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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동차를 구매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부품과 소모품들은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기 마련인데요. 반면 자동차를 구매하고 중고차로 판매하거나 폐차를 하는 순간까지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차량 외관 색상입니다. 큰 비용을 들여 전체 도색을 하지 않는 한 차량의 외관 색상은 공장에서 출고된 그대로 유지합니다. 혹시 단순히 디자인적인 측면 말고도, 외관 색상에 따른 차이가 존재할까요? 오늘은 차량 색상에 담긴 비밀을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 통학차량은 노란색?

유치원 통학 차량이나 학원 차량 등 아이들이 타는 자동차는 대부분 노란색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색에 따라 실제 크기가 달라 보이는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다양한 색깔 중에서 노란색은 대표적인 ‘진출색’, 다시 말해 실제보다 크게 보이는 색깔입니다. 

실제보다 크게 보인다면 실제로 떨어져 있는 거리보다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상대방 차량으로부터 안전거리를 더 여유롭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명한 노란색은 가시성이 높은 색이면서 검은색 아스팔트와 보색 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눈에 잘 띕니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란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죠. 

반면 대표적인 후퇴색인 파란색은 실제 크기보다 작게 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킵니다. 경찰청의 사고율 조사 결과, 파란색 차량에 의한 사고가 다른 차량에 비해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좀 더 안전한 운전을 하고 싶다면 파란색 차량보다는 다른 색상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색상은?

이렇게 차량 색상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 도로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차량의 색상은 흰색!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자동차 트렌드 색상입니다. 올해 초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의 코팅 사업부에서 발표한 '자동차 OEM 코팅용 바스프 컬러 리포트'를 살펴보면, 흰색은 2018년의 세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컬러였습니다. 흰색과 검은색, 회색, 은색 등의 무채색 계열이 무려 전 세계 차량의 80% 점유율을 기록했죠. 특히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아·태 지역에서는 흰색 차량의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53%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페인트 기업 엑솔타의 조사에서도 흰색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8년 연속 가장 인기 있는 색상으로 꼽혔습니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빨강, 파랑 등 유채색 계열은 소형이나 경차에서 많이 사용됐고, 차량의 크기가 클수록 무채색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형이나 경차의 차량 컬러가 좀 더 다양하게 출시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면, 세계인의 컬러 취향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죠? 

뜨거운 여름, 차량 색상이 실내온도를 바꾼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바깥에 주차해 놓은 차에 오르기가 망설여지는데요. 뜨겁게 달궈진 자동차 실내 때문에 곤혹스럽다면, 조금 덜 뜨거워지는 차량 색상을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색상 외의 조건이 동일한 승용차를 같은 위치에 2시간 주차한 뒤 실내 온도를 확인해 본 결과, 검은색 승용차의 내부 온도는 36.6도, 흰색 승용차의 내부 온도는 34.8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흰색은 햇빛을 반사하고, 검은색은 햇빛을 흡수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뜨거워진 자동차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가동하면 차량의 에너지 효율이 5%~20%까지 떨어집니다. 더위에 조금 더 유리한 흰색 자동차라면 에어컨을 비교적 덜 가동하게 되고, 이는 연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죠. 물론 검은색 자동차라도 시트 컬러나 유리창의 선팅 여부 등에 의해 차이가 발생하겠지만, 자동차 색상이 실내 온도와 연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지 않나요?

중고차 시장에서도 하얀색 차량이 선호도가 높다보니 같은 차종, 연식의 다른 차량에 비해 판매가격이 높게 책정되기도 합니다. 중고차로 판매할 경우까지 염두하고 흰색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자동차 색상을 선택하는 것은 운전자의 취향과 만족도가 가장 중요한 만큼 자동차의 색상의 선택지가 조금 더 다양해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