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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딸린 2층집이 10만원…TV예능처럼 시골에 사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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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기술학교 코치로 충남 서천 정착

지역 주민 통해 빈 집 소개 받아

한산소곡주로 창업 도전

TV 예능을 통해 시골 빈 집 살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가 빈 집에 살면서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 생활은 어떨까요? 직접 만나 물어봤습니다.

◇행사기획 하다 7월 귀촌

주인공 김혜진 씨는 충남 서천에 있는 ‘삶기술학교’ 운영을 맡고 있다. ‘삶기술학교’는 행정안전부가 서천군과 연계해 만든 것이다. 지원해서 뽑힌 청년들은 이곳에서 한 달 살면서 특산 기술을 배우고, 원하면 정부 지원을 받아 지방에서 창업할 수 있다. “청년 실업 해결과 지방 소멸 방지 두 가지가 목적입니다. 저는 공무원은 아니고요. 제가 일하는 회사가 삶기술학교의 운영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소속으로 서천에 내려왔습니다.”

출처삶기술학교 관계자들 /삶기술학교 제공

-서천에 정착한지 얼마나 됐나요.


“삶기술학교가 9월 시작됐는데요. 사전 준비를 위해 7월 내려왔습니다. 프로그램 운영하다 보니 서천 생활이 너무 좋고, 저도 틈틈이 지역 기술을 배워 창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tj 정착했습니다.”

-서천이 낯설지 않았나요.


“일하는 회사에서 3년 전부터 서천의 ‘한산모시 문화제’ 진행을 맡고 있어서, 서천과 인연이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서천에 와서 일을 했습니다. 꾸준히 지역주민들과 소통해서 낯설지 않습니다.”

출처김혜진씨 /삶기술학교 제공

삶기술학교 구성원은 ‘지니’와 ‘코치’로 나뉜다. 지니는 신청을 통해 한 달 살이 하는 청년 학생이고, 코치는 특산 기술, 마케팅, 목공, 문서작성, 요리, 디자인, 영상 등 각자 가진 특기를 지니들에게 가르치는 사람이다. “코치도 대부분 도시 출신 청년입니다. 각자 가진 기술로 지니들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창업 준비 등을 하고 있습니다.”

-김혜진씨처럼 정착한 분들이 많나요?


“삶기술학교가 9월 운영을 시작해 3기 모집을 하고 있는데요. 도시로 돌아가신 분도 많지만, 코치와 지니로 참가한 청년 중 지금까지 17명이 정착했습니다. 계속 서천에 남아 기술을 가르치거나 배우면서 각자 일을 찾겠다는 거죠.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출처삶기술학교 구성원들 /삶기술학교 제공

◇거의 공짜로 구한 집

김혜진 씨는 정착을 결심하고 집부터 알아봤다. 쉽지 않았다. “지역 부동산에 알아보니 전월세 매물이 없는 거에요. 빈 집이 그렇게 많은데 이상하죠. 매도나온 건 있지만, 전월세는 없었어요. 저 같은 수요가 없다 보니, 아예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할 수 없이 괜찮은 집이 있는지 직접 수소문했다. 주민에게서 면장을 만나보란 조언을 들었다. “면장님 뵙고 방법을 물었더니 ‘어차피 빈 집 많으니 얼마든지 고쳐서 살라’고 하시더라고요.”

출처삶기술학교 구성원들 /삶기술학교 제공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는 없잖아요.


“면장님이 괜찮은 빈 집을 찾아 직접 주인을 연결해 주셨습니다. 사시던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도시 나간 자녀분이 관리하시던 곳이었는데요. 무려 정원도 있는 2층집이었습니다. 다만 관리하신다고는 하는데 가끔 내려오시는거라 10년 째 방치된 집이었습니다.”

출처삶기술학교 구성원들 /삶기술학교 제공

집주인과 10년 임대 계약을 했다. 보증금은 따로 없고 월세가 한 달 10만원이다. 규모를 생각하면 공짜로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계약기간을 오래 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쉐어하우스 개념으로 정착을 결정한 4명이 한꺼번에 입주했다. 수리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 화장실만 전면 수리하고, 나머지는 장판, 도배, 도색만 했다. “공사비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사람 쓰지 않고 우리가 직접 했거든요.”

출처부채 만들기에 참여한 삶기술학교 구성원들 /삶기술학교 제공

-정부가 집을 구해주면 좋을텐데요.


“삶기술학교의 목적이 청년 자립입니다. 집이 필요하면 스스로 구해보고, 낡았으면 직접 수리해 보고. 그러면서 조금씩 내 것을 만들어 가야 의미가 있습니다.”

집이 넓어 4명은 1층 각자 방에 살고, 2층은 삶기술학교 참가자를 위한 임시 숙소로 쓰고 있다. “정착을 희망하는 분들이 본인 집을 구할 때까지 임시로 거주하는 곳으로 쓰고 있습니다.”

쉐어하우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민들이 먼저 ‘우리 빈집 고쳐 쓰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가족이나 친척이 살던 집을 물려받아 방치하느니 청년에게 맡기는 것이다. “청년들이 힘을 합쳐 ‘에어비앤비’ 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빈 집을 수리해 관광객을 위한 숙소로 빌려주는 거죠. 현재 한산면에 관광객이 묵을만한 숙소가 마땅치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지역을 홍보해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숙소 임대도 하면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출처삶기술학교 구성원들 /삶기술학교 제공

◇창업 도전

-시골살이가 힘들지 않나요?


“저는 원래 시골을 좋아했습니다. 사람 많은 게 싫고, 어르신에게서 지혜 얻는 게 좋습니다. 시골살이가 딱입니다. 마당에 무, 고추, 파 심어놨다가 뽑아서 밥도 해먹고, 정말 즐겁습니다.”

-주말에는 뭘 하나요.


“함께하는 청년들이 한 데 모여 밥도 먹고, 근처 놀러 다니면서 어울립니다. 서천이 자연환경이 매우 좋아요. 차로 15분 내에 산, 바다, 강이 다 있습니다.”

-정착하는 데 텃세는 없었나요?


“청년들이 여럿 오니 주민 모두 환영해 주셨습니다. 주민들께 보탬이 되도록 나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장 같은 힘든 일 있으면 도와드리구요. 마을 행사 있으며 모두 참여합니다. 지역 초등학생 대상으로 돌봄교육도 하구요. 지역 경제에 도움주기 위한 노력도 합니다. 매년 한산 소곡주(찹쌀과 누룩을 주원료로 생강 홍고추 등을 함유해 발효한 술) 축제가 열리는데요. 이게 사라질 위기였는데 저희가 도와드리겠다고 제안해서 축제를 되살리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저희를 딸아들처럼 아껴주십니다.”

출처요리를 배우는 삷기술학교 구성원들 /삶기술학교 제공

 -앞으로 계획은요.


“삶기술학교 청년들 커리큘럼을 짜다 보니 전통기술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이곳 서천군 한산면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한산모시와 한산소곡주 외에 부채, 호미도 유명합니다. 저는 그중에서 소곡주에 관심이 갑니다. 한산에선 주민들이 모두 각자 집에서 소곡주를 담가 드십니다. 그래서 맛이 다양하죠. 담그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개량시켜 대중적인 소곡주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다른 청년에도 자신있게 귀촌을 권할 수 있나요.


“귀촌하면 아직도 농사지으러 간다고 생각하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나이 들어 귀촌한다면 그럴 수 있는데요. 청년이 귀촌하면 다른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전통기술을 전수받을 수도 있고, 다양한 스타트업에 도전할 수도 있죠. 저희 학교에서 코치로 활동하시는 한 디자이너 분은 모시를 접목한 가방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청년이 지방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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