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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뚝방집

조회수 2020. 7. 19. 18: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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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 오랜 정취에 대응하는 낭만적인 집

춘천 뚝방집

공지천을 마주한 춘천의 작은 대지. 천변을 흐르는 바람을 따라 자동차와 조깅하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는 이곳에 토박이 의뢰인은 바람에 흩날릴 것 같은 흐릿한 집으로 동네의 오랜 정취에 대응하는 집을 짓기를 원했다.

동서로 길게 뻗은 공지천의 수평선. 그 위를 흐르는 다양한 속도감에 화답하는 리듬감으로 뚝방길의 풍경 속 정갈하고 담백하되 조금은 흐트러진 그런 집 하나가 더해지길 바란다.

춘천의 구도심 지역에 위치하는 43평의 작은 대지는 동서로 길게 흐르는 공지천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이웃집과 진입도로, 공지천의 산책길까지 주변의 서로 다른 지면 높이로 인해 여러 레벨에서 인지된다.


끊임없이 흐르는 공지천과 공지천을 따라 가볍게 조깅하는 사람들, 그리고 간간이 느린 속도로 스치며 지나가는 자동차. 건축가는 이러한 속도에 화답하는 리듬감을 주고자 했다. 특히 수평선을 만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공지천을 따라 동서로 늘어선 건물, 도로, 산책로 등 형태적인 수평선뿐만 아니라 이것에서 일어나는 많은 움직임에 대해 최대한 단순한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Solid'와 'Void'를 만들어 풀어보고자 했다.

△ 대지 위치

형태를 흐트러뜨리다.
△ 북측 전경
△ 다이어그램

주변 주택가는 대지보다 지면 높이가 1.5m 낮고 평균 1~2층 정도의 아담한 스케일로 형성되어 있어 요구된 5층 높이의 건물은 너무 거대해 보일 수 있었다. 따라서 건축가는 최대한 건물을 나누어 형태가 커 보이지 않도록 했으며, 기능상의 이유로 나누어지지 못하는 부분은 벽돌 비워쌓기를 통해 건물이 크고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


비워지는 부분은 금속으로 날렵하게 깊은 음영을 추가했고 창문 세로패턴을 사용하여 건물에 리듬감을 주고자 했다. 가로패턴과 세로패턴을 사용한 벽돌쌓기는 수평 방향으로 벽면을 좀 더 디테일하게 나눠주었는데, 벽돌 세워쌓기 구간은 시공 방법을 달리해 벽돌의 질감을 가로패턴과 더욱 차별화시켰다. 추가로 1층과 4층의 곡선 구간은 이렇게 나누어진 건물이 바람에 반응한다는 건축가의 엉뚱한 상상에서 나온 것으로 건물에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를 주게 되었다.  

도로와 천변의 시선으로부터 주택을 보호하기 위해 상층부로 갈수록 개구부 틈을 좁히고 건물의 형태를 살렸다. 특히 최상층은 건물 뒤로 후퇴하여 더욱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었다.

△ 가로패턴과 세로패턴을 사용한 벽돌쌓기

△ 층별 구성 다이어그램

대지는 도로변에 면하고 전망이 좋아 상가로서 좋은 입지인 만큼 주택으로서는 불리하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다. 건축가는 주택과 2층 근린생활시설로 통하는 공동의 진입계단 디자인과 전면부 입면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했으며, 근린생활시설은 도로변의 접근성, 주택은 협소주택으로서 각 층의 영역 및 공간의 흐름을 중점으로 평면계획을 하였다. 

△ 진입계단

그러나 전체 규모의 한계상 동일한 계단으로 주택과 상가가 동시에 사용해야 했다. 따라서 2층 상가의 접근성을 위해 흡입력 있는 매력적인 계단을 만들되, 들어가는 시작은 보이지만 주택의 출입구가 위치한 끝은 보이지 않도록 곡선으로 휘감아 주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했다.

△ 공지천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2층 근린생활시설

주거공간
△ 2층 주택 포치공간
△ 2층 주택 현관
△ 주택 2층 전실 문을 열면 3층으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이 보이며, 좌측에 부부침실이 위치한다.

2층 주택 현관문을 열면 마주하게 되는 자작나무 벽과 중앙 계단은 2층부터 5층까지 주택의 중앙부를 관통한다. 이는 자칫 4개 층으로 수직 구성된 협소주택이 층별로 단절되지 않도록 목재와 오픈형 계단을 통해 각 층을 시각적, 촉각적으로 부드럽게 연결한 것이다.

△ 자작나무 벽을 타고 흐르는 계단은 풍부한 공간을 경험하며 5층 루프탑까지 이르게 된다.
△ 3층
△ 3층은 주택의 메인 층으로 오픈형 구성과 순환동선을 중점으로 구성되었다.
△ 공지천의 풍광을 한껏 누리고자 긴 수평창으로 전면부를 열어둔 3층 거실
△ 5살, 8살 두 아이들의 놀이공간 4층

4층은 일조권으로 인해 북측과 서측, 두 면에 생긴 큰 경사벽을 활용하여 다양한 공간감과 틈새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공간을 제공했으며, 외부 테라스를 연계하여 옥외 놀이공간으로 마련했다. 또한 작은 아이가 성장 후 독립된 방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였다.

△ 5층 루프탑

4층에서 좁은 계단을 돌아 올라오면 탁 트인 5층 루프탑을 만날 수 있다. 하늘과 가까이 닿은 작고 조용한 공간으로, 공간이 작은 만큼 경사 천정을 높게 두어 공간감을 확보했다.

△ 테라스

시간이 툭. 느릿느릿 흘러가는 곳. 이곳에서 나고 자란 의뢰인 역시 느릿느릿 움직이고 말했다. 그런 의뢰인이 요구한 바람에 흩날릴 것 같은 흐릿한 집을 짓고 싶다는 바램을 끝까지 놓지 않고자 했다. 그래서 논리적 이유 없이 애매한 곡선을 쓰고 뭉실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행히 훌륭한 시공자를 만나서 정말 야문 집이 만들어져 감사할 따름이다. 뚝방길의 풍경 속에 정갈하고 담백하되 좀 흐트러진 그런 집 하나가 더해져 그리운 등대 같은 낭만적인 집이 되길 바란다.

- 씨엘건축 김길령 -
①주차장 ②전면마당 ③창고
①포치 ②현관 ③홀 ④부부침실 ⑤파우더룸
①거실 ②주방 및 식당 ③복도 ④세탁실 ⑤테라스 ⑥보일러실 ⑦다용도실
①홀 ②아이방 ③놀이실 ④4층 옥상
①루프탑 ②보일러실 ③테라스
①근린생활시설 ②홀 ③테라스 ④거실 ⑤놀이실 루프탑

건축개요 


위치: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 

용도: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규모: 지상5층

대지면적: 144.80㎡ (43.80py)

건축면적: 84.60㎡ (25.59py)

연면적: 270.08㎡ (81.70py)

건폐율: 58.42%

용적률: 186.52%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사진: 노경

시공: 윤형근

설계: 씨엘건축사사무소 / 02.737.8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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