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앞다퉈 "성장한다"고 말하는 회사?

조회수 2020. 11. 20. 12: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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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알고 있다'..코스닥 상장사 중 성장률 TOP 5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크게 코스피(KOSPI)와 코스닥(KOSDAQ)으로 나뉜다. 코스피는 간단히 말하면 '종합 주가지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 가격 변동을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LG화학·카카오 등 흔히 알려진 대기업·중견기업 대부분은 '코스피' 상장사다.

코스닥은 미국의 나스닥(NASDAQ)을 벤치마킹해 만든 국내 제2증권시장이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처 역할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상장 요건은 코스피에 비해 다소 완화돼 있는 편이다. 전체 규모는 코스피에 비해 작지만, 카카오게임즈·CJ E&M·씨젠·JYP엔터테인먼트와 같이 미래 유망 산업인 IT·게임·제약·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사들은 보는 눈도 많고 정보도 많아 '성장 가능성'에 대해 가늠할 수 있는 길이 많지만, 중소기업 위주인 코스닥 상장사들은 그만큼 정보가 많지 않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려면 어떤 지표를 활용할 수 있을까?

그래서, 컴퍼니 타임스가 잡플래닛 리뷰 작성 시 이용자들에게 묻는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응답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스닥 상장사들의 '성장률'을 산정해 봤다. 기사에 표기한 '성장률'은 리뷰를 작성한 직원 중 '성장·유지·하락' 세 선택지 중 '성장'을 선택한 직원의 비율이다. 2019~2020년 기준 성장률 TOP 5는 어떤 회사인지, 실제 지난 2년간의 실적과 주가는 어떻게 나타났는지 알아봤다.

◇ 에이피티씨 성장률 72.7% / ⭐️ 3.6

성장률 5위는 72.7%를 기록한 에이피티씨(APTC)다. 2002년 설립된 반도체 전(前)공정 장비 전문 기업 에이피티씨는 국내 유일의 건식 식각* 제작 기술을 지닌 기업이다. SK하이닉스를 주 고객사로 두고 있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국산화' 영향으로 크게 성장했다. 


* 식각(Etching) : 반도체의 회로 패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공정.

에이피티씨는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이 25%에 이르는 강소기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매출 593억 원 순이익 141억 원, 2018년 매출 610억 원, 순이익 174억 원으로 꾸준히 큰 이익률을 보였다. 2018년 8월 코스닥에 상장한 에이티피씨는 현재 공모가 9000원에서 30% 상승한 1만 1550원(22일 종가 기준)을 기록 중이다. 70%가 넘는 직원의 예측이 지금까지는 어느정도 맞아떨어진 듯하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4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DRAM 신규 투자가 본격화될 시 공정 내 점유율 확대와 메탈 식각 장비 신규 진입이 기대된다. 2021년 본격 투자가 시작되면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잡플래닛 리뷰 총만족도는 3.7점으로 높은 수준. 대다수 직원이 성장을 예상했지만, '사람이 부족하다'는 직원들의 아우성도 있다. 잡플래닛 리뷰에는 "사람을 더 많이 뽑아서 원활하게 돌아가야 함", "회사가 커지는 과정에 있다 보니 인력이 부족하다"는 직원들의 호소가 눈에 띈다. 발전 가능성은 있지만, 인력 부족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에코프로비엠 성장률 77.1% / ⭐️ 2.9

전기차의 필수 요소,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전문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직원들의 성장 예상률 77%로 4위에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2조 6000억에 가까운 시가총액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열 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튼튼한 중견기업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에는 매출액 5891억 원에 순이익 368억 원을, 2019년 매출액 6160억에 순이익 34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약 6078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에 이미 근접한 상황이다.

가파른 성장과 함께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2019년 3월 4만 8000원의 공모가로 코스닥에 상장했고, 현재는 12만 4700원(22일 장종료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165% 상승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 중 EV용으로 하이니켈 양극재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업체로, 공급 레퍼런스를 지속 축적중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에코프로비엠의) 사업 가치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현 직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총만족도는 2.9점이다. 리뷰에서도 단연 '발전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돋보인다.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회사", "꾸준히 커져 나가고 있음.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대다수. 반면 사무직·운영직 할 것 없이 열악한 근무 환경과 빠른 성장으로 채 갖춰지지 못한 인사·업무 체계를 단점으로 꼽는 리뷰도 눈에 띈다.

◇ 세틀뱅크 성장률 77.4% / ⭐️ 3.5

간편현금결제·가상계좌 등 전자금융 솔루션을 개발하는 핀테크 기업 세틀뱅크가 77.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2000년 설립된 세틀뱅크는 2018년 571억 원의 매출에서 119억의 순이익, 2019년 655억 원의 매출에서 128억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꾸준히 성장하는 매출액·이익과 별개로,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는 5만 50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약 47% 하락한 2만 8600원(22일 장종료 기준). 상장 당시에는 큰 기대를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세틀뱅크의 성장을 점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틀뱅크는 카카오페이·N페이·스마일페이·페이코 등 유명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초창기 '간편현금결제'라는 시스템을 만들고 도입했기 때문에 업계 내에서는 '알아주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플래닛 리뷰에서는 '숨은 알짜배기 회사'라는 평가가 눈에 띈다. 현 직원들은 "성장성이 기대됨.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때", "업계 1위 간편결제, 가상계좌 같은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과 같은 평을 남겼다. 총만족도는 3.5점을 기록했다.

넵튠의 현 직원 리뷰 중 하나. '투자의 귀재'라는 극찬과 '게임 개발 빼곤 다 잘한다'는 뼈아픈 말이 공존한다.

◇ 넵튠 성장률 80% / ⭐️ 3.7

카카오프렌즈 사천성·블랙서바이벌·헌터스리그 등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회사 넵튠의 직원들 중 80%가 회사의 성장을 예측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성장률 2위에 올랐다. 

넵튠은 본업인 게임에 더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 오올블루, 마그넷, 불혹소프트 등 중소 게임 개발사는 물론 e스포츠 구단인 스틸에잇(최대주주), MCN 기업 샌드박스(2대 주주) 등에 투자를 하며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2017년에는 50억 원을 투입해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 주식 16만 6666주를 매수했고, 이중 절반을 올해 상반기 매각해 19배에 가까운 투자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직원들이 '성장'을 예상한 이유도 잘나가는 '투자'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전·현 직원들은 "게임보다 투자를 더 잘하는 곳인 것 같습니다", "투자의 귀재. 투자 안 했으면 정말 지금 상황 아찔할 듯"이라며 투자에 집중한 회사의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게임 개발 빼곤 다 잘한다. 정작 본업에 약한 모습을 보여 아쉽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

직원들의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넵튠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에 공시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8년 매출액은 181억 원, 순손실 369억 원으로 큰 적자를 기록했고, 2019년에도 180억 원의 매출에 207억 원의 순손실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10월 22일 장종료 기준 주가(1만 2050원)는 공모가(2만 200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 이후에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크래프톤의 IPO(기업공개) 소식이 전해지며 급상승해 상장 이후 최고가(1만 55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 쎄트렉아이 성장률 83.3% / ⭐️ 4.0

국내 유일 위성시스템 수출 업체 '쎄트렉아이'가 성장률 83.3%로 1위에 올랐다. 잡플래닛 선정 '2020 상반기 일하기 좋은 기업' 중견중소기업 부문에서 6위를 차지했고, '완소 기업' TOP 9에 뽑히기도 했던 '좋은 회사'의 대명사다.

매출액과 순이익 등 실적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461억 원의 매출과 5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702억 원의 매출에 7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최준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쎄트렉아이의 수주잔고는 2분기말 기준으로 약 1400억 원 수준이다. 더불어 국내 초소형 위성 사업 관련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우호적인 상황들을 고려할 때, 2020년에 유의미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우주'라는 남들과 구분되는 업종을 가진 회사", "희소 가치 있는 사업 대상으로 미래가 밝다", "말뚝 박으러 갈 만한 기업"과 같은 평가는 직원들이 '성장'을 예상한 큰 이유로 보인다. 수주를 받아 움직이는 회사이기 때문에 수주 여부에 따라 업무의 강도도 천차만별이라는 평가도 있다. 쎄트렉아이의 총만족도는 4점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 간 주가는 작은 폭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조금씩 상향하고 있다. 2만 4350원(22일 장종료 기준)의 주가는 2008년 상장 당시 공모가인 4만 3000원을 한참 밑도는 가격이다. 우주 산업은 코로나19와 큰 관련이 없는 산업군이기 때문에 매출액과 실적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으니 지켜볼 만하다.

성장률 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적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이었다. 촌철살인이 오가는 잡플래닛 리뷰에서 '회사의 성장'을 말하기는 쉽지 않을 터. 리뷰를 올린 직원 대부분은 산업 전망과 사업 실적 등을 근거로 성장 가능성을 판가름하는 것으로 보였다.

실적과 주가, 잡플래닛 성장률이 정비례하는 수치로 볼 수는 없지만, 외부인들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회사 직원들이 말하는 '성장 가능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면, 잡플래닛 성장률을 참고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직원들은 우리가 모르는 것까지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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