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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15개로 대기업 입사한 청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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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사 9개 포함 자격증만 15개 취득

취업난 속에서도 자격증은 배신하지 않아

폴리텍에서 기술교육 받고 원하는 대기업 골라서 취업


어릴 때 꿈이 내 길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상실감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이왕 포기할 거라면 빠를수록 좋다. 직업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뒤늦게 기술교육을 받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김신우 씨를 울산에서 만났다.


◇유일한 꿈이었던 직업군인 포기하고 일반병 입대


어려서부터 유일한 꿈이 직업군인이었다. 전국에 단 2곳인 직업 군인 전문 양성 대학에 들어갔다. 경남 창원에 있는 문성대학이었다. 졸업할 때 본인이 원하면 부사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일하는 김신우씨

출처본인


“막상 직업군인을 하려니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어 성취욕이 느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꽉 짜여진 조직이라 능력 발휘도 쉽지 않겠고요. 여러 가능성을 제한받는 거죠. 결국 직업군인의 꿈을 접기로 했습니다. 이후 한동안 막막했는데요. 일단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면서 일반병으로 입대했습니다.”


군대에서 기술직 군무원으로 진로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군인이 아니더라도 기술이 있으면 군대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군대 시절 김신우 씨

출처본인


제대해서 기술교육 받을 수 있는 곳을 알아봤다. “폴리텍대를 추천받았습니다. 기계 전공으로 가장 짧은 1년 짜리 기능사 취득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빨리 마치고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한 문제 차이로 기사 자격증 계속 낙방


적응은 쉽지 않았다. 인문계고 출신이라 ‘기술 자체’가 낯설었다. 처음 접하는 것 투성이었다. “공고 출신이 대부분이었는데, 저는 망치질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뒤쳐질 수 밖에 없었죠.”


열심히 하는 방법 외에 없었다. 남보다 많이 공부하고 실습했다. 프로젝트가 있으면 공부하는 팀장을 자처해 동기들에게 배웠다.

폴리텍에서 실습하는 김신우씨

출처본인


졸업하면서 1년 만에 기능사 3개를 땄다. 베트남으로 해외 기술 봉사도 다녀왔다. 그런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산업기사 자격증도 따고 싶었는데 실패했습니다. 산업기사 시험이 분야별로 1년에 3번 있는데요. 모두 한 문제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너무 억울했습니다. 거기에 3개의 기능사 자격증 수도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론 원하는 일을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년 간 자격증 15개 취득


좀더 시간을 갖고 제대로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 폴리텍대에 2년 과정 금형 전공으로 재입학했다. “본격적으로 기술 공부를 하면서 시야가 넒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베트남 봉사 활동하는 김신우씨

출처본인


당면 과제는 기사 자격증 취득이었다. 이전 시험에 나온 문제 10년치를 구해 15번씩 봤다. 그랬더니 문제 유형이 보이고 감이 왔다. “그제야 기술 공부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더군요.”


2년 간 정말 열심히 했다. “수업 마치고 영어 학원 다녀오면 저녁인데요 그때부터 하루 3시간 이상 공부했습니다. 이후 운동하고 잠드는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거기에 실습할 일이 생기면 밤 10시, 11시까지 기계 돌리는 게 기본이었습니다. 공부와 실습 목표를 노트북에 적어 놓고 달성할 때마다 지워 나가며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결과는 자격증 취득으로 돌아왔다. 2년 간 기능사 6개, 산업기사 6개를 취득했다. 1년 과정 때 딴 기능사 3개를 합하면 총 15개의 자격증이다.

김신우씨가 폴레텍에서 취득한 상장과 각종 자격증

출처본인


학교 생활도 열심히 했다. 2년 평균 4.36의 높은 학점을 받았다. 교내 발명 대회, 백일장, 기술 경진대회 등에 7번 참여해 7번 모두 상을 받았다. 대만으로 기술 연수도 다녀 왔다. “반 대표도 맡았습니다. 저를 모범으로 삼는 친구도 나왔죠.”


◇SK이노베이션·포스코 동시 합격


기술 공부를 하면서 군무원보다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일반 기업에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다는 졸업 전 취업에 성공했다. 농심 기계공무직이었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 재수가 기본이라는데, 졸업 전 취업 확정이라니. 꿈만 같았습니다.”


농심에 1년 다니다 작년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했다. “기술 위주 기업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아는 형이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하더라고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야경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화학 기업인데 화학은 배운 적이 없지 않나요.

“예. 그런데 알아보니 SK이노베이션은 관련 자격증 같은 전문지식이 아니라, 인적성 같은 일반적인 역량을 심사하더라고요. 필요한 직무 지식은 입사해서 6개월 간 가르쳐 주고요. 화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있게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SK이노베이션을 준비하면서 함께 지원했던 포스코에도 합격했다. “원래 목표로 했던 곳이 sK이노베이션이었으니까요. 다른 선택을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6개월의 교육훈련생을 마치고 현업에 배치돼 1년째 일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유류 보관 시설 운영을 맡고 있다. 기름을 들여와 저장해서 내보내는 전 과정의 오퍼레이션을 담당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화학도 무척 재밌습니다.”

김신우씨 일상 모습

출처본인


-앞으로 계획은요.

“회사 들어오면서 위험물산업기사, 산업안전기사, 가스기사 3가지 자격증 취득을 우선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모두 현장 업무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들이죠. 셋 중 하나는 이미 취득했고요. 나머지도 빨리 취득할 계획입니다. 업무 면에선 사고없이 일하는 게 우선이고요. 기회가 되면 기능장이 돼서 최고의 기술인 자리에 오르고 싶습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조언할 말이 있다면요.

“예전의 저처럼 진로 때문에 고민인 분이 많을 겁니다.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으로 우울해지기도 하죠. 제 신념이 ‘나아갈 길을 모르겠다면, 주어진 일부터 최선을 다하라’ 입니다. 일단 뭐라도 하면 자기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길을 폴리텍에서 찾았습니다. 모두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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