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위한 오누이의 작은 테라스집

조회수 2019. 5. 22. 19: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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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 다가구 테라스집
해질 무렵 지붕 테라스에 오르면 맞은편 대공원의 푸른 녹지가 도심 속 오아시스처럼 펼쳐지는 곳. 지친 하루의 일상을 위로받고, 부모님을 위하는 오누이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능동 테라스 집> 입니다.

다가구주택

능동 테라스 집

"작지만 튼튼하고 따뜻한 집을 짓고 싶습니다."

정중하지만 조심스럽게 꺼낸 의뢰인의 첫마디였다. 사무실을 찾아온 남매는 아파트를 떠나 부모님과 함께 모여살 수 있는 작은 집을 짓고 싶어 했다. 부지는 어린이대공원 근처의 오래된 주택이 있는 106㎡(32평)의 그리 크지 않은 땅.


남매는 이곳에 사실 부모님을 위해 채광과 통풍이 원활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며, 단독주택과 같이 발코니와 테라스에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집을 그렸다. 특히 빠듯한 공사예산과 완공 이후의 지속적인 수익성을 고려하여 건축주를 포함해 총 4가구가 살 수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계획함으로써 재정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 1층에는 주차장과 함께 작은 상가를 두어 부가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좁은 건축면적으로 인해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했기에,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부모님이 몇 층에 거주해야할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였다. 다만 1층에 주차장을 두고, 2층에는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임대를 위한 2개의 원룸을 계획했기에, 부모님은 우선 4층에 거주하시다가 이후 3층으로 내려와 거주하신다는 전제하에 설계를 진행하였다.


일반적으로 협소주택에서는 거주공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데 집중하지만, 이곳에서는 부모님이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편리하도록 공용계단 면적을 크게 두고 부모님과 남매의 장기적인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고려하여 평면을 구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 주차장
△ 4층 현관복도 (부모님 집)

내부공간의 모자람을 외부공간에서 채우다.


​공용계단과 일조사선제한으로 인해 생겨난 43.73㎡의 4층은 기존에 살던 집보다는 많이 작았다. 사실 좁은 집에 적응하고 살아야 한다고 다짐을 하지만 넓은 집에 익숙해진 몸과 마음을 반으로 접는 일은 녹록치 않다. 집이 작다하여 일상의 삶을 반으로 줄여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방2개, 거실, 주방, 화장실, 다락계단 그리고 발코니까지 배치하기엔 43.73㎡의 공간이 좁아 보일 우려가 있었다. 2배 이상 넓은 공간에서 살다가 절반도 안 되는 공간에 적응해 산다는 것은 결코 짧지 않은 적응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가지고 있던 짐을 모두 버린다 하더라도 평생 동안 체화된 공간의 습성은 버리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건축가는 경사지붕을 활용하여 부족한 공간을 보완하는 다락을 만들고, 남측 어린이대공원과 북측 아차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다락과 연결된 테라스 공간을 만들었다. 내부공간의 모자람을 외부공간에서 채우고 싶었던 것이다.

△ 4층 거실 (부모님 집)
△ 4층 주방
△ 4층 거실과 발코니

경사지붕을 활용한 높은 층고의 거실 그리고 이런 거실과 연결된 발코니 천장은 시각적으로 답답하지 않도록 경사진 유리로 마감했으며, 남측 테라스 코너에 코너창을 두어 채광을 최대한 확보하였다.


넉넉하지 않은 공간이 마음에 흡족할 리 없지만, 그들은 좁은 집에 적응하고 살아야 한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현대인이 다 그렇듯 각자 사는 게 바빠 명절이나 집안 행사 때나 만날 수 있었던 남매는 집을 설계하는 동안 매주 얼굴을 마주하고 집 짓는 일에 열심이었다. 무엇보다 건축주와 세입자의 주거환경의 차이를 두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성능 좋은 층간 차음재를 직접 골라 설치했고 집이 조금 좁아지더라도 두꺼운 단열재를 넣었으며 채광확보에 신경을 썼다.

△ 4층 화장실
△ 4층 다락계단
△ 다락
△ 다락
△ 테라스

임대공간 (2~3층)


원룸 생활의 불편함 중 하나는 빨래 건조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세입자를 위해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한 대지 형태를 살려 발코니를 계획했다.

△ 3층 거실/주방 (임대세대)
△ 3층 현관복도 (임대세대)

외부마감은 건축주가 직접 구한 회색벽돌로 쌓았고, 1층 근린생활시설은 탄화목으로 마감하였다.


협소주택보다 조금 큰 정도의 집이지만 코너에 위치한 이 집은 작더라도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한여름 해질 무렵 테라스에 오르면 아차산부터 어린이대공원까지 녹음이 사방으로 드러난다. 한 뼘의 푸르른 녹지라도 두 눈에 담고 싶은 도시인들의 삶 속에 푸르름이 가득차기를 바래본다.

①근린생활시설 ②주출입구
①거실 ②침실 ③욕실 ④발코니 ⑤홀
①거실 ②주방 ③침실 ④욕실 ⑤발코니 ⑥현관 ⑦홀
①거실 ②주방 ③침실 ④욕실 ⑤발코니 ⑥현관 ⑦홀
①다락 ②창고 ③테라스
①거실 ②침실 ③화장실 ④발코니 ⑤다락 ⑥근린생활시설

건축개요


위치: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 

용도: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규모: 지상4층, 다락

대지면적: 106.10 ㎡ (32.09평)

건축면적: 63.37㎡ (19.17평)

연면적: 159.05㎡ (48.11평)

건폐율: 59.73%

용적률: 149.90%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치장벽돌, 적삼목(탄화목)

사진: 정광식

설계: 아이디어5건축사사무소

www.idea5.kr / 02.730.8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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