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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시장은 차량의 정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그릴에 말 그대로 ‘꽂혀’ 있는 듯 합니다. 자동차회사들은 앞다퉈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큼직한 그릴을 내세운 신차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일반 차량들도 튜닝을 통해 앞 모습에 힘을 주는 경우가 많죠. 이런 트렌드가 자동차 번호판의 위치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아래로 또는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자동차 번호판, 이렇게 바꿔도 괜찮은 걸까요? 오늘은 자동차 번호판의 위치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번호판의 위치는 과속 및 주차 단속이나 주차장 출입 시 차량 식별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해진 위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면 차량 정면 하단 중앙에 자동차 번호판이 달려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그릴이 커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덩그러니 매달린 하얀색 번호판이 유난히 눈에 띄기도 합니다.

번호판 위치를 바꾸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릴을 가로지르는 번호판이 매끄럽게 완성된 차체의 아름다움을 방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번호판을 제 위치보다 조금 아래에 달아 정면의 모습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래 디자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죠.

흔하진 않지만 좌측이나 우측으로 티가 나게 치우쳐서 달려 있는 번호판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량들은 아래로 위치를 옮겨도 디자인 상 범퍼의 생김새 때문에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이 불가한 차량들입니다. SLR 맥라렌과 부가티 같은 일부 고급 스포츠카 모델들이 해당되는데, 출고 시점부터 번호판 위치가 이렇게 되어 있는 차량들만 가능합니다. 만약 일반 차량을 구매해서 번호판을 달 수 없는 범퍼 디자인으로 튜닝하더라도, 반드시 제 위치에 번호판을 달아야 합니다. 디자인을 포기할 수 없다면 번호판 위치를 미리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겠죠?

차고가 높은 SUV 같은 차량들은 그릴 밑에도 여유 공간이 있어 번호판을 옮겨 달아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승용차에서 그릴을 침범하지 않도록 번호판을 아래로 내려 달면, 하단부의 에어 인테이크 일부를 가려 차체의 냉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터보 기능이 있는 차량은 냉각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 부위를 번호판으로 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냉각 기능이 떨어지면 에어컨 성능에도 문제가 생기고, 차내를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동력을 쏟아 부어 연비도 나빠집니다. 만약 번호판 위치를 옮기고 싶다면 규정이나 디자인적인 부분 외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이왕이면 규정을 잘 지켜 올바른 자리에 번호판을 부착하는 게 좋겠죠? 번호판 부착은 까다로운 규정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부분이므로 관련 규정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동차 중심과 번호판의 중심이 10cm 이상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번호판 상단을 기준으로 지면에서 1.2m 내의 높이에 설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범위 내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가능한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해야 하며, 지면으로부터 최소 12cm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물론 5도 이상 아래나 위로 기울어서도 안됩니다. 또한 요즘은 레저 등을 목적으로 차량에 부가적인 거치대 등을 설치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구조물이 번호판을 가리면 안됩니다.

간혹 단속을 피하려 번호판을 꺾거나 구부려 두거나, 번호 식별이 어렵도록 더럽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번호판을 고의로 가리거나 뗀 것으로 판단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이 기다리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동차 번호판의 위치에 대한 궁금증 해결해드렸는데요. 어떠신가요?  위치에 따라 에어 인테이크를 가려 연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과 번호판 규정에 대해 꼭 알아두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재미있는 자동차상식들을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