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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타임스

사장님들이 회사를 쪼개는 이유

치외법권에 각종 지원금까지…피같은 세금이 '줄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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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하면 사장 아빠나 본부장이 대표인 회사에 소속됨. 사전 고지 없음. 5인 미만으로 만들려는 꼼수."(잡플래닛 리뷰 중)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곳들이 있다. 이른바 '훼이크 파이브' 사업장. 사실 적지 않다. 실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5명을 훌쩍 넘는데 서류상 소속 회사를 다르게 쪼개서, 또 일부 직원만 4대 보험에 가입하는 식으로 5인 미만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언뜻, 자고로 사업을 한다 하면 회사를 크게 키우고싶을 것 같은데, 사장님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들고 싶어하는 걸까? 답은 근로기준법에 있다. 

◇ 5인 미만 사업장 '연차·수당·부당해고·중대재해법'까지 다 예외

5인 미만 기업은 근로자에게 연차 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 연장·휴일·야간 근무를 했어도 가산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고, 휴업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 부당해고를 당했어도 별수 없다. 올해 초 만들어진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5인 미만 기업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안전소홀로 근로자가 사망해도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얘기다. 

근로기준법은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지만, 5명 미만 근로자가 일하는 곳은 대통령으로 정하는 일부 내용만 적용된다. 

가짜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들어 운영하다 걸려도 딱히 처벌 규정은 없다. 실제 5인 이상 사업장인 것이 확인됐는데, 연차 미지급,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이 확인됐다면, 이에 대한 처벌은 가능하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든 것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연차를 안줘서, 임금을 체불해서 처벌할 뿐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 회사가 '실제로는 5인 이상 사업장'이라는 것은 근로자가 입증해내야 한다. 

일부 사장님들이 회사를 서류상으로 쪼개면서까지 5인 미만 기업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이유다. 

◇ "영세 사업장 부담 덜어주려 '5인 미만' 제외했는데…"

5인 미만 사업장에 예외 조항은 둔 것은 소규모 사업장에 각종 규제를 도입하면 사업 자체가 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대해 1998년 헌법재판소는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하고, 근로감독 기능의 한계를 고려한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는 중이다. 

이후에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근로기준법을 예외없이 모두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는 꾸준히 나왔다. 2018년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이 한국노총과 함께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추진했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후폭풍이 소상공인들에게 밀어닥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상황은 여전하다. 지난해 강은미 정의당 의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과 일자리 창출에 치명적인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에 '세금'이 줄줄 샌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렇게 영세 기업이 되면 법 적용의 예외를 받는 것에 더해, 정부의 각종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정부 세금이 '가짜'로 영세한 기업에 새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일 경우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등을 90%까지 지원해 준다(두루누리 지원제도). 근로자 1인당 월 8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안정자금도 받을 수 있다. 근로자를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들었다면 세금을 근로자에 전가할 수도 있다. 기존에 일하던 직원을 새로 고용한 것처럼 꾸며 각종 고용창출 관련 지원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지원금을 받은 것이 밝혀지면, 부정수급에 해당해 다시 돌려줘야 하지만 이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를 신고하더라도, 이를 밝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 사이 회사는 근로자에게 돈을 주고 합의해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은성 노무사는 "사업장 조사가 들어가야 하는데 합의로 사건이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부정수급으로 걸리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며 "국가 재원이 진짜 필요한 영세한 사업장에 가지 못하고 세금이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이고, 매출액 쪼개기는 곧 탈세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각종 비용을 절감해 사업을 하니, 공정하게 사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공정거래로 봐야 할 것"이라며 "가짜 영세 사업장에 잘못 지원되는 재원만 잘 활용해도 진짜 영세한 사업주와 근로자를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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