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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마당의 경험 위로 새로운 시간을 덧입힌 집

조회수 2020. 3. 13. 14: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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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삼삼한집'

삼삼한집

교외에 작은 집을 지어 살던 가족.

마당에서 아이들과 강아지가 함께 뒹굴며 추억을 쌓아왔던 가족에게 도심 다가구주택으로의 이사는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었다. 따라서 과거의 추억 위로 새로운 시간을 덧입혀 옛 주택에서의 경험과 시간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건축가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그렇게 도시의 가로가 집안 내부로 연장되고, 중정을 통한 공간적, 감각적 확장이 옛 마당의 경험 위에 덧입혀지는 여섯 식구의 삼삼한 집이 시작되었다.

통의 임대를 위한 상가 주택의 경우 '면적=수익'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최대한의 임대면적을 확보하도록 계획한다. 그렇기에 평면구성 혹은 공간구성의 중요성보다는 최대한의 면적 확보를 우선시하게 되지만, 그런 논리로 지어진 건축물이 좋은 정주(定住) 환경으로 연결되지는 않다. 


대부분의 상가주택이 그러하듯 '삼삼한집' 역시 1층 상가 / 2층 임대세대 / 3층 주인세대의 정형화된 구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우리는 전용면적은 조금 작더라도 쾌적한 생활환경이 되었으면 했다. 따라서 계단실과 1층 주출입구를 두 개로 구분하여 주차장 출입구 역시 현관과 동선을 분리하여 주차공간과 진입공간의 개방감과 쾌적성을 높였으며, 내외부의 중간공간인 발코니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 “ㄱ”자 모양으로 만들어진 임대세대 계단실 좌측으로는 임대세대 주출입구가, 우측으로는 주인세대 주출입구가 있다.


2층 임대세대 (201호, 202호)


2개의 주출입구와 계단실은 각각 2층 임대세대와 3층 주인세대로 바로 갈 수 있도록 동선을 분리해 준다. 이는 임대세대에서 생활하게 될 이들이 주인세대와의 동선 겹침으로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1층 현관부터 나의 공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 더 편안하게 집을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 2층 임대세대로 올라가는 계단실

“ㄱ”자 모양으로 만들어진 계단실의 한쪽 면에는 약 13M의 길이를 갖는 창을 설치하여 어두운 계단실이 아닌 밝고 쾌적한 진입공간으로 계획했다.

△ 201호 거실
△ 202호 거실에서 바라본 모습

2개의 임대세대는 각각 발코니, 즉 각자의 외부공간을 갖는다. 우리는 이 외부공간이 내부공간의 확장이 아닌 각 세대가 갖는 '나만의 외부공간'이기를 바랐다. 


3층 주인세대 (301호)


주인세대는 1층부터 3층까지 연결되는 계단실, 기존 단독주택의 마당을 닮은 중정,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는 옥상까지 총 3가지의 외부공간을 갖는다.  


임대세대와의 계단실 분리로 주인세대 전용으로 사용하게 된 계단실은 동선 연결의 수단으로만 쓰기에는 아쉬워 아이들의 그림 혹은 가족사진 등을 거는 갤러리로 활용하도록 최소한의 채광 및 환기를 위한 창만을 계획하고 핀 조명 및 간접조명으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 3층 주인세대로 올라가는 계단실
△ 현관 앞 복도
△ 안방
△ 아이방끼리 연결되는 통로
△ 다이닝룸
△ 거실에서 중정을 바라본 모습

가족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생활공간인 거실, 주방, 다이닝룸의 중앙에는 중정을 계획하여 남향의 장점을 적극 활용, 집안 곳곳에 채광을 확보하였다. 또한 자칫 좁게 느껴질 수 있는 생활공간의 시각적 확장을 유도하여 개방감을 높여주었다. 가족에게 있어 중정은 물리적인 면적은 비교할 수 없지만, 이전에 살던 단독주택 마당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 거실
△ 주방 및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 다락
△ 옥상

다락에서 연결되는 외부공간인 옥상은 강아지의 주된 생활 공간이자, 아이들의 놀이공간, 남편이 맥주 한 잔하는 공간이다.

△ 중정에서 바라본 거실
△ 중정에서 바라본 다이닝룸
△ 주인세대 주출입구 및 주차장
△ 1층 근린생활시설 출입구 쪽 입면

단순한 형태의 건물 구성은 공사비의 효율적인 절감과 주변 건물의 복잡한 입면구성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되었다. 지구단위지침으로 인하여 박공 지붕의 형태는 뺄 수 없는 디자인 요소였으므로 그 형태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것이 고민의 가장 큰 부분이었다. 따라서 공간을 구성하는 사각형 매스와 지붕을 구성하는 삼각형의 매스의 조합으로 건물 형태를 디자인했다. 또한 외부 마감의 경우 유로폼 노출콘크리트, 벽돌, 금속거멀접기로 면과 선적인 요소가 눈에 도르라져 보이도록 하여 건축물이 아이콘화(단순화) 되기를 원했다.


'사물이나 사람의 생김새나 됨됨이가 마음이 끌리게 그럴  듯하다'라는 사전적 의미와 2층 두 집과 3층 한 집의 중의적인 표현이기도 한 '삼삼한집'이라는 이름처럼 앞으로 생활을 하게 될 이곳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이전 단독주택에 대한 그리움을 천천히 지워주길 바란다.


건축개요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

용도: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290.30㎡ (87.82py)

건축면적: 160.40㎡ (48.52py)

연면적: 399.60㎡ (120.88py)  

규모: 지상3층

건폐율: 56.63%

용적률: 137.65%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시공: 쓰리스퀘어 종합건설

사진: 노경

설계: 일상건축사사무소 / 063.273.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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