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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10개 도전해서 8개 성공시킨, 30대 자수성가의 신화

조회수 2020. 11. 4. 13: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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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에 5,000억 가치의 지주사를 만든,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 대표

자수성가로 부자가 되는 것은 많은 사람의 꿈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심지어 한국은 자수성가가 더욱더 어려운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한 통계에 의하면 전체 부자 중 자수성가인 부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은 70%, 중국은 87%, 일본은 90% 이상인 반면, 한국은 10% 내외일 정도입니다.


이렇듯 척박한 토양의 한국에서도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하는 사업가들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그중 한 명이 30대 후반의 나이에 열 군데의 회사를 키워내고, 합계 5,000억 원 가치의 지주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지웅 대표님입니다.


국내 성인교육 1위 패스트캠퍼스, 공유오피스 분야 1위 패스트파이브, 투자회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패스트벤처스를 운영하는 지주사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창업한 그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기업 위워크를 누르고 공유오피스 분야 1위를 차지한 패스트파이브, 국내 성인교육 1위 패스트캠퍼스, 투자회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패스트벤처스를 경영하고 있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박지웅이라고 합니다. 패스트파이브, 패스트캠퍼스 등은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자회사 형태이고,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지주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까지 열 개 정도의 회사를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손실을 본 건 두 개의 회사뿐입니다. 회사를 세우면 80% 확률로 잘되는 건데, 저는 이게 굉장히 높은 숫자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만들어낸 회사 가치가 5,000억 정도 됩니다.

Q. 학창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고등학교 때는 '의대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공부에만 집중하는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수능을 치른 2001학년도 시험이 역대급으로 쉬웠습니다. 1등이 395점, 2등은 394점. 시험이 너무 쉬우니까 제가 원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어요. 


고등학교 3년에 중학교 3년까지 포함해 6년을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그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판의 시험으로 엎질러졌으니 열등감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가 수능이라는 게임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언젠가 이 실패를 반드시 역전시키는 인생의 홈런을 치겠다고 각오했어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공대라는 좋은 학교에 가셨는데요.


사실 저는 포항에 있는 학교에 내려갈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포항공대는 이과밖에 없고, 입학생의 절반 이상이 다 과학고 출신이거든요. 저는 과학고 출신도 아니고, 과학고가 어떤 곳인지도 잘 몰랐어요. 공대에 입학하고 딱 3개월이 흘렀을 즈음 깨달았습니다. '내가 공학을 계속 전공하면 주변의 과학고 출신 친구들을 절대 이길 수 없겠다.'


그래서 다른 판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경영학과 관련된 재무, 회계, 마케팅을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MBA를 졸업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져서 경영 컨설팅이나 투자은행 관련 직업을 살펴보게 됐어요. 대학 시절 동안 경영 관련 공모전에 나가서 상을 탔고, 그걸 발판 삼아 경영 컨설팅 회사 인턴 일을 몇 차례 했습니다.

Q. 컨설팅회사 일은 어떠셨나요?


사실 저는 연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력서 수십번 내고, 직접 회사 찾아가서 내고, 이메일 수백 개 보내고, 인터뷰 연습도 수십차례 해서 겨우겨우 계약직 두 달짜리 인턴을 따냈는데, 옆에 앉은 정규직이 누구 친구의 아들이라서 들어왔다는 거예요.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는 건 공평했지만, 사회생활은 공평하지 않았던 거죠. 


근데 억울하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았어요. 오히려 이걸 다 뒤엎고 싶었어요. 불공평한 룰을 가진 불공평한 게임에서, 언더독으로서 악조건을 다 이겨내고 성공해야겠다. 그때부터 '언더독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어느 날, 옆에 계신 컨설턴트분에게 경영 컨설팅이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분이 길게 답변을 해주셨는데 하나도 와닿지 않았어요. 컨설팅업에 대한 의문을 가득 안은 채로 군대에 갔습니다. 


군대에서 금융 관련된 커리어를 공부했는데, 세상에는 두가지 직업군이 있더라고요. 하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고정된 수수료 수익을 얻어서 시간당 더 많은 돈을 버는 직업, 다른 하나는 리스크를 지는 대신 높은 보상을 얻는 직업이었습니다. 전자가 투자이고 후자가 사업이었죠. 저는 리스크를 지는 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투자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Q. 새로 시작한 투자 일은 어떠셨나요?


군대를 전역하고 졸업을 계속 미루다가 투자회사에서 인턴을 3번 더 했습니다. 그 경험으로 28살에 지금의 스톤브릿지캐피탈(스톤브릿지벤처스)에 대졸 신입 사원으로 들어갔어요. 벤처캐피탈 회사에서는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탑다운 방식으로 찾았습니다. 다양한 사업군을 공부하고 한 산업군이 좋다고 생각되면 그 산업에 관련된 모든 회사를 다 찾아가서 만났어요. 


그러던 중 2009년 하반기에 미국의 그루폰이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소셜커머스였는데, 소셜커머스라는 사업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러던 중 2010년 초에 '카이스트, 와튼, 엄친아 5명이 티몬을 창업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수소문해서 티몬의 신현성 대표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렇게 미국의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가 티몬에 메인으로 투자하고 한국의 스톤브릿지가 서브로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Q. 티몬에 투자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티몬에 투자하면서 희한한 경험을 했습니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 피투자사가 사업 계획서에 적어오는 숫자들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저희에게 거래액 숫자를 보고하는데, 앞자리 숫자가 계속 바뀌는 거예요. 6개월이 지나자 목표 금액에 0이 하나 더 붙었습니다.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던 거죠.


그렇게 티몬에 투자하고 1년 6개월이 지나서 이 회사를 리빙소셜에 매각했어요. 그 1년 6개월 동안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회사에 돈이 필요할 때 투자자가 자금을 제공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그 돈을 활용해서 얼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내느냐는 오롯이 임직원들의 몫이구나. 


티몬이 매각되고 3개월 뒤에는 제가 투자했던 '엔써즈'라는 회사가 매각됐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후에는 또 다른 게임 회사가 매각됐어요. 옛날엔 사업을 직접 하는 게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제가 그 회사들에 투자했다는 것은 저도 그 회사의 사업 계획을 믿었다는 거더라고요. 제가 투자한 기업들이 계속 현실에서 성공하는 걸 보니까 '나도 한번 직접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던 와중에 티몬을 매각한 기념으로 저랑 티몬의 신현성 대표님, 엔젤 투자자였던 노정석 대표님이 같이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회사를 하나 차리게 됐어요.

Q. 모인 자리에서 회사를 차리게 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자리에 모인 세 사람이 원래부터 각자 도전해보고 싶은 사업이 많았습니다.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딱 3개만 먼저 해볼까? 싶더라고요. 투자를 받을만한 곳이 없을까 생각해보니 티몬 투자를 같이 진행했던 미국의 '인사이트'라는 곳이 있었어요. 


우리 셋이 모여서 창업하는데 여기에 이야기를 안 하는 건 조금 민망한 것 같아서 '너희도 관심 있니?'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인사이트에서 흔쾌히 적지않은 돈을 투자해줘서 얼떨결에 회사가 만들어졌어요. 그 때 만들어진 회사가 '패스트트랙아시아'입니다. 

Q.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처음에 어떤 사업을 했나요? 그리고 그 사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아직도 많이 회자되는 미국 벤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운다>라는 사설이 있어요. 그걸 보고 회사를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저희가 예시로 주로 드는 건 네이버인데, 네이버가 지금은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광고 회사였어요. 그 당시 네이버 시총이 10~15조라고 가정하면, 네이버가 속해있는 시장은 광고 시장이잖아요? 광고 시장은 한국에서 온·오프라인 다 합쳤을 때 10조 남짓이고, 네이버 디지털 광고 매출은 2~3조 왔다 갔다 했거든요. 


이러한 상황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10조의 20~30% 온라인으로 옮겼는데 회사 시총이 10~15조가 된다'라는 거죠. 이걸 다른 분야에도 적용시키면, 중고차 거래 시장 규모가 30조고, 결혼 시장 규모 15조고, 세상에 광고시장 말고도 큰 시장이 너무너무 많아요. 저희가 사업을 잘하고 있는 패스트파이브의 경우에도, 기업들이 내는 임대료 시장 다 합치면 연간 70조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어요.


저희는 그걸 보면서 '이 모든 시장에 네이버만 한 회사가 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건 10년 정도의 인생을 베팅할 만한 일생일대의 기회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10년 동안 다른 생각 크게 하지 않고 얘네들을 하나씩 하나씩 옮겨보면 될 거 같다. 그러면 그중에 네이버 같은 애 반드시 하나는 나온다. 그래서 그 주제에 맞게 계속 움직였던 거 같아요. 


한국의 4인 가족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많은 소비지출 분야가 이루어지는 곳이 의식주입니다. 특별히 한국 사회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크기 때문에 교육까지 포함하면 4개 분야이죠. 그중에서 저희가 '식(식품 분야)'에 집중해서 만든 게 2012년에 설립된 '헬로네이처'라는 기업입니다. 


그 당시 식품시장은 온라인 침투율이 굉장히 낮았는데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10년 전에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지만, 현재는 모두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하잖아요. 식품도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온라인 식품 시장이 전체 시장의 1%를 차지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20%까지 무난히 성장한다고 믿었죠. 결국 2016년 말에 SK 플래닛에 헬로네이처를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Q.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현재 사업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패스트파이브라고 생각하는데요. 패스트파이브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헬로네이처가 '식'의 영역이었다면, '주'의 영역에서 처음 주목한 건 쉐어하우스였습니다. 쉐어하우스는 원룸 형태로 세입자들이 공간을 이용하는데 월세가 20만 원이었어요. 한 개 지점이 다 차도 한 달 매출이 200만 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규모의 성장을 고민하던 중 위워크를 알게 됐어요. 똑같이 부동산을 나눠서 제공하는데, 저기는 쉐어하우스가 아니라 오피스를 하는구나. 


저는 패스트파이브의 공유오피스 사업이 어려운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업에는 대단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면 무엇이 중요하냐 생각했을 때, 저는 경영자의 경영방식이 큰 차이를 가진다고 믿습니다. 저희가 공유오피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고려한 것이 한 가지 있는데요. 부동산 계약을 보통 5년 단위로 하면, 저희가 지점을 계약할 때 '오픈한 지점들의 향후 5~10년 치 임대료를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느냐'를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기준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위워크나 다른 공유오피스 회사들이 한 달에 한 개씩 지점을 확장해나갈 때, 저희는 신중하게 지점을 확장해나갔죠.


위워크는 스스로 비즈니스를 '커뮤니티업'으로 정의했어요. 반면 저희는 '서비스업'이라고 정의했거든요. 얼마나 많은 이벤트들이 열리는지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기본을 한국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똑바로 하는 게 중요했던 거죠. 그런 관점에서는 우선순위 1, 2번이 위워크와 달랐던 거 같아요. 매출과 비용 측면에서 모두 위워크코리아 대비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이러한 의사결정의 차이가 제일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Q. 끝으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비전은 무엇일까요?


워렌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처럼 되는 게 목표입니다. 모든 지주회사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되고 싶어하거든요. 알파벳으로 전환된 구글, 소프트뱅크조차도 기술 중심의 버크셔해서웨이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지주회사로서 여러 가지 비즈니스들이 다 같이 동시에 영위되고 있다 보니까. 대부분의 회사가 사업이랑 투자 중 한 가지만 잘하는데, 우리는 사업과 투자를 동시에 잘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글·편집

유성호

hank@eoeoeo.net

유하영

chloe@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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