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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타임스

중소기업 PTSD 유발…'좋좋소'가 뭐길래!

장르는 '현실고증'…유튜브 웹드라마 '좋소 좋소 좋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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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오피스 드라마'가 있었던가. 오죽하면 "너무 현실 같아서 중소기업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온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1월부터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웹드라마 '좋소 좋소 좋소기업(좋좋소)' 이야기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충 느낌이 오겠지만 '좋소기업'은 열악한 환경과 빌런(?)급의 사장이 버티고 있는 일부 중소기업을 낮잡아 이르는 'X소기업'을 순화한 말이다)

'드라마 좀 봤다' 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오피스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을 터. 아마 열에 예닐곱은 오피스 드라마의 '바이블'로 불리는 '미생'(2014)을 먼저 떠올릴 듯하다. 최근 막을 내린 '스타트업'(2020)도 오피스 드라마의 연장선에 있다.

소재는 다양해도 묘사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머릿속에 한번 재생해 보자. 부족한 스펙으로 여러 차례 낙방을 경험하는 주인공. 면접 자리에서는 "졸업하고 뭐 했냐", "남자친구 있느냐" 등의 곤란한 질문을 받곤 한다. 우여곡절 끝에 합격한 회사에 출근하는 첫날, 설레는 표정으로 어색한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는다. "할 수 있다!"를 외치고 출근하는 그의 앞에, 기다렸다는 듯 꼰대 팀장이 나타나는데…

자, 여러분은 제목은 모르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오피스 드라마 첫 화를 보셨다. 클리셰를 합쳐 놓으니 한 편이 뚝딱이다. '좋좋소'도 이런 드라마와 다를 리가 만무하다고? 어허. 좋좋소를 보지 않은 자 '현실 고증'을 논하지 말라. 수지·남주혁이 없는 데서 '하이퍼 리얼리즘' 반은 먹고 들어갔다.

출처MBC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왼쪽)와 유튜브 웹드라마 '좋좋소'의 한 장면. 옷차림, 사무실 모습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좋좋소'의 내용은 대강 이렇다. 스물아홉의 청년 조충범. 그는 얼마 전 낙방을 거듭하다 작은 무역회사 '정승네트워크'에 취업했다. 다른 회사 면접을 망치고 나오는 길에 "지금 바로 면접볼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순간 당황하지만,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회사로 달려가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연 회사 직원은 면접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어찌어찌 안내를 받아 급하게 마련된 의자에 앉는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사장은 회사를 일궈낸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읊는다. 이력서를 가만 훑더니 갑자기 '취미'란에 적힌 '노래'를 시킨다. 마지못해 노래를 부르는 충범. 그는 '산지 직송'으로 즉시 '합격' 통보를 받는다.

대망의 첫 출근날, 충범은 사무실 청소법부터 배운다. 일과 시작 직후에는 '국민 체조'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복지는 어떤 게 있냐"고 묻자 과장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사발면과 믹스커피를 가리킨다. "근로계약서 언제 쓰냐"는 질문에 사장은 "그런 건 믿음으로 가는 거지"라고 답한다. 마지못해 쓰게 된 근로계약서도 가관이다. 분명 채용 공고엔 연봉이 '2500만 원' 이었는데, '2300만 원'으로 후려치기(?)를 당한다. 물론, 충범의 앞에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출처조충범이 받아든 계약서. 대충 봐도 답답하다. 심지어 이면지에 써 줬다. 사진='좋좋소' 2화
◇ '현실 고증 오피스 드라마' 찾는다면, 눈 들어 '좋좋소'를 보라

1~2화 내용 일부만 담았는데도 무릎을 '탁' 치게 된다. 현재(2월 19일)까지 다섯 편이 올라왔는데, 평균 100만 회 이상, 합산 600만 회에 이르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업로드 당시 구독자 22만 명(현재 30만 명)의 채널에 올라온 웹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박을 친 셈.

대체 어떤 요소가 좋좋소를 '핫하게' 만드는 걸까. 댓글 창에는 "민간인 사찰급 현실 고증", "헥소 고지(실화를 바탕으로 한 멜 깁슨 감독의 전쟁 영화)급 감동 실화", "미생은 판타지고 좋좋소가 현실이다" 등의 호평이 일색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는 반응이다.

대중의 평가처럼, 사실감 넘치는 묘사는 좋좋소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이라 해도 손색없다. 스물아홉, 어중간한 나이의 어리바리한 신입사원, 무능하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이사에, 사장의 비위를 맞추고 일을 모조리 혼자 하는 것으로 보이는 과장까지. 우리 회사는 아니어도 현실 어딘가에는 있을 법한 인물들만 깡그리 모아 놨다. '요즘 애들은~'을 입에 붙이고 사는 꼰대 사장은 말할 필요도 없다.

어디 캐릭터뿐일까. 사무실 구조는 물론이고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믹스 커피와 사발면도 코웃음을 치게 한다. 회사 일정을 적어 놓는 화이트보드 달력엔, 왠지 알 수 없지만 '사장님 첫째 아들 생일'도 쓰여 있다. 장면을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일어날 법한, 있을 법한' 디테일이 펼쳐진다.

물론 '과장'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 사람이 이렇게 수많은 '불상사(?)'를 한번에 당할 수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왜 조충범은 눈 뜬 채로 연봉 후려치기를 당하고, 출근하자마자 새벽까지 야근하고, 퇴사한 직원이 버리고 간 명함을 써야 하는가. 합쳐 놓으니 과장 같지만, 하나하나 떼어 보면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든다. 컴퍼니 타임스가 연재하는 '논픽션 실화극'에 비하면 애교 수준일지도.

출처면접 중입니다. 근데 이제 '자기 자랑'을 곁들인... 사진='좋좋소' 1화

최근 대중은 '그럴듯한 묘사' 말고 '과장으로 보일 정도로 현실적인 디테일'에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데이트'로 수많은 시청자를 '준며들게' 한 카페 사장 오빠 '최준'이나, 메가스터디나 EBS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인강 강사 '한국지리 문쌤' 등이 대표적이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콘텐츠에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벤처부의 2017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중 82.9%는 중소기업에 종사한다. 전체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이다. 압도적인 숫자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오피스 드라마는 정장을 빼입고 대로를 누비는 대기업 사원들 이야기만 주야장천 다뤄왔던 걸까.

'대여섯 명 다니는 현실 중소기업 드라마를 만들면 재밌을 거 같다'는 총감독 빠니보틀의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좋좋소'. 휘황찬란한 오피스 드라마의 지독한 클리셰에 진 빠진 대중은 이런 드라마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게 좋좋소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감탄하는 대중이 (발음은 좀 이상하지만) '좋며들고' 있는 이유 아닐까.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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