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라이벌' 남양vs매일..지금은?

조회수 2020. 11. 2. 15: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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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다른 대응.."남양이 남양했네"vs"변하겠다"
라이벌은 옛말이다.

갈수록 매출도, 기업 평판도 달라지고 있다. ‘유업계 50년 지기 라이벌’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얘기다.


남양유업 임직원 등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그동안 크고 작은 논란에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남양유업이 다시 한번 세간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지난 1960년대 함께 출발한 국내 대표 유가공기업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입지에 또 한 번 차이가 생기는 중이다.

◇ “남양이 남양했네”…끝없는 ‘추락’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6일 남양유업 홍원식(70) 회장 등 남양유업 임직원 6명과 홍보대행사 직원 2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과 댓글 70여 개를 온라인 맘카페 등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일각에서는 “남양이 남양했네”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경쟁사 비방글을 올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2013년에는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강제로 구매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물량 밀어내기’ 의혹으로 ‘대리점 갑을 논란’이 일었다. 이후에도 분유 이물질 논란,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투약 논란까지 크고 작은 사건은 계속됐다. 

매일유업 역시 위기는 있었다. 2011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기 검사 결과, 매일유업의 ‘프리미엄 명작 플러스-2’ 분유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2019년에는 매일유업 관계사 임원이 계열사가 수입하는 일본 맥주가 팔리지 않자, 직원들에게 구매하라는 메일을 보내며 ‘강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 “영업사원이 한 일…모르쇠” vs 대표가 직접나와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금,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두 기업은 다르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을 논란’ 당시, 사과를 하면서도 영업 사원 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선을 그었다. 자신들 배만 불리는 악덕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는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경쟁사 비방 논란이 시작된 지난 5월에는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반면, 매일유업은 다르게 대처했다. 2011년 분유 안전성 논란이 일었을 때, 최동욱 당시 매일유업 대표는 ‘고객님께 드리는 편지’란 제목의 동영상에 직접 출연해 사과했다. 제품 관련 논란에 업체 대표가 직접 영상에 출연해 사과하는 것을 드문 일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착한기업 이미지도 차곡차곡 쌓아갔다. 올해 2월 김진기 매일유업 고객 최고 책임자(COO) 겸 품질안전본부장이, ‘일회용 빨대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소비자에게 직접 손 편지를 보내 “변화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한 일은 온라인상에서 잔잔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매일유업은 ‘엔요100’ 제품을 빨대 없이 생산했다. ‘엔요100’은 개별 빨대 부착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 시장점유율 1위까지 기록한 제품이다. 소비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품의 성공 요인까지 포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매일유업의 진정성에 힘이 실렸다. 

이외에도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만들고 있다. 2016년부터는 우유 배달을 통해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 ‘어르신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착한기업’ 이미지를 굳혀나갔다.


◇ ‘소비자 평가’가 ‘매출’로…뒤바뀐 순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상반된 행보는 매출로 이어졌다. 2012년까지만해도 매일유업을 크게 앞섰던 남양유업이지만, 2013년 '갑을논란' 이후 전세는 역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까지만해도 남양유업 매출액은 1조2053억원(별도 기준)으로, 매일유업보다 671억원 많았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갑을 논란’ 이후인 2014년,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앞서기 시작했다. 2014년 1분기, 매일유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남양유업 분기 매출을 뛰어 넘었다. 

둘의 격차는 매년 벌어지는 중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매일유업의 매출액은 남양유업보다 높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매일유업은 매출액 7127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매출액(4683억원)보다 2444억원 많다. 

◇ 남양 “기업 이미지 쇄신됐으면…” vs 매일 “기업 이미지 좋아서 뿌듯”

두 회사, 내부 직원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남양유업 전·현직자들이 평가한 잡플래닛 기업리뷰 총만족도는 2.5점, 매일유업의 총만족도는 3.1점이다.

잡플래닛 설문조사에 참여한 남양유업 전·현직자들은 회사의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회사의 네임밸류’(38%)를 택했다. ‘부서 및 직무 이동 시 개인의 의사 반영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다수가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한다’(71%)고 답했다. 이들은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으로 ‘직원을 생각하는 마음’(57%)을 꼽았다. “괜찮은 복지”, “셔틀버스가 잘 돼있다”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체계 없는 구조”, “딱딱한 문화”, “수직적 구조” 등이 남양유업의 단점으로 언급됐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엿보인다. 

매일유업의 전·현직자들도 “수직적 구조”를 단점으로 지적했다. “업무량이 많다”, “보수적인 문화”, “문서 작업이 많아 비효율적” 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눈치 보며 야근하는 문화 없음”, “자유로운 연차 사용”, “복지가 좋다”는 점은 장점으로 언급됐다. 이들은 ‘기업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으로 ‘회사의 안정성’을 꼽았다. ‘가장 큰 퇴사 이유’로 다수가 ‘과중한 업무’를 지적했다. 적지 않은 업무량이 예상된다.

두 기업의 현재 상황은 직원들의 평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매일유업 전·현직자들은 “기업이미지가 좋아 주변에 말하기 괜찮다”, “네임밸류가 좋아 외부와 일하기 편하다”, “기업 이미지가 좋아서 괜히 뿌듯하다”고 평가했다. 

남양유업 전·현직자들은 “기업 이미지가 빨리 쇄신되면 좋겠다”, “기업이미지 때문에 많이 힘들다”, “대리점 사태 후 매출이나 이익 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장래가 불투명함”, “갑질 논란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음(불매운동 진행)” 등 그간의 논란들을 언급했다. 

◇ 연봉도 라이벌? 시작은 '비슷'…인상률은 ‘1~5%’

두 회사, 연봉 수준은 어떨까? 잡플래닛 연봉탐색기를 통해 분석해봤다. 1년차 연봉은 남양유업 4050만원, 매일유업 3970만원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11년차까지는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을 소폭 앞섰다. 12년차에서는 매일유업 6016만원, 남양유업 5983만원으로 매일유업이 살짝 높아졌다.

두 기업 모두 3년차에서 4년차로 넘어갈 때 연봉 상승률이 높았다. 매일유업의 연봉 상승폭이 가장 큰 때는 14년차에서 15년차로 올라갈 때다. 843만원이 올랐다. 연봉 인상률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의 전·현직자들은 ‘최근 연평균 연봉 인상률’을 묻는 설문조사에 전체 응답자 중 63%가, 매일유업 전·현직자들은 82%가 ‘1~5%’라고 답변했다.

김윤정 기자 yoonju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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