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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고용 시장, 핵겨울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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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정점 지난다지만..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 대규모 확산세는 잦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경제다. 경제 충격은 생각보다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용시장의 충격이 크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민한 대응이 요구된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띄엄띄엄 앉은 사람들

출처조선DB


◇통계 작성 후 첫 마이너스 성장한 중국 


코로나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의 국가통계국은 지난 4월 17일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6.8%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이 -6.8%를 기록한 것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 6.0%와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으로, 중국은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1.6%)이 마지막인데, 올해 그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세부 지표를 보면 1~3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8.4% 줄었고, 소매판매는 19% 감소했다. 1분기 고용을 보면 중소기업 및 저임금 노동자를 중심으로 신규 채용이 27% 감소했다. 직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채용은 10% 줄었고, 중소기업은 신규 인력 수요가 3분의 1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수준별로 보면 월 4000위안(약 69만원) 이하 일자리가 1~3월 44% 감소했고, 월 1만5000위안(약 258만원) 이상을 제시한 일자리는 12% 줄었다. 베이징대 연구팀은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6월 말까지 전체 신규 채용이 37%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 하락에 괴로워하는 미국 주식 중개인

출처조선DB


◇한 달 사이 한국 인구 절반이 실업자 된 미국


코로나 확산세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미국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둘째 주(5~11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24만5000건에 달했다. 직전 3주간 1700만건을 더하면 4주 동안 총 2200만건의 신청이 들어 왔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에 달하는 실업이 한 달 사이 발생한 것이다. 역대 최고 기록으로, 이전 기록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4주를 기준으로 한 2200만건은 이전 최고 기록(1982년 270만명)의 무려 8배를 훌쩍 넘는다. 미시간대 대닐 매넨코프 교수는 “경제가 부분적으로라도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5월 중순까지 실업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크게 악화됐다. 미국 상무부는 3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8.7% 감소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의류 판매가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고, 자동차나 가구, 전자제품, 식당이나 바(bar) 등에서의 소비도 두 자릿수 하락했다. 미국에서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중요도를 갖고 있다. 이 소비가 급감하면서 미국의 2분기 GDP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생산 지표 역시 급격히 악화했다. 미국의 3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5.4% 감소했다.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 1월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6.3% 줄었다. 코로나 피해가 극심한 뉴욕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사상 최저치인 -78.2로 폭락했다. 금융 위기를 겪었던 2009년 2월의 종전 최저치(-34.3)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는 최근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을 통해 “대부분의 지역이 수개월 동안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불안한 한국의 주식시장

출처조선DB


◇20대 취업 문제 심각한 한국


한국도 마찬가지다. 가장 최근 발표된 3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1년 전인 작년 3월보다 19만5000명 줄었다. 취업자 감소는 2010년 1월 이후 처음이고 글로벌 금융 위기 때였던 2009년 5월(-24만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연령대별로 20대 취업자 수가 17만6000명 줄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13년 3월(-18만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20대가 많이 종사하는 음식·숙박업(-10만9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명), 도·소매업(-16만8000명) 일자리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률도 2015년 통계 발표 이후 최대치인 26.6%까지 치솟았다. 당장 생계 유지를 위한 아르바이를 하면서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 바로 구직 활동을 못 하고 있지만 취업 의사가 있는 청년까지 넓은 의미의 실업자에 포함하면,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자란 얘기다. 20대는 기업 신규 채용이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 취업 시장을 뚫기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취약 계층 일자리도 흔들리고 있다. 3월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42만명, 17만3000명 줄었다. 임시근로자 수 감소폭은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12월(-44만7000명) 이후 최대였다.


우리나라 고용 충격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3월 일시 휴직자가 126만명 늘어난 160만7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정규직, 30·40대 등을 중심으로 더 큰 충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코로나 사태 초반 텅빈 한국의 재래시장

출처조선DB


◇재정위기 경고 나오는 유럽과 신흥국


고용 충격이 완화되려면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 4월 14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전망(3.3%)에 비해 무려 6.3%포인트 하향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올해와 내년 발생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분은 9조달러로 예상했다. 9조 달러는 세계 3·4위 경제 대국인 일본과 독일의 GDP를 합친 것에 해당한다.


IMF는 국가 별로 미국 -5.9%, 일본 -5.2%, 독일 -7.5%, 영국 -6.5%, 이탈리아 -9.1%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1.2%로 예상했다. 기타 고피너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위기는 충격이 광범위하고, 불확실성이 높으며, 전통적인 경기 부양책을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이전의 어떤 위기와도 다르다”며 “대봉쇄(Great Lockdown)가 세계경제 성장을 극적으로 위축시킬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유럽에선 지난 2011년과 비슷한 재정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신흥국 역시 사상 최저 성장이 예상된다. 러시아(-5.5%), 브라질(-5.3%), 멕시코(-6.6%), 남아공(-5.8%) 등 대부분 신흥국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IMF는 예측했다.


이런 전망조차 신종 코로나 팬데믹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점차 누그러진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내년에 다시 재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6%까지 하락하고 내년에도 -3%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IMF는 “팬데믹과 봉쇄 조치가 더 길어지면 기업이 줄도산하고 실업이 장기화해 공포 효과가 확산할 것”이라며 “이 경우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그나마 코로나의 진원지이자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은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산업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인도(1.9%)와 함께 중국도 올해 1.2%의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IMF는 예측했다. 그러나 ‘V자 반등’ 정도는 아니다. 극적인 회복은 어렵다고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가 해외로 확산되면서 중국의 수출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TS롬바르드의 보좡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3월 중순 이후 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며 “4~5월 중국의 산업생산과 수출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검사소

출처조선DB


◇확실한 대응 필요, 체질 개선 기회 삼아야


세계 경제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각국 정부의 과감한 조치가 중요하다. 실제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현금카드를 꺼내며 위기극복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G20(세계 주요 20개국) 국가들이 최근 한 달 만에 경기 부양체 쏟아 부은 돈은 GDP(국내총생산)의 5.8%에 달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G20이 첫해에 GDP에 0.8%를, 이듬해에 3.0%를 투입한 것과 비교된다. 앞으로 이 같은 과감한 조치가 계속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공조도 중요하다. IMF는 “대부분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재정·통화 정책 등 위기를 견뎌낼 수단이 부족하다”며 “신흥국 부채 탕감 등 국제사회의 다각적인 신흥국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역사적으로 경제위기는 고통스럽지만, 묵혀 있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위기를 고용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저임금에서 고임금으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이 자유롭도록 고용시장의 문호를 넓히는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대기업은 노동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이는 시장간 인력 이동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 사이에서 취직 기간이 길어질지언정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직이 활발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고용 문제는 보다 간편하게 풀릴 수 있다. 다음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취직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제조 중소기업의 고용이 늘고, 이에 따라 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제조 대기업의 고용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제도화되어 있는 전직지원장려금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도 있다. 노사 협약도 필요하다. 일자리 나누기, 근로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등이 그 예다. 이를 통하면 기존 인력에 대한 비용 부담이 감소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전국 단위 노조는 임금 상승에서 고용 안정으로 목표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너무나 엄중하다. 어느 한 주체의 노력으론 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 사회 각계각층의 협조와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 데 모여 조금씩 양보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콘텐츠팀

※콘텐츠는 코로나 이후 경제를 금리를 통해 쉽게 풀어쓴 책 '요즘 금리 쉬운 경제'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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