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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만두게 만든, 반려견이 준 아이디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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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잘 만나 성공한 사람들

TV예능 등을 통해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창업이 늘고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창업에 성공한 기업과 팀을 만나 비결을 들었다. 


◇1만원 대 반려동물 건강검진 키트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사람 이상으로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고, 비용도 수십만원으로 만만찮다. 결국 미루다 큰 병 치레하는 경우가 많다. 핏펫 고정욱 대표는 싸고 간편하게 반려동물을 검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소변으로 반려동물이 아픈 곳이 있는지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 ‘어헤드’를 개발했다.

고정욱 대표와 그의 반려견

출처핏펫


검사막대에 소변을 묻힌 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앱의 지시에 따라 검사막대를 촬영하면, 당뇨병·요로결석·간질환 등 10가지 이상 질병 징후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어떤 질병에 걸리면 소변에 특정 성분이 나타나고, 이 성분이 검사막대의 화학물질과 반응해 검사막대의 색을 변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했다. 온라인몰(http://bit.ly/2IS2v4q)에서 팔리는 비용은 1만원 중반에 불과하다. 병원과 비교해 훨씬 싼 값이다. “병을 고치는 장치는 아니에요. 동물병원에 데려갈 필요가 있는지 알려주는 거죠.” 


고 대표는 삼성SDS 출신이다.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입사했다. 문과를 나왔지만 IT개발자 신분으로 들어갔다. “대학 때 개인적으로 코딩을 공부했어요. 전공자 급은 아니었지만 삼성SDS가 비전공자까지 개발자 문호를 개방하면서, 개발자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입사 후 빅데이터 분석,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자연스레 컴퓨터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분석하는 기술을 습득했다. 이때 익힌 기술에 창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어떻게 창업을 결심했나요.

“키우던 반려견이 있어요. 밤새 낑낑대는 게 심상치 않아 데려 갔더니 요로 결석 판정이 나오는 거에요. 이렇게 아파할 정도로 뭐했나. 무척 안쓰러웠어요. 간편하게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해 보자. 결심하고 창업했습니다.”

반려견 소변을 검사 막대에 묻힌 후 앱의 지시에 따라 촬영하면 아픈 곳이 있는지 알려준다.

출처핏펫


-창업하고 뭐 부터 했나요.

“영상처리 기술 확보가 시급했어요. 소비자가 검사막대를 찍은 화면을 앱에 등록하면, 이 화면을 분석해서 진단을 내려주는 과정에 필요한 기술이죠. 주변에 기술을 아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어요. 할 수 없이 관련 전공을 하시는 교수님들께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어요. 10명 넘게 보내는데 그 중 2명이 답장을 주시더라구요. 그렇게 좋은 조언을 얻고, 박사급 연구원 소개도 받을 수 있었어요.”


인복이 있었다. 순조롭게 개발인력 3명을 확보하고, 알고 지내던 수의사가 자문의로 합류했다. TV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해 유명해진 설채현 원장이었다. 산학협력 사업도 수주했다. 서울산업진흥원의 기술상용화 사업에 선정돼 자금 3000만원과 함께, 덕성여대의 기술 자문도 받았다.


2018년 4월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출시 20개월 만인 지난 2월 누적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판매량은 수십만장에 이른다. 아직 스타트업이라 직원이 총동원돼 제품 포장에 꼬박 매달리는 일이 수시로 발생한다. 싱가포르, 인도네이시아에 수출하고 있고, 아마존 입점을 통해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기능성 식품, 위생용품, 행동교정용품 등 다양한 용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건광관리와 관련해 종합 솔루션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당일 생산 당일 배송 반려동물 사료


하림펫푸드의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팀은 '오늘 생산, 오늘 배송' 반려동물 사료를 생산하는 팀이다. 마케터들로 조직된 팀인데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대부분 일을 총괄하면서 스타트업처럼 움직이고 있다. 사내 회사인 셈이다. 


제품은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당일 생산해서 다음날 안으로 배송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몰에 들어오시면 생산일정 캘린더가 나와 있습니다. 원하는 날짜를 골라서 구매하시면 그날 생산해서 다음날 안으로 배송해 드립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전날 생산한 사료를 받게 됩니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생산 스케줄(왼쪽)과 제품 포장

출처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제품 기획은 직원들의 개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반려견이 암에 걸린 일이 있었어요. 다행히 수술이 잘돼서 지금은 건강한데요. 발암물질이 잔뜩 들어간 사료가 원인일 수 있다더군요. 또 반려견이 알레르기로 고생하기도 했는데요. 그때부터 사료를 유심히 봤더니 쿰쿰한 쩐내도 나고 문제가 많아 보이더군요.”


식품 개발의 근본부터 다시 고민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이 많습니다. 그런데 반려견은 왜 없지? 생각이 들더군요. 반려견도 사람처럼 당일 생산 당일 배송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자. 생각하고 처음부터 다시 기획했습니다.”


재료를 닭, 연어, 소고기 등 3가지로 했다. 각 재료 별로 크런치 느낌, 부드러운 느낌 등으로 식감을 세분화했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사람처럼 취향이 있습니다. 선호하는 음식과 식감이 모두 다르죠. 반영해서 라인업을 짰습니다. 신선도를 위해 원료는 모두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휴먼 그레이드’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팀은 사무실에 자기 반려견을 데려올 수 있다(왼쪽), 오른쪽은 포장을 뜯은 사료.

출처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제품 포장은 500g으로 제한했다. 소형견 기준 일주일 정도 먹일 수 있는 양이다. “대용량은 한 번 뜯으면 오래 방치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사료라도 오래되면 맛과 영양을 잃죠. 그렇지 않고 소포장만 내놓으면 금방 떨어지게 될테고, 소비자들은 결국 짧은 주기로 계속 새 제품을 신청해야 합니다. 계속 신선한 사료를 먹이게 되는 거죠. 브랜드 이름을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로 정한 것은 당일 생산·배송한 신선한 음식이니 받고 나서 한달 내로 다 먹이란 뜻을 담은 겁니다.”


정성껏 만들었더니 소비자들이 알아준다. 재작년 출시해 온라인몰(http://bit.ly/2SlkIN8) 등에서 판매량이 15만개를 넘어섰다. 작년 매출은 전년도의 5배가까이로 성장했다. 최근 10년 사이 국내 펫푸드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다. “제품 탄생부터 브랜드 만들고 판매까지. 모든 걸 우리 팀이 주도했다는 데 자부심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좋은 제품 기획자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센스나 프레임 능력을 갖추는 데 천재일 필요 없습니다. 특별히 요구되는 자격증도 없습니다. 이보다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종합적인 사고를 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저희도 직원 선발 때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인지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반려견 씻길 때 샤워기 부착할 수 있는 빨판


‘편리한 형제’ 김근형 대표는 밤 업소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고된 일을 발명노트 작성으로 잊었다. “발명이 어려서부터 취미였어요. 일상생활의 불편을 개선하는 게 재밌거든요. 초등학교 때 발명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제품 전시회에 참여한 김근형 대표(왼쪽)

출처편리한 형제


밤에는 기타를 연주하고, 낮에는 발명 노트를 만들며 혼자 연구를 했다. 몇 개는 특허도 받았다. 그중 하나가 ‘샤워프리 1초 샤워기’다. 실리콘 소재 빨판 형태로 돼 있다. 샤워기 헤드를 분리해 빨판을 돌려 끼우면 된다. 흡착력이 강해 욕실 벽이나 천장, 바닥, 욕조, 변기 등 어디든 부착시킬 수 있다.


샤워기로 간단히 씻거나 반려견 씻길 때 불편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한 손으로 샤워기를 잡고 남은 한 손으로 씻기려면 힘듭니다. 굽힌 허리나 반려견 키에 맞춰서 욕실 유리 같은 데 부착할 수 있으면, 두 손으로 빠르게 씻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연구에 들어가 시제품을 만들었다. 만족스러웠다. “시장에서 통할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곧 하던 일을 접고 창업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수만 번 테스트를 해서 흡착력과 내구성을 검증했습니다. 울퉁불퉁한 표면만 아니라면, 어디든 2시간 이상 붙게 되더군요."

빨판으로 샤워기를 붙여 놓고 머리를 감는 모습(왼쪽)과 제품 이미지

출처편리한 형제


작년 5월 첫 제품을 내놨다. 월 500개 정도 제품이 나가다가, 한 TV홈쇼핑에 소개되면서 판매량이 월 3만 5000개로 뛰었다. 온라인몰(http://bit.ly/2HRIryp) 등에서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20만개가 넘는다.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 계약도 진행 중입니다. 세부 조건만 마무리되면 곧 해외에서도 판매될 예정입니다.”


한 평짜리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해, 지금은 경기도 부천 50평짜리 사무실에 직원 5명을 두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요.

“밴드 활동하면서 틈틈이 발명했던 제품들을 포함해 20개 정도 아이템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국내와 해외 판매를 합쳐서 하루 매출 1억원이 목표입니다. 올해는 국내에서만 연 매출 50억원이 가능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출까지 포함해서 빨리 연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고 싶습니다.”


/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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