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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아니냐'고요? '논픽션 실화'입니다!

조회수 2021. 1. 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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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논픽션실화극 총정리

'논픽션실화극장'은 컴퍼니 타임스 콘텐츠 중 가장 '핫한' 시리즈물입니다. 매번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다루다 보니 '조작 아니냐'는 의혹이 첫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논픽션실화극장은 "잡플래닛에 실제로 남겨진 리뷰와 못다 한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독자님들뿐 아니라, 컴퍼니 타임스 기자들도 '이게 실화냐'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리뷰 한두 개만 보고 작성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올라온 리뷰나 면접 후기, 못다 한 이야기 등을 고루 살펴보고 '아 이건 찐(?)이다' 싶은 회사를 고르고 골라 작성합니다.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거나, 꽤 오랜 기간 비슷한 내용의 리뷰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등 여러 사정을 고루 반영하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래서 가끔은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우리 회사 이야기'라며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은 회사 이름을 딱! 하고 공개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는, 논픽션실화극장의 취지가 '이렇게 나쁜 회사들이 있으니 다같이 욕해보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비난'을 넘어, 문제가 되는 사례들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고, 혹시나 우리 회사가 이런 상황인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더 나은 사내 문화를 고민해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4월부터 12월까지 무려 36개의 실화극이 공개됐는데요. 36개의 실화극 중 어떤 주제가 가장 많았는지, 또 독자 여러분의 불같은 호응(?)을 끌어내 큰 이슈가 됐던 회사들의 요즘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번 슬쩍 살펴봤습니다.


◇ '갑질·성희롱·차별·강요'…'화장실' 사연도 많아

36개의 실화극은 크게 △갑질(막말·폭력) △성희롱 △차별(성차별·학력차별) △강요(종교·장기자랑·업무 외 지시) △화장실 △기타(샤머니즘·가짜뉴스 등) 등의 주제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중 가장 많이 다뤄진 주제는 '갑질'이었습니다.부모님 돌아가셨다는데 '출근하라'는 직장 상사, 직원에게 "빨갱이, 빠가야로"라며 폭언을 퍼붓는 회장, CCTV로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회사까지… 다양한 막말과 폭력이 난무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양을 차지한 주제는 강요입니다. 춤이나 노래, '장기자랑'을 강요하는 회사는 귀여운 수준이었고요. 코로나19 상황에도 사내 예배를 하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신앙을 가지라'며 전도를 하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잡플래닛 리뷰 조작을 강요하는 회사도 있었네요.

성희롱과 성차별도 빠지지 않는 주제였습니다. 여직원을 불러다가 '요가 자세'를 잡아 달라고 요구하는 사장, *회사에서 대 놓고 '누드 사진'을 보고, 막내 여사원에게 따로 전화해 '데이트하자'고 말하는 대표, '애가 있는데 왜 지원하냐'고 면접자에게 화를 내는 대표 등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회사에서 대 놓고 '누드 사진'을 보는 대표'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보도 이후, 이 회사에 다녔다는 한 직원이 "누드 사진이 아니라 사진으로 오해할만한 수준의 '극사실주의적' 누드 그림이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직원에 따르면 "결재를 받을 때마다 누드 그림을 봐야 하는데, 너무 적나라한 수준이라 불편하다고 얘기했다가 당일 해고된 직원이 있다"고 하네요.

의외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주제는 '화장실'이었습니다. 여성 직원이 적다는 이유로 여자 화장실이 없는 회사도, 팀장에게 '보고'한 후에야 화장실에 갈 수 있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화장실이 산기슭에서나 볼 수 있는 '포세식'인 회사에, 휴지를 사 주지 않는 회사까지 있었죠. 갑질이나 성희롱과 나란히 놓고 보면 별것 아니어 보일지 몰라도, '화장실' 사용조차 어려운 회사들의 다른 사내 문화는 어떨까요?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그 회사를 진짜 모습을 알고 싶으면 그 회사 화장실을 보라'는 금언이 있기도 하죠. 사실 회사 뿐 아니라 어디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공간이 사실 화장실이잖아요. '적어도 기본은 해 달라'는 직장인들의 외침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외에도 사주 보고 직원 뽑는 회사, 워크숍 가서 사장 어머님께 큰절 올리는 회사,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박멸하겠다며 '식초'를 뿌리는 회사 등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논픽션실화극장의 한 면을 장식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박멸하겠다며 사무실에 식초를 뿌리는 대표'에 대한 이야기가 보도되자, 이 회사에 다녔다는 한 직원이 "대표가 전체 직원들 앞에서 식초가 코로나를 퇴피하니 사무실을 식초로 소독하라고 연설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보내왔습니다.

◇ "비서는 키, 몸매가 중요하다"던 회사, 지금은 어때?

지금까지 연재된 '논픽션실화극장' 중 가장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킨 기사는 "비율 좋은 비혼주의자 비서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한 언론사의 '비서' 채용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면접 복장으로 '스키니진'을 요구하고, 몸매 '비율'을 강조하고, 자취 여부, 애인 유무를 묻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늘어놨다는 면접 후기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회사 측은 이에 "비서직은 키와 몸매가 중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원룸에 살고 있으면서 20대 후반에 애인이 있으면, 애인이 안방 드나들듯 자취방을 왔다갔다 할 것 아닌가. 그럼 언제 결혼할 지 모르고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그런 사람이라면 우리는 계약직으로 근무시킨다"고 해명하기도 했죠.

4월 보도 이후 잡플래닛에 접수된 리뷰·면접 후기 등을 살펴봤습니다. 지난 9월 등록된 면접 후기에는 전화로 사전 인터뷰를 하는데, 복장 이야기를 많이 하며 '결혼관'을 묻는다고 써 있었습니다. 또 다른 면접 후기에는 "종교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 면접 전 작성하는 용지에 '결혼에 대한 생각과 결혼 계획에 대해 서술하라'는 부분이 있다"며 "결혼에 대한 부분은 미리 설명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써 있기도 했습니다.

'인턴' 채용에 지원했다는 한 사용자는 "(질문 내용) 결혼 계획, 애인 유무, 가족 관계. 말 다했죠? 정말 끔찍했어요. 제발 직무 위주로 사람을 뽑으세요"라며 "이 이후로 면접 트라우마 생겼다"는 내용의 면접 후기를 남겼습니다. 한 전 직원은 "회장이 성희롱 많이 함, 회장이랑 카톡에 하트 안 붙이면 삐짐, 회장님 제발 여자 그만 밝히고 회장처럼 행동해 주세요"라는 리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의 잡플래닛의 리뷰·면접 후기에서는 여전히 좋은 평가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 '면접이야 소개팅이야'…여전히 '사주 묻는' 회사

'면접 때 사주 보는 회사' 이야기는 컴퍼니 타임스의 다음 '1boon' 채널에서 1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면접 직전 이력서를 자필로 적어서 다시 제출하고, 2시간이 넘는 면접 시간에는 사주뿐만 아니라 집안 형편, 학창 시절 등수, 가족들이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까지 물어본다는 한 화학회사 이야기였습니다.

보도 이후 등록된 면접 후기에도 동일한 이야기가 보였습니다. 대졸 사원 면접을 봤다는 한 사용자는 "생년월일시, 존경하는 대통령, 좋아하는 음식. 면접시간 약 4시간…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물어본다. 면접 보러 간 게 후회될 정도로 정말 최악이었다"고 평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면접 제의 전화 받고 바로 다음날 오전에 약속 잡고 갔더니 온갖 면접 질문이 수두룩빽빽 적혀 있는 종이 뭉치를 건네 받았다. 사전에 고지된 사항도 아니었다"는 면접 후기가 등록됐습니다. '사주'를 물어보는 건 여전하고, '존경하는 대통령'까지 묻는다고 하네요. 설상가상입니다.

한 건설사 이야기를 담은 "부모님 돌아가셨다는데 출근하라는 상사"도 1boon 채널에서 20만 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부모상을 당한 직원에게 "고작 부모가 죽은 걸로 퇴근이냐"고 말하고, 아이가 아프다고 하니 "애가 아프면 일을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말했다는 상사의 폭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댓글에는 '소설이다' '이런 회사가 어디에 있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는데요. 그러게 말입니다. 소설이었으면 좋겠는데, 비슷한 내용의 리뷰가 잡플래닛에는 여럿 남겨져있으니 답답한 일입니다. 

9월 보도 이후에도 전·현직원들의 평가는 비슷했습니다. 대부분은 좋지 않은 평가를 남겼는데요. 한 전 직원은 "근무 시간이 길어서 행복한 가정생활 불가. 퇴근시간 30분 전에 너무 아파서 퇴근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절대 안 된다고 노발대발. 진심 총체적 난국. 사람들이 다 욕하는 덴 이유가 있음"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남겼습니다.

강한 비판은 아니지만 "근무 시간이 긴데 야근이 필수라 워라밸은 당나라 이야기. 직원들에게 박하지만 신기하게 잘 돌아가는 회사",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안 하려 하는 (회사) 직원이 다 해야 해서 골병드는 회사"라는 뼈아픈 리뷰를 남긴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하도 안좋은 평이 많다보니, 미비하게 바뀌려고 한다"는 리뷰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 봅니다. 

실화극에 이름을 올린 회사들을 보고 있자니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 떠오릅니다. '가정'만 '회사'로 바꿔도 뜻이 통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화극의 대상이 됐던 회사들은, 여전히 전현직자는 물론 채용 지원자들에게까지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부디 많은 회사가 '상식적'인 곳으로 거듭나서, 컴퍼니 타임스가 '논픽션실화극장'을 쓰지 않는 날, 쓸래야 쓸 수 없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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