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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들 주목..일하기 좋은 장난감회사는?

조회수 2021. 5. 11. 18: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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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부터 어른까지 사로잡는 '장난감 회사'..레고부터 영실업까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다른 말로, 직장인들의 지갑이 남아나지 않는 달. 그런데 이 가정의 달에 유달리 행복 섞인(?) 비명을 지르기에 바쁜 기업들이 있다. 바로 완구 제조 기업들이다.


국내 완구 산업은 30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1990년 당시 세계 수출 3위에 오를 정도로 경쟁력을 자랑했지만, 전반적인 임금 인상으로 제조업체들이 연달아 문을 닫으면서 국내 완구 제조업체들 또한 같은 수순을 밟았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면서 더 이상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콘텐츠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장난감과 최신 기술을 더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업계 판도가 바뀌는 추세다.


기존 캐릭터 완구사업 강자였던 영실업, 손오공부터 3040 키덜트까지 사로잡으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글로벌 기업 레고(LEGO)까지. 남녀노소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들은 일하기에 어떨까? <컴퍼니 타임스>가 완구제조업체 전·현직자들의 평가를 토대로 일하기 좋은 장난감 기업 순위를 매겨 봤다. 조사 기간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 총만족도 점수에 △복지·급여 △승진 기회·가능성 △워라밸(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경영진 평가 등을 반영했다. 만점은 10점이다.

손오공 ⭐️ 5.06

‘손오-공!’ 활기찬 로고송(?)으로 90년대 키즈(Kids)에게는 특별히 친숙한 어린이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 평소 유아동과 일상을 보낼 일이 많다면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등 어린이 만화를 소재로 한 장난감도 친숙할 수 있을 것이다.


손오공은 캐릭터 완구 유통과 게임 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완구 전문 기업인 마텔의 피셔프라이스, 바비, 핫휠, 옥토넛 등과,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개발한 바이트초이카,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소피루비 등의 캐릭터 완구 상품을 국내 유통하고 있다.


손오공의 단점 키워드 1위는 어린이날이다. 완구 업계의 특성 상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등 특정 시즌에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시즌만 오면 "전 직원을 전천후로 굴려 먹음"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어린이날 출근하게 된다면 대체 휴무를 시행하고 있다고.


장점으로는 전현직원 모두 입을 모아 구내식당을 꼽았다. 손오공 직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구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근속 연차에 따라 다르게 주어지는 여름휴가도 쏠쏠한 장점이다. 사옥 1층에 장난감 판매점이 있고, 인터넷 매장을 통해 직원가로 장난감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전 같지 않다", "업계 1위였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재직) 당시 계속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었음", "매년 경영 악화로 연봉 동결" 등 전현직원들의 리뷰를 보면, 한때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손오공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구 업계에서 예외는 아닌 듯 하다.

반다이남코코리아 ⭐️ 5.23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 기업, 반다이남코의 국내 지사인 반다이남코코리아가 5.23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반다이남코의 경쟁력은 바로 캐릭터다. TV프로그램 또는 출판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캐릭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한다. 국내 모형 시장에서 항상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건담 프라모델', 지금의 부모 세대에게도 익숙한 '파워레인저 시리즈', '가면 라이더 시리즈', '프리큐어 시리즈' 완구는 반다이남코하면 떠오르는 스테디셀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지만, 반다이남코코리아의 전체 평점은 2.3점에 그쳤다. "변화에 대처하는 게 느리며 한국 회사에 비해 의사 결정이 느려서 일의 진행 속도가 느림", "일본계 회사여서 그런지 겉과 달리 아주 보수적임", "본사가 외국계다 보니 정보 교류가 상대적으로 경직된 편", "여초 회사의 단점과 일본계의 나쁜 점을 다 가지고 있음"처럼 많은 전현직원들이 일본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보수적 특성을 단점으로 인지했다.


하지만 1점 대에 머문 사내문화, 승진 기회 및 가능성, 경영진 부문과는 달리 복지 및 급여는 3.2점, 업무와 삶의 균형은 3.1점으로 상대적으로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워라밸과 관련해서는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연차 제도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반다이남코의 한국 지사라는 '업계 네임밸류'도 장점으로 꼽혔다.


영실업 ⭐️ 5.4

국내 1위 완구업체 영실업이 3위를 차지했다. 1980년 10월 설립된 영실업은 국내 완구를 떠올리면 반드시 손에 꼽히는 완구인형 '콩순이'가 대표 캐릭터 상품으로, 변신 자동차 로봇 '또봇', 팽이 장난감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영실업은 2020년 8월 출판사 미래엔에 인수됐다. 미래엔이 홍콩계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으로부터 영실업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 투자한 자금은 1500억 원이었다. 미래엔은 영실업의 다양한 유아동 콘텐츠와 캐릭터를 활용해, 기존 출판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엔에 인수되고 난 뒤 직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미래엔 인수 이후 오히려 "장점은 축소되고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중"이라는 주장도 보인다. 문제는 기업 인수가 아니다. 현 직원들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콘텐츠는 좋으나 여러 번의 매각이 회사를 망친 경향이 있음. 최근 국내 기업의 매각으로 안정세가 오는 듯 했으나 새로운 위기가 엄습하는 중", "예전에는 매출도 좋고 인센티브도 많이 주고 했지만 몇 차례의 매각으로 어수선", "대표가 자주 바뀜", "사모펀드의 꼭두각시" 등 영실업의 과거 행적이 내부의 불만을 쌓아올린 것으로 보인다.


영실업은 2020년 매출 1054억 9952만 원을 기록했다. 2019년(1294억 5813만 원)에 비해 18.5%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감소했고 잡플래닛에는 현 직원들의 비판이 잇달아 올라왔지만, '국내 완구업계 탑'이라는, 전현직원들의 자부심 어린 평가는 2021년 현재까지 변함없다. 미래엔의 인수가 앞으로 영실업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키보스 ⭐️ 5.52

2000년도에 설립되어 20여 년 간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수입완구 전문회사, 키보스가 일하기 좋은 장난감 회사 2위를 차지했다. 1위와는 약 4점의 격차를 보였고, 3위를 차지한 영실업과는 차이가 소수점 자리로 미세하다. Kids(키즈)와 Bobos(보보스)의 합성어인 키보스는 육아용품 해외 수입 브랜드를 유통하는 한편, 수입 유아용품 쇼핑몰인 프렌피를 운영하고 있다.


잡플래닛 리뷰상에서는 내부적으로 자리 잡은 정시퇴근 문화 덕에 근무 환경이 자유롭다는 이야기가 많이 언급됐다. "대표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칼퇴근", "자유로운 연차와 일부 탄력근무제", "혼자서 조용히 본인 할 일 하면서 다니기에는 너무 편함" 등 유연한 조직 문화가 장점으로 꼽혔다.

유아 완구 업체의 특성이 엿보이는 리뷰도 있었다. "5월 어린이날, 8월 베페(베이비페어), 12월 크리스마스에는 업무가 많이 몰림", "근로자의 날 근무함" 등 현직원들의 리뷰는 담담해서 더 안타까움을 부른다.


한편 '텃세'라는 단어도 눈에 띈다. "오래된 사람들의 텃세", "잡다한 일이 많고 텃세가 심함", "정말 방향성 없고 텃세 심하고"라는 불만 섞인 리뷰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여 방향을 잘 세웠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현 직원의 바람은 진실되게 느껴진다.

레고코리아 ⭐️ 9.8

덴마크 완구기업 레고(LEGO)의 한국 지점인 레고코리아가 압도적인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리뷰 개수가 점수를 높게 견인한 듯 하지만, 그런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확연히 높은 점수다.


나무 장난감에서 시작한 레고는 플라스틱 브릭(brick) 장난감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블럭 조립'이 레고의 주력 상품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신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그래봐야 장난감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증강 현실(AR) 게임 기술은 말 그대로 신세계. 조립된 레고 세트에 증강현실 앱을 동기화하면, 수수께끼를 푸는 등 가상현실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레고코리아의 주력 고객에는 '키덜트(kidult)'도 빠질 수 없다. 레고는 키덜트들에게 유구하게 사랑받아 온 장난감이다. 최신 모델은 물론 빈티지 모델까지 길게 줄을 서 가며 구매한다. 1990~2000년대 출시된 레고 장난감은 시판 가격보다 열 배 넘는 가격으로 거래된다. 90년대 7만 원으로 출시된 레고 장난감이 200만 원에 거래 될 정도. 재태크 수단으로도 각광 받으면서 레고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고공 상승 중이다.


그렇다면 레고코리아의 전・현직원들은 레고코리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레고코리아에 대한 ‘자부심'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회사 없음", "업계 1위로 다른 경쟁업체보단 안정적인 회사", "글로벌 기업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기회" 등 글로벌 업계 1위에서 일한다는 사실에 대한 만족감이 엿보였다. 일정 기간 수집된 장난감 기업 리뷰 중 유일하게 만점을 기록한 레고코리아의 '워라밸'과 '사내문화' 또한 돋보이는 점이다.


홍유경 기자 yk.ho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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