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장터CMO가 말하는 목표.."취향중고1등"

조회수 2021. 5. 7. 09: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번개장터④ 최재화 CMO·부대표

작은 고백을 하나 하자면, 기자는 꽤 오래 전부터 번개장터를 사용해 왔다. 번개장터를 오래 봐 온 유저 입장에서 최근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바로 '브랜드 마케팅'이 시작됐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번개장터는 2019년까지는 브랜딩이나 마케팅 자체에 힘을 쓰지 않았고, 오직 '입소문'으로만 성장해 온 서비스다.


셀럽들의 집 정리 과정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tvN '신박한 정리', 최근 떠오르는 힙플레이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BGZT Lab'은 번개장터가 최근 벌인 대표적인 마케팅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들은 지난해 3월 번개장터에 합류한 최재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필두로 한 마케팅본부의 작품이다.


'취향을 잇는 거래'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도 번개장터에는 하나의 큰 변곡점이 됐을 터. 지난해 합류해 이 같은 프로젝트들을 이끌고 있는 최재화 CMO를 만나, 번개장터의 마케팅 이야기부터 기업 문화, 가까운 목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4월 2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번개장터 본사에서 진행했다.

유튜브와 번개장터 공통점?…'취향 잇는 거래' 정의하며 시작한 브랜딩


최 CMO 이력은 특이하다. 스타트업 번개장터에 합류하기 전에는 대기업 '구글'에 다녔다. 그는 구글 한국 지사에서 유튜브 한국 유저 마케팅 총괄을 맡아 일했다. 유튜브도 충분히 폼 나는(?) 직장인데, 어떻게 번개장터에 합류할 결심을 할 수 있었을까. 1년 내내 들은 질문이겠지만 염치 불구하고 물었다.


"번개장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팀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했고, 경영진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컸고요. 같이하게 될 경영진 면면을 봤을 때도 기업 문화에 관심이 많고, 회사를 잘 가꾸는데 관심이 많은 분들이더라고요. 이분들하고 함께하면,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유튜브에서의 경험은 번개장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콘텐츠 플랫폼과 중고 거래 플랫폼에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싶지만, 최 CMO는 '개인화'라는 키워드로 유튜브와 번개장터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재고가 하나일 수밖에 없는 중고거래 특성상,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자와 판매자를 매칭하는 고도의 개인화가 필요하다. 소위 '알고리즘'이라고 불리는 유튜브 시스템 또한 '개인에게 적합한 영상'을 추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튜브에 있을 때 '두더지'를 키우는 크리에이터 영상을 본 적 있어요. 공중파에서 이런 영상을 편성할 수는 없잖아요. 너무 특수한 주제니까요. 누가 볼까 싶은데 전 세계 두더지 덕후들이 그 영상을 보고 있더라고요. 번개장터도 비슷한 지점이 있어요. 하나뿐인 재고의 주인을 찾아주는 과정이 필요한 거잖아요. 아직은 '개인간 거래'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서비스가 없다고 보는데, 번개장터가 그런 서비스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팀을 꾸리고 싶다'는 꿈도 이뤘다. 번개장터의 살아숨쉬는 생태계를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마케팅팀을 잘 구축하는 일도 필요했다. 본부도 없던 마케팅 부서가, 이제는 최 CMO를 필두로 스무 명 남짓의 큰 팀이 됐다.

번개장터에 들어오고서 처음 한 작업은 번개장터를 '정의'하는 일이었다. 입소문으로만 알려지던 번개장터의 고객 기반을 넓히려면 번개장터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이미지 자체를 구축하고 정의하는 브랜딩에 힘을 쏟았다. 그런 고민에서 탄생한 슬로건이 '취향을 잇는 거래'. 번개장터에서 스타 굿즈나 한정판 스니커즈 등 개인의 특수한 취향이 반영된 물품들이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마케팅 캠페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 CMO는 "송호준 작가의 요트 프로젝트"라고 답했다. 번개장터 마케팅본부가 '자기 물건을 팔아야 하는 유명인'을 찾다가 만난 사람이 바로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 위성을 쏘아올렸던 송호준 작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 '요트'를 사 바다로 나가야겠다"고 말한 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는 8개월 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아직 요트를 살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은 아니지만, 렌트 정도는 가능한 금액이 모였다고. 최 CMO는 "작업실 가서 사진 촬영도 하고 물건 판매도 돕고 택배도 보내고, 처음 섭외부터 판매까지 모든 것을 마케팅팀이 만들어서 했다"며 "'번개장터를 어떻게 알릴까'라는 고민을 해 오다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 서비스를 정의할 수 있는 문법이나 조직 내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우리 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MZ 먹고 자란 '번개장터'…"잘할 수 있는 것 해 나갈 계획"


재미있게도 번개장터의 주 사용자는 MZ세대다. 일반적으로 '중고거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전 어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던 번개장터에 유입된 이들은, 막 피어나던 모바일 생태계에 빨리 녹아든 10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직장인이 됐고, MZ 세대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 같은 과정을 볼 때 번개장터가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다기 보다는, 같이 성장해 왔다고 하는 표현이 적절할 터. 최 CMO는 "그때는 번개장터가 유일한 대안이었고, 그분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서비스 자체도 그들이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자라 왔다.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 고객군이 만들어 준 번개장터의 프로필이 있어요. 번개장터에서 가장 거래가 많이 되는 카테고리는 패션인데요. 그중에서도 '브랜드 중고'예요. S사 맨투맨을 40만 원에 사서 한 시즌 입고, 35만 원에 되파는 식으로 번개장터를 써 온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번개장터에서 SPA 브랜드 옷은 잘 안 팔리고, 몇십만 원짜리 브랜드 옷은 정말 잘 팔려요. 일단은 '이런 프로필을 만들어 준 고객들을 타겟해서 마케팅을 펼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지난 한 해 동안은 MZ세대를 상대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해 왔죠."


물론 MZ세대 너머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고민도 끊이지 않고 있다. 번개장터가 협업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는 주부들 인식에 번개장터를 심어 줬다. 방영일만 되면 45세 이상 가입자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절반도 안 되던 3040의 응답률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도 번개장터에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중고거래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당근마켓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설명이 필요 없는 수준이고, 중고나라는 롯데쇼핑에 인수되며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장 상황이지만, 최 CMO의 눈빛에선 확신이 보였다. 번개장터만의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는 이유다. "번개장터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직원들 이야기를 꺼냈다.


"번개장터는 '브랜드 중고 전문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번개장터 안에 모여 있는 직원들은 하나하나 관심사도 다양하고,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그런 분들이 직군을 불문하고 모여 있더라고요. 저도 개발자들 중심인 테크펌도 다녀 봤고, 개발자 친구들도 있지만 우리 개발자들이 더 예쁜 신발 사서 신는 것 같아요.(웃음) 우리 마케팅팀만 봐도 더 반짝이면서 새로운 걸 시도하려는 애티튜드가 많이 있어요. 전통적 개념의 서비스는 아니다 보니까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분들이 모여 있는 거겠죠."


1년여 전 최 CMO가 합류할 때만 해도 50명 남짓이던 직원은 이제 150명에 이른다. 경영진으로 함께하다 보니 문화적 고민도 하지 않을 수 없다. 100명이 넘는 직원들과 함께하게 되면서, 경영진 사이에서도 '문화를 정의하고 가꿔나가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생겼다. 그래서 만든 게 8가지의 '번개장터 Code of Conduct'다.


△모두 다른 고객의 취향, 디테일로 만족시킵니다. △남들과 똑같은 건 우리 취향이 아닙니다. △회의는 30분 컷! 결정은 번개같이! ️△타당한 근거가 있는 건강하고 치열한 논의 △결정 후엔 네 편 내 편 없이 하나가 되는 편 △업무에 관한 오지랖은 언제나 환영! △도전하고 회고하며 함께 성장하는 타입 △우리의 취향은 어디서 잇지? 번개Bar에서!

직원들과 함께 만든 TF에서 정한 번개장터만의 '문화 코드'다. 경영진이 아닌 직원들의 언어를 활용하고자 노력했다고. 중고거래 서비스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 번개장터라는 회사도 새로운 길을 가기로 선택하고,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임직원이 문화를 다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퇴사자가 거의 없어요. 이제 새 경영진 들어서고 1년 지났으니 퇴사하는 사람 많을 거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스타트업 쪽은 커리어에 대한 의사결정이 원체 빠르기도 하니까요. 처음에는 '이렇게 안 나가는 게 건강한 건가' 하는 질문도 있었는데, 지금은 같이 만들어가는 문화에 대한 편안함과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좋아서 안 나가는구나'라고 확신하게 됐죠."


앞으로 번개장터는 '잘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1등이라고 자부하는 영역인 '브랜드 중고'에서 격차를 크게 벌려 '번개장터'하면 '브랜드 중고'가 떠오르게 하고 싶다는 것.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큰 규모의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최재화 CMO는 "번개장터를 꼭 고려해 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앱을 사용해 보시면 계속 변화가 있어요. 메인 화면에도 볼거리가 많고요. 상품도 결국 콘텐츠니까 좋은 콘텐츠로 가득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우리만 아는 '취향 중고 서비스'가 아니라 사람들이 다 아는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그 이후에는 시장 변화에 따라 또 다른 진화가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취향 중고에서 1등을 굳히는게 목표예요.


일자리 고민하시는 분들은 번개장터를 꼭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재밌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잖아요. 쇼핑을 좋아하고, 맥시멀리스트고, 번개장터 앱 열었을 때 재미 있으시다면, 번개장터에서 커리어를 쌓는 경험을 해보시면 좋을 거예요. 번개장터의 긴 여정, 지금 시작이니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콘텐츠 저작권은 잡플래닛에 있으며, 무단 배포를 금지합니다.

혹시 우리 회사에 이런저런 소문이 도는데 진상이 궁금하신가요? 가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 속사정은 어떤지 궁금하세요? 잡플래닛에 살짝 귀띔해주세요. 저희가 알아보고, 대신 물어봐서 알려드릴게요. 물어볼 준비 됐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