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가 된 가족..BBQ와 BHC는 왜?

조회수 2020. 10.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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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비교] 치킨업계 막장드라마 쓴 두 회사

한때는 가족이었다. 가족사가 경쟁사가 된 후, 이제는 남보다 더한 원수가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중 두 곳인 비비큐(BBQ)와 비에이치씨(BHC) 이야기다. 

둘 사이 해묵은 싸움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윤홍근 BBQ 회장의 횡령 의혹 사건 배후에 박현종 BHC 사장의 사주와 조작이 있었다는 전 BBQ 직원의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원수'가 된 가족…6년째 '치킨 싸움' 중"

BHC는 BBQ가 2004년 30억원에 '별하나치킨'을 사면서 BHC라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가족이었던 이들이 갈라서게 된 것은 모회사였던 BBQ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서다. 

BBQ는 무리한 확장 경영으로 2011년 부채비율이 755%까지 치솟았다. 당시 921억원의 자산 중 부채가 814억원에 달한 상황. 결국 BBQ는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당시 CVCI)에 BHC를 팔았다. 알려진 매각 금액은 1300억원 수준. 당시 BBQ에서 글로벌사업 대표를 맡고 있던 박 회장은, 이때 BHC의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은 2014년, 로하틴그룹 측이 "BBQ가 BHC의 매장 수를 부풀려 팔았다"며 BBQ를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소하면서다. ICC는 2017년 "BBQ가 98억원을 배상하라"고 중재 판정을 내렸다. 

이 와중에 BHC가 공격적인 경영으로 BBQ의 매출을 앞지르면서 이들의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후 둘 사이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됐다. 

2017년 BBQ는 'BHC에서 10년간 용역과 식재료 등 물류 서비스를 받겠다'던 계약을 파기했다. 영업기밀이 BHC에 흘러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BHC는 일방적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BBQ는 박 회장과 임직원들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맞고소로 대응했다. 이후 상대방을 대상으로 신메뉴 원재료 절도 혐의, 직원의 업무상 배임 혐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 크고 작은 소송이 주거니 받거니 계속됐다. 

그러다 2018년, 전 BBQ 직원이 윤 회장이 회삿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그런데 이 직원이 최근 "사실은 BHC측 박 회장의 사주를 받고 거짓 제보를 한 것"이라고 폭로하며 사건은 전환점을 맞았다. BHC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 매출액 '업계 2위' 굳힌 BHC…가맹점 수는 'BBQ'가 앞서

한때 BBQ의 가족회사로 나란히 업계 1, 2위를 차지하던 이들은, 매각 후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매각 직후인 2013년까지만 해도 BHC의 매출액은 826억원으로 BBQ(1752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BHC가 BBQ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2016년, BHC는 매출액 2326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당시 BBQ의 매출액은 2198억원 수준이다. 

당시 BBQ는 "BHC 매출에는 BBQ에 납품하는 물류 매출이 포함돼있어, 이를 빼면 여전히 BBQ가 업계 2위"라고 주장했지만, 둘의 격차는 이후 점점 더 벌어졌다. 지난해 BHC는 매출액 3186억원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BBQ는 2438억원에 머물렀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연매출 3000억원을 넘긴 것은 교촌치킨 이외에는 BHC 뿐이다. 

매출액은 BHC가 앞서고 있지만, 가맹점 수는 BBQ가 앞선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BBQ의 가맹점 수는 1636개로 업계 1위, BHC는 1469개로 2위다. 


◇ BBQ ⭐️ 1.9 vs BHC ⭐️ 2.1…연봉은?

앙숙인 두 회사. 임직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잡플래닛에 남겨진 BBQ의 전·현직 직원들의 총만족도는 1.9점. '승진 기회 및 가능성'(2.5점)과 '복지 및 급여'(2.3점)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직원들은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 높은 수준의 연봉, 인지도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군대식 문화'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로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돼있다"는 리뷰가 적지 않다. 과중한 업무량 역시 개선할 점으로 지적됐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현직 직원 중 67%가 '일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했다.  

BHC의 총만족도는 2.1점이다. BHC 직원들 역시 '복지 및 급여'(2.6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이들은 업계 내 상위권 수준의 급여와 상여금 지급,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BHC를 지금의 업계 2위 자리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뿌링클'에 대한 믿음이 엿보인다. 한 직원은 "뿌링클은 10년 뒤에도 잘 팔리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영진이나 팀장 등 상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현직 직원 10명 중 7명은 회사를 나간다면 그 이유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3명은 '상사와의 마찰'을 이유로 꼽았다.

직원 만족도는 BHC가 높게 나왔지만, 연봉은 어떨까? 저연차에서는 BBQ가 높았지만, 12년차 이상에서는 BHC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잡플래닛 연봉탐색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년차 연봉은 BBQ가 3400만원 수준, BHC는 2800만원 수준으로 차이가 컸다. 이후 11년차까지는 BBQ가 앞섰지만, 12년차부터 BHC가 BBQ를 소폭 앞섰다.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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