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집
운중동 국민주택
70대 중반의 어머니를 위한 집 짓기를 의뢰한 클라이언트.
독특하게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주택의 전용면적을 국민주택 85㎡ 규모로 맞춰달라는 것이었다. 많은 가족이 거주할 주택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큰 규모의 주택은 관리와 사용이 효과적이지 않으니 아담하게 짓길 원한 것.
이에 건축가는 국민주택 규모의 제약사항과 대지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여러 개의 침실 등 불필요한 공간 대신 테라피풀, 중정 등 어머니를 위한 공간들로 가득 찬 집을 지었다.
시니어 주택으로서의 배려와 국민주택 규모를 유지하면서 공간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출발한 운중동 국민주택. 어르신이 사시는 집이 응당히 갖춰야 할 무장애 설계, 안전한 핸드레일, 낮은 가구, 앉을 공간이 많은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축가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 느낄 ‘외로움’에 초점을 두고 계획을 진행했다.
그렇게 지어진 운중동 국민주택은 여타의 집들처럼 진입구를 막는 대신, 자연스러운 조경을 조성함으로써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길 바랐다. 완만한 지그재그로 되어있는 진입부의 경사지는 자유롭게 산책이 가능하며, 꽃과 나무를 좋아하시는 어머니가 예쁜 꽃나무와 따 먹을 수 있는 채소 등을 심을 수 있는 공간이다.
작은 집
'집 속의 집’을 컨셉으로 구성된 집은 LDK가 연결된 ‘큰 집’과, 어머니방이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인 ‘작은 집’으로 이루어진다. 이 둘은 비슷한 기능을 콤팩트하게 뭉쳐놓은 각각 큰 원룸과 같다.
어머니방은 드레스룸과 연결하여 사적 공간의 편리성을 높이고, 윈도 시트를 통해 콤팩트한 공간의 답답함을 해소했다.
어머니가 지속해서 운동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가 설계 초기부터 요구한 테라피풀은 길이 3m에 너비 1m의 작은 수영장이지만, 물의 저항을 이기며 걷는 것만으로 큰 운동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쪽에는 반신욕조를 설치하여 물 쓰는 공간이 기능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완결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중간의 집
'큰 집'과 '작은 집'은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 크기의 집. '중간의 집'의 외부공간인 중정과 반 외부공간인 썬룸으로 구성된다.
중정은 다락과 함께 바닥면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국민주택 규모를 지키면서도 집이 왜소하거나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 요소이다.
큰 집
거실-다이닝룸-주방을 연결하여 하나의 공간으로 콤팩트하게 계획한 '큰 집'. 팬트리와 보조주방과 같은 서비스존은 접이식 도어와 슬라이딩 도어로 분리하여 실용적이고, 깔끔하게 공간을 구성했다.
운중동 국민주택은 85㎡ 규모의 작은 집이지만, 중정, 썬룸, 파고라와 같은 외부공간과 테라피풀, 반신욕조까지 보통의 집보다 더 많은 공간이 들어가 있다. 특히 따뜻하게 공간을 감싸는 천창은 어머니를 향한 자녀의 마음을 닮았으며, 중정과 외부 정원으로 작지만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거주인에게 꼭 맞는 집 짓기를 통해 탄생한 아늑한 공간에서 어머니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하1층, 지상1층
대지면적: 264.00㎡ (79.86py)
건축면적: 96.23㎡ (29.11py)
연면적: 215.99㎡ (65.34py)
건폐율: 35.70%
용적률: 31.80%
구조: 기초-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경량목구조
사진: 이원석
설계: 적정건축 / 02.6333.6441
──
에이플래폼
대한민국 건축가가 전하는 건축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