을 돌이켜보면 후회뿐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R&D 관련 공고만 뜨면 넣을까 말까를 고민하던 예전과 다르게 해당 공고가 저희 사업 계획에 맞는지 아닌지부터 확인해보고 있습니다.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 인터뷰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버드레터로 꿈꾸고 있는 미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차기작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개발 과정이 힘들지만, 내부적으로 만족하고 칭찬해 주면서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꿈이라고 하면, 저희가 만든 캐릭터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 아닐까 싶고요. 버드레터를 게임 회사로 잘 성장시켜서 엑싯을 하고 싶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4월 공개된 <사업 실패가 만든 한국 1위, 미국 2위 방구석 클럽 게임>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 캐릭터 사업, SNS 앱을 지나 클리커 게임 <매드 포 댄스>로 성장해가고 있는 버드레터의 대표 양선우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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