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마당을 가진 집
동탄 다온가
집을 짓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결정은 무엇일까? 우선 무엇보다 ‘집을 짓겠다’는 결정일 것이고, 그다음은 집이 지어지는 땅 찾기가 아닐까.
부부의 출퇴근을 고려하여 선택한 동탄 택지개발 부지. 그중에서도 둥근 ㄱ자로 꺾어지는 코너 땅은 이웃한 다른 땅과 달리 홀로 비어 있어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는 집 짓기에 가치가 떨어지는 땅으로 보였다. 하지만 대지와 도로의 경계가 태양의 궤적을 따라가는 곡선을 이루고 있어 채광이 좋고, 북동쪽으로는 근린공원이 위치하여 개방감과 수목의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던 대지.
이곳에 건축가는 工자로 놓인 집과 함께 3개의 마당을 마련하였다. 그렇게 집이 들어서며 나누어질 다양한 여백의 공간들을 통해 가족이 꿈꾼 집의 모습이 담기길 기대해본다.
3개의 마당과 공간 사이
유년기를 마당이 넓은 집에서 보낸 의뢰인은 결혼 후 15년을 넘게 아파트에 살면서 항상 마당이 넓었던 어린 시절 집을 그리워했다.
그렇게 집과 함께 놓이게 된 3개의 마당. 마당을 그리워했던 의뢰인에게 이 공간들은 바쁜 일상과 편안한 안식처 사이에 꼭 필요한 여백의 공간이다. 또한 여백은 주변 이웃과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식이자, 시간이 지나 자녀들이 새로운 가정을 꾸려도 자녀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된다.
대문을 지나 두 채가 마주하는 바깥마당에서 현관을 지나 들어오면 사적공간인 자녀방과 사랑방, 공적공간인 거실 및 다이닝 공간이 복도로 이어진다. 工자로 배치된 집의 l - l 사이에는 현관 및 1, 2층을 이어주는 계단 동선과 오픈된 서재로 계획을 하여 채의 나눔과 만남을 계획하였다.
집의 지속가능성
자녀가 결혼해도 함께 살 수 있길 바란 의뢰인. 이에 건축가는 주차장에서 다른 채로의 출입을 고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한 자녀 방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까지 채 나눔이 가능한 l - l의 구조로 집을 계획했다. 더불어 콘크리트 벽체와 달리, 지붕은 목조로 하여 차후 증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집의 지속성은 이러한 가족 구성원의 변화와 함께 변화해 갈 수 있는 여지에 있다.
주택을 지어보면 늘 크고 작은 민원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동안 비어있던 땅에 집이 지어지면 그 자체로 이웃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내 땅에 내 집을 짓는데 네가 뭔 상관이냐 하겠지만, 입장 바꿔 생각하면 인간의 삶은 주변 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다온가 역시 이러한 고민을 담아 이웃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이웃의 바라봄이나 채광을 존중해주는 것. 그것이 더불어 사는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