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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타임스

면접 보러 갔더니 전세예요, 월세예요

"이렇게 선 넘는 면접은 사라져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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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살아요? 전세입니까, 월세입니까?"
"... 전세입니다."
"전세? 보증금은 얼마?"

부동산에서 나눈 대화냐고요? 아닙니다. 꽤나 이름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 면접 자리였어요. "면접이 4차까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부터 당황스러웠지만, 요즘 어디 취업이 쉽습니까. 그래도 꾹 참고 열심히 면접에 임하며 마지막 '대표 면접'까지 왔거든요. 그런데 이런 질문이나 받고 있다니요.

여러 회사 면접을 다녀봤지만 정말 '역대급'입니다. 집이 전세인지 월세인지 묻는 것도 어처구니 없는데, "이력서 보니까 그 정도 집에서 살 정도로 돈은 못 벌었을 텐데, 대출 받았느냐"고 묻질 않나, "대출은 어디서 받았냐"고 묻기까지… 면접에서 호구조사 당했다는 썰을 많이 들어봤지만, 이 정도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부동산에서나 들을 법한 질문 이후 이어진 건 면접을 가장한 호구조사 단골 질문, '느그 부모님 뭐 하시노' 였습니다. 여기에 '형제들은 뭐하느냐'도 추가됐습니다. 말을 안 하고 버틸 수는 없어 가족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하자, 대뜸 사업 규모를 묻습디다. 이게 채용하고 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이어서 제 경력과 연봉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연봉을 왜 이렇게 많이 받았냐", "그 회사 시가총액도 얼마 안 되는데 이만큼이나 주느냐", "이 회사는 별로인데 왜 다녔냐"… 다니던 회사들은 물론이고 제 경력까지 깎아내리는 것 같아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제 표정이 썩어가는 걸 봤던 걸까요. 면접이 끝나고서 대표는 "내가 면접자에게 해 줄 말이 있다"며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했습니다. '요즘 세대는 노력은 안 하고 대가만 바란다'는 뻔한 내용이었습니다. 회사 자랑도 엄청 했던 것 같아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중에 얼핏 '부동산' 이야기와 '출산율'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면접장에서 나라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시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사실은 면접 시작하기 전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40분 늦게 면접을 시작했거든요. 대표는 느긋하게 들어와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러고도 노트북을 펴 놓고 키보드를 한참 두드리더니 그제야 면접을 시작했어요. 미안하다는 말이 그렇게 어렵나요? 아직 직원도 아닌 면접자를 '을'처럼 대하는데, 직원들은 어떻게 대할지 뻔히 보이더라고요.

면접 보러 오기 전에 언론 보도된 대표 인터뷰를 인상깊게 봤었거든요. '존경할 만한 분이구나' 생각했는데, 정작 면접에서는 너무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직 사유' 외에는 정상적인 질문을 받은 기억이 없네요. 무례하게 개인 정보를 물어봤을 때 대답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회생활 하면서도 이런 면접은 처음입니다. 이런 선 넘는 면접은 사라져야 해요. 최종 면접까지 꾸역꾸역 온 제 시간이 너무 아깝네요. 이게 '압박면접'이라고요? 저기요, 이런 건 '압박'이 아니라 '갑질'이라고 하는 겁니다.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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