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휴식을 주는 장소로 다시 태어난 집
Renovation 'Light'
70-80년대 ‘빨리’의 미덕으로 지어졌던 집. 동네를 이루는 비슷한 모양을 한 여러 채의 집들은 40년도 채 되지 않아 세월을 힘겹게 견디며 이제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그렇게 건축가를 만나 민낯을 드러낸 이 집은 이전의 온전히 삶을 담아내는 장소에서 온전한 삶을 위한 휴식을 주는 장소로 다시 태어났다.
기존의 집은 당시에는 흔했던 조적 구조로, 언뜻 보기에는 연식에 비해 양호해 보였다. 평지붕이었던 옥상은 단열과 누수를 해결하기 위해 샌드위치 패널로 덮여 있었고, 실내는 이런 옛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재 마감(거실, 주방)과 일부 벽지 마감으로 거의 처음 만들어진 그대로 큰 구조변경 없이 계속 사용되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철거 후에 나타난 이 집의 민낯은 건축가와 시공자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균열이 생긴 부분과 철거하면서 나오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느라 시간이 조금 더 들었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끝에 완성된 집은 이전처럼 온전히 삶을 담아내는 것이 아닌 온전한 삶을 위한 휴식을 주는 장소인 카페로 다시 태어났다.
낡은 공간의 리모델링을 통한
밝은 분위기로의 리노베이션
△ 진입로 변경 전/후 모습
3열로 배치된 필지 중 가운데에 위치한 대지는 진입 도로와 같은 외부 공간도 이 집의 전체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시멘트 블록으로 된 담장, 낡은 콘크리트 바닥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담장과 바닥을 모두 교체하기에는 비용과 시간 등 여러모로 무리가 있어, 신경 쓸 것이 많은 담장보다는 바닥을 교체하였다. 대신 담장은 흰색 페인트로 칠해 밝은 분위기를 이끌어 주고, 콘크리트 바닥은 전체를 화산석 벽돌로 마감하여 자연재료에서 풍기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기존의 낡은 벽돌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마당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던 두 그루의 나무는 그대로 건물들 사이에서 계절을 보여주는 요소가 된다.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계속 충돌한다. 특히 고촌 주택의 경우 기존 목재 마감을 걷어내고 나온 벽의 큰 균열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었다. 또한 구조보강을 위한 기둥을 세울 자리를 찾는데 신중히 했는데, 이를 통해 방과 거실이 연결되는 큰 공간이 조성될 수 있었다.
크게 만들어진 창문들 덕분에 많이 어둡지는 않았지만, 3층 규모 이상의 건물들이 대지 남측을 가로막고 있어 한낮에도 실내에는 빛이 잘 들지 않았다. 자연히 ‘빛’을 실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천창을 선택하였는데, 단순히 천창을 만들어 빛만 들어오게 할 것인가, 입체적인 천창 계획으로 단조로운 천장에 공간을 줄 것인가의 두 가지를 놓고 건축가는 고민했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을 생각하면 전자가 적합했지만, 단층 주택의 단조로운 천정에 변화를 주어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후자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한 건축가는 입체적인 천장 계획으로 기존의 단층 주택에서 볼 수 없던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밝은 공간은 외부의 낡은 벽돌 조차도 밝게 만들어준다.
△ 홀 변경 전/후 모습
기존 벽체의 구조적 역할을 고려하여 적용된 창은 잘 정돈된 마당과 내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지하로 내려가던 입구를 막고 계단을 확장한 출입구와 경사로를 따라 새롭게 추가된 출입구는 내부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기존의 낡은 플라스틱 선홈통을 대신해 설치한 빗물용 사슬은 시간이 지나 녹이 슬면서 1984년의 벽돌과 함께 이 집이 가진 또 하나의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풍경이 될 것이다.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용도: 근린생활시설 (브런치 카페)
규모: 지하1층, 지상1층
대지면적: 166.30㎡ (50.31py)
건축면적: 65.40㎡ (19.78py)
연면적: 84.65㎡ (25.61py)
건폐율: 39.31%
용적률: 39.31%
구조: 조적 구조
시공: 빈집은행
사진: 건축그룹[tam]
설계: 건축그룹[tam] / 070.8871.5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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