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은 위례 듀플렉스하우스
무던히도 더웠던 지난해 여름. 한 아이를 안고 젊은 부부가 건축가를 찾아왔다. 위례에 땅을 사고 이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었던 부부. 그들은 비용 회수를 위해 단독이 아닌 듀플렉스로 짓고자 했다. 그렇게 젊은 건축가와 젊은 건축주의 집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모서리땅
한집 걸러 한집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던 위례 신도시에서는 마치 서로 자신을 뽐내기 위해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집들이 올라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자인 방향을 잡는 일은 오히려 손쉬운 작업이었다.
시끌벅적한 형태보다는 번잡한 요소를 지우고 단순하고 강렬한 매스로 목소리를 내는 것. 묵직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통해 주변의 새롭고 적극적인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하지만 나지막하게 도시 속에 자리 잡기를 바랐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건물은 도로를 등진 ‘⊐’자 형태로 배치되었다.
높은 땅값과 부족한 대지로 인해 더이상 한 필지에 한가구를 짓는 일은 사치로 느껴진다. 건축가를 찾아온 클라이언트 역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단독주택이 아닌 듀플렉스하우스로 집을 짓길 원했던 것이다.
‘⊐’자로 배치된 건물의 형태를 따라 윗쪽의 ‘ᅳ’부분은 임대세대가, 아래쪽의 ‘⨼’부분은 주인세대가 점유하고 안마당은 주인세대가 점유하는 방식으로 평면을 풀어나갔다.
주인세대 공간
건축주와 매주 진행된 인터뷰와 워크샵을 통해 건축가는 그들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다. 단독주택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부부는 단독주택에 대한 꿈과 관심이 매우 컸기에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본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건축가와 공유하였다.
부부는 높고 밝은 집 아래에서 작은 가족 음악회를 꿈꾸었다. 평소 음악감상과 와인을 즐긴다는 부부. 이곳에서 손님을 초대하고 함께 음악을 즐기는 부부의 작은 소망을 담은 집을 함께 그려갔다.
1층은 가족들이 모이는 거실이자 함께 음악회를 즐기는 무대가 된다. 거실과 주방은 2개의 단으로 나뉘어져 있어 자연스레 객석과 무대가 형성되고, 동그란 아치문은 등장하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현관이다. 흔히들 현관은 흘러 지나가는 곳이라 여겨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떨어지는 곳이지만, 조금은 사치를 부려 천창이 있는 포켓 정원을 만들었다. 서로 엮이는 계단과 시선, 그리고 빛으로 인해 작은 공간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기고 집을 방문하는 이들을 반긴다.
인테리어
집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외관의 무거움을 상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커다란 볼륨이 주는 무게감에 건축주가 짓눌리지 않도록 오픈부위는 곡선을 활용하여 무게감을 덜게 하였고, 조형이 주는 재미와 아름다움을 집안 내부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시간에 따라 달리 떨어지는 빛의 모습이 내부에서 잘 연출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한 형태의 조형으로 내부 공간을 만들어갔다.
임대세대 공간
주인세대의 강한 취향과는 달리 임대세대는 보편적인 특성과 더불어 집의 조화를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디자인이 진행되었다. 작은 평수의 집이지만 누가 들어와서 살든지 단독주택만이 줄 수 있는 소담함과 공간감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따라서 1층은 식당과 주방을 배치하여 포켓정원을 바라보며 즐거운 한끼를 나눌 수 있도록 하였고, 2층은 거실과 침실을 배치하여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위례 듀플렉스 하우스에서는 평면적인 면적의 불리함을 수직적인 확장으로 극복하여 동일 면적대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추가적으로 임대를 통한 부가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부부의 소망이 투영된 이 집에서 그들의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가길 바라본다.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용도: 다가구주택
규모: 지상2층, 다락
대지면적: 260m²
건축면적: 129.72m²
연면적: 218.70m²
건폐율: 49.89%
용적률: 84.05%
주차대수: 3대
구조: 경량목구조
사진: 조형진
시공: 빌더홈
글: 로우 크리에이터스
설계: 로우 크리에이터스 / www.lowcreators.com / 070-4130-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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