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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걸린 반려견 돌보다…주인도 개도 만족시킨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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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주문하면 생산 방식,15만개 히트

마케터가 개발 과정 주도 '사료에도 골든타임'

독특한 포장으로 국제디자인상

하나의 브랜드가 선을 보이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핫한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뭘까요. ‘하티스트 브랜드’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성공하는 브랜드의 비결을 탐구합니다. 첫회로 하림펫푸드의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팀을 만났습니다.


인터뷰=김주영 하림펫푸드 마케팅팀장, 이은아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브랜드 매니저

◇당일 생산 다음날 배송하는 반려동물 사료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은 하림펫푸드의 '오늘 생산, 오늘 배송'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다.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당일 생산해서 다음날 안으로 배송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몰에 들어오시면 생산일정 캘린더가 나와 있습니다. 원하는 날짜를 골라서 구매하시면 그날 생산해서 다음날 안으로 배송해 드립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전날 생산한 사료를 받게 됩니다.”

출처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포장과 제품 /하림펫푸드 제공

재료는 닭, 연어, 소고기 3가지다. 바삭한 크런치 식감, 부드러운 식감 등이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사람처럼 취향이 있습니다. 선호하는 음식과 식감이 모두 다르죠. 반영해서 라인업을 짰습니다.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휴먼 그레이드’ 원료로 만든 제품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테스트할 때 먹어보는 그대로 생산해 보자'

제품 기획은 직원들의 개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반려견이 암에 걸린 일이 있었어요. 다행히 수술이 잘돼서 지금은 건강한데요. 발암물질이 잔뜩 들어간 사료가 원인일 수 있다더군요. 또 반려견이 알레르기로 고생하기도 했는데요. 그때부터 사료를 유심히 봤더니 쿰쿰한 쩐내도 나고 문제가 많아 보이더군요.”


반려견 사료 공장 얘기를 듣게 됐다. “엄청나게 불결한 환경과 재료에 관한 얘기였어요. 닭의 머리 같은 부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통째로 간 후에 말려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제조 과정에서 썩은 재료가 들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품 포장엔 신선한 과일, 야채, 고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건강한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죠.”

출처하림펫푸드 마케팅팀 직원들 /하림펫푸드 제공

식품 개발의 근본부터 다시 고민했다. “식품 개발 과정을 보면 ‘테스트 함정’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테스트 때 먹어보고 맛있어서 출시했는데 의외로 실패하는 거죠.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시차를 고려하지 못해서 빠지는 함정입니다. 어떤 음식이건 만들어서 바로 먹으면 다 맛있습니다.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조차 바로 만든 게 더 맛있죠. 다만 날짜가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는데요. 가공식품을 생산해 소비자가 구입할 때까지 최소 15일, 보통 한 달 정도 걸립니다. 그 사이 식품 맛이 떨어지게 되는데, 그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제품 개발 후 최소 15일에서 한 달 정도는 묵혔다가 테스트하곤 합니다. 소비자가 구입할 때와 비슷한 컨디션으로 맛을 보는 거죠. 대부분 식품회사가 이 과정을 따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왜 테스트 날짜까지 늦춰가며 소비자에게 늦게 보내야 하는거지?’ 의문이 들더군요. 발상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테스트를 소비자에게 맞출 것이 아니라, 제조해서 바로 나왔을 때 바로 그 제품을 소비자에게 보내주자고요.”

◇내부 설득 노력 중요

제품 콘셉트 설정부터 기초 작업을 팀이 직접 했다. 제품화 단계에선 개발팀, 생산팀 등 실무부서 조율이 중요했다. “마케팅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생산에 구현하려니 난관이 많았습니다. 인력과 재료의 낭비 문제 지적이 가장 많았습니다. 대량 일관 생산 체계와 비교해 인력이 많이 들고요. 주문이 적게 들어오는 생산일엔 남는 재료를 버려야 하는 문제가 있는 거죠.”

출처사료 생산 공장 모습 /하림펫푸드 제공

생산량 예측 시스템 등을 통해 지적 사황을 보완하고, 제품 개발에도 적극 참여했다. “테스트하면서 정말 많이 먹어 봤습니다. 사람 입맛에 맞아야 강아지나 고양이도 맛있게 먹거든요.”

 

연구 끝에 기대했던 수준의 시제품이 나왔다. “사료는 무조건 쿰쿰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갓 만든 사료는 고소한 냄새가 나더군요. 사람이 먹는 음식처럼요.”

◇제품 철학 담은 포장과 네이밍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만 남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감각이 필요하다.


우선 패키징. 제품 포장은 500g으로 제한했다. 소형견 기준 일주일 정도 먹일 수 있는 양이다. “대용량은 한 번 뜯으면 오래 방치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사료라도 오래되면 맛과 영양을 잃죠. 그렇지 않고 소포장을 하면 짧은 주기로 새 제품으로 신청하게 할 수 있습니다. 계속 신선한 사료를 먹일 수 있는 거죠.”

출처제품 포장과 맛을 의논하는 직원들 /하림펫푸드 제공

포장은 갓 만든 샌드위치를 담는 브라운백 느낌으로 했다. 갓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투박한 멋을 냈다. 제조 일자는 사람이 도장으로 직접 찍는다. 이 역시 막 만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처음부터 화려한 무늬를 배제했습니다. 대충 막 만든 듯한 느낌이 신선함을 더 강조할 수 있을거라 봤거든요. 제품 특성이 잘 강조된 것 같습니다.” 하림펫푸드는 이 아이디어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았다.


-브랜드 이름을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로 정한 이유는요.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을 이름에 담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사용성을 더 고려했습니다. 구입 후 30일 내에 다 먹이는 게 좋다는 의미입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기간이죠.”


한 봉지 당 가격은 4200~8800원으로 정했다. 중상 가격대 포지셔닝이다. “다른 회사 프리미엄라인과 비교하면, 품질은 더 좋지만 가격은 쌉니다. 일단 제품을 널리 알려야 하니까요. 그만큼 이익률은 줄였습니다.”

출처레드닷디자인상 받은 하림펫푸드(왼쪽)와 이은아 매니저의 포장 구상 작업노트 /하림펫푸드 제공

◇15만개 판매 돌파

정성껏 만들었더니 소비자들이 알아준다. 재작년 출시해 온라인몰(http://bit.ly/2SlkIN8)등에서 판매량이 15만개를 넘어섰다. 작년 매출은 전년도의 5배가까이로 성장했다. 최근 10년 사이 국내 펫푸드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다. “제품 탄생부터 브랜드 만들고 판매까지. 모든 걸 우리가 주도했다는 데 자부심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기억에 남는 소비자 반응이 있다면요.

“우리 애가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걸 먹이니 괜찮더라. 알고 보니 닭고기 알레르기가 없는 거였다. 한 번 먹였더니 싼 사료는 안먹으려 해서 사료값이 많이 들어가게 생겼다. 밥 안먹던 애가 순식간에 해치웠다. 알레르기, 눈물 자국, 피부 트러블로 고생했는데 확 괜찮아졌다. 같은 반응이요. 그런 반응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출처매장에서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직원들 /하림펫푸드 제공

◇좋은 마케터의 최고 덕목은 진정성

-마케터에게 중요한 덕목이 뭘까요.

“감각이나 관련 지식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 공감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소비자를 이해하고 관조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소비자에 완전히 동화돼야 합니다. 우리 팀은 반려동물 동반 출근이 가능합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입장에서 일할 수 있게 한 거죠. 또 내가 살 수 있어야 소비자가 설득할 수 있습니다. 나도 사고 싶은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개발팀에 의견을 개진하고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살 수 없는 제품은 아무리 홍보해봤자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나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련 팀과 호흡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부’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나도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면 ‘내가 이 제품 책임질 테니 무조건 마케팅 예산 늘려주세요’ 같은 주장도 자신있게 할 수 있습니다.”

출처반려견과 함께 한 하림펫푸드 직원들 /하림펫푸드 제공

-마케터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요.

“내가 다루는 제품에 대한 진정성이요. 알고 보면 소, 돼지, 닭도 30일 이내 사료를 먹습니다. 워낙 대규모로 사육되면서 많이 먹다 보니, 사료가 만들어지는 대로 대용량 공급되고 바로 소비되는 거죠. 반면 강아지나 고양이는 한 번 대용량으로 사료를 사면 이게 떨어질 때까지, 오랜 기간 먹게 됩니다. 사실 고기용으로 빨리 도축되는 소, 돼지, 닭보다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신선한 사료를 먹어야 합니다. 자기 수명까지 오래 사는 동안,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으니 예방을 위해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거죠. 그만큼 더 애정을 쏟아야 하는 겁니다.


사실 이 정도 애정과 진정성은 있어야 고객 마음에 제대로 어필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진정성을 항상 의식할 수 있도록 서로 디자이너라 부릅니다. 일반적인 의미의 디자이너가 아니고요. 반려동물의 건강을 디자인하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표현이죠.”

출처하림펫푸드 직원들의 반려견들 /하림펫푸드 제공

-어떤 사람이 마케터에 적합한가요.

“정리와 리딩(leading)을 잘하는 사람이요. 임원은 직급으로 리딩합니다. 부당해도 ‘내 말 들어’ 한 마디면 직원들이 따라오죠. 반면 마케터는 타부서의 나보다 직급 높은 사람도 이끌어야 합니다. 개발, 디자인, 물류 등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하고 호흡해야 하죠. 인간적인 리더십, 업무적인 리더십 같은 리링 능력이 있어야 제품 각종 협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술자리 같은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 효율적으로 의사를 관철하려면 한 두마디로 짧게 정리해서 상대를 설득하는 정리 능력이 중요합니다. 뭐라도 리더해본 경험 있는 분들이 잘합니다.”

 

-반대로 일을 못하는 마케터는 어떤 경우인가요.

“혼자 일하는 타입이요. 내성적이거나 독불장군이거나. 다양한 이유로 고객 또는 다른 팀과 호흡없이 혼자 계획 세우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일이 잘 진척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사고도 자주 터집니다. 아무도 안보는 홍보 채널을 섭외해 온다거나, 나도 사기 싫도록 제품을 홍보한다거나 하는 일이요. 그러다 결국 마케팅 진행이 안돼 제품 출시가 늦어지거나 제품이 실패하는 등 일이 벌어집니다.”

출처반려견과 함께 한 하림펫푸드 직원 /하림펫푸드 제공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마케터를 꼽아 주세요.

“채용 면접 때 볼펜 같은 것 보여주면서 ‘이거 어떻게 팔건가요’ 질문을 던져 보면, ‘인플루언서와 협업해서…’ 같은 답변을 많이 합니다. 말 그대로 파는 것 자체에 집착하기 때문인데요. 그보다는 원료 수급, 생산, 판매, 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전체 과정을 유기적으로 이해해서 답변하는 경우가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단순 판매 뿐 아니라 모든 기업 활동 과정을 감안해서 마케팅 계획을 짜는 거죠. 그래야 현실성 있는 판매 계획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프레임’ 짜는 능력이라 부릅니다. 이런 능력을 갖춘 마케터가 인상에 남습니다.”


-좋은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세요. 센스나 프레임 능력을 갖추는 데 천재일 필요 없습니다. 특별히 요구되는 자격증도 없습니다. 이보다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종합적인 사고를 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저희도 직원 선발 때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인지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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