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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절대 못 써요" 7000만원 투자해 300평에 지은 이색적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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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골 내려가서 카페나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비용 걱정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강원도 고성에 내려가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을 만나 창업 비용과 생활에 대해 들었다.

◇중3때부터 돈 벌어

강원도에 있는 ‘포레스트 카페’(for rest cafe). 행정구역 상 유명한 카페들이 자리잡은 고성군 토성면에 있다. 걸어서 5분이면 속초 경계를 넘어, 관광객들은 속초로 아는 곳이다. 포레스트카페는 건물과 정원을 합쳐 300평으로 널찍한 규모를 자랑한다.

포인트는 카페 곳곳을 돌아다니는 35종 80마리의 파충류다. 보고 만질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지난 5월 문을 열어 4500명 넘게 다녀갔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만명 이상 찾는 페이스다. “초반에 이 정도면 꽤 만족스런 수준인 것 같습니다.”

출처포레스트 카페의 두 창업자 / 포레스트카페 제공

포레스트 카페 이현두 대표는 이제 25살 된 청년이다. 군대는 다녀왔지만 대학은 졸업하지 못하고 아직 한 학기 남았다.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친구와 일찍 창업했습니다.”

경기도 가평 출신으로 일찍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돈을 벌기 시작한 게 중3 때다. 어려서 키운 파충류가 알을 낳자 부화시켜 인터넷에서 팔고,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팔았다. “집 앞으로 유명한 계곡 가는 길이 지나는데요. 여름이면 차가 꽉 막힙니다. ‘아이스크림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냉장고 하나 장만해 동생과 아이스크림을 팔았습니다. 꽤 잘 팔렸어요. 하루 20만원까지 팔아본 적도 있습니다.”

고교 졸업 후 바로 장사를 하려고 했다.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일단 대학에 들어갔다. 장사 외에는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영화연출 전공으로 연극영화과에를 선택했다. 단편 영화를 5편 정도 찍었다. 하지만 큰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사업 외엔 길이 없다 확인만 했습니다.”

일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험을 쌓기로 했다. 친구와 함께 경기도 가평에 있는 작은 리조트에 들어갔다. 학교 수업은 이틀에 몰아놓고, 나머지는 리조트에 나가 일을 했다. 리조트 관리에 대한 거의 모든 일을 보조했다. 일을 꽤 잘했다. 대표 눈에 들어 정식 채용 제안을 받아 정직원까지 됐다. “그때부턴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허무함이 밀려왔다. “이러려고 아르바이트 시작한 게 아닌데.. 나만의 일이 더 하고 싶어졌습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에 전시된 파충류들 / 포레스트카페 제공

◇7000만원에 300평 카페 열어

고민하다 같이 아르바이트하던 친구와 ‘파충류 카페’를 동업하기로 했다. “어려서부터 파충류가 좋았습니다. 중1 때부터 키웠습니다. 친구는 커피가 좋아 따로 공부까지 했습니다.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파충류 전시관이 많지 않은데요. ‘원하면 아무때나 커피 마시면서 파충류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친구와 제가 각자 아는 걸 합쳐서 아이템을 만든 거죠.”

-비용 걱정이 들지 않던가요.

“알아보니 수억원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더라구요. 친구와 함께 ‘이거다’ 했습니다.”

-연고가 없는 고성에 카페를 연 이유는요.

“일단 성공해야 하니까. 전국 아무 데나 갈 각오가 돼 있었습니다. 가격 대비 효율이 높은 지역이 어디일까. 지도를 펴놓고 고민했습니다. 시장 조사를 해보니, 속초와 고성은 앞으로 교통이 계속 좋아지고 미세먼지 청정지역 같은 이미지도 생기면서 인구와 관광객이 계속 늘고 있더라고요.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점하자 해서 터를 잡게 됐습니다. 가평만 해도 겨울이면 관광객이 거의 없는데요. 강원도는 겨울에도 찾는 이가 꾸준합니다. 파충류를 테마로 하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한번쯤 들를만한 곳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에 전시된 파충류들 / 포레스트카페 제공

-얼마나 투자했나요.

“8500만원이요. 친구와 제가 2000만원씩 자력으로 마련했구요. 저희 어머니께서 1500만원을 빌려 주셨습니다. 정부지원금 3000만원을 합쳐 8500만원을 만들었습니다.”

-각자 2000만원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리조트 다니면서 1500만원을 모았고, 부족한 500만원은 리조트 직원 신분을 활용해 대출받았습니다.”

-정부 지원금은 뭐죠?

“상환 의무가 없는 ‘청년창업 이나라도움’ 프로그램입니다. 갚을 필요 없는 순수 지원자금이라 무척 감사하게 쓰고 있습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 실내 / 포레스트카페 제공

-자금은 어디에 썼나요.

“가게 전세보증금으로 2500만원을 썼습니다. 원래 3000만원인데, 젊어서 창업한 게 기특하다고 건물주가 500만원 깎아주셨습니다. 인테리어, 장식 소품 마련, 파충류 확보에 4500만원을 썼습니다. 그렇게 총 7000만원을 쓰고 1500만원이 남아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이지는 않았네요.

“있던 시설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건물주가 깨끗하게 관리하시던 곳이라 전기나 조명 같은 공사를 하지 않아도 돼서 비용 부담이 많이 줄였습니다. 대신 파충류 사육장 같은, 다른 카페에선 하지 않는 인테리어 수요가 있었는데 그건 모두 직접 했습니다. 

자재 구해서 일일이 못질해 가며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바닥 공사만 외부에 맡겼습니다.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비용 아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했습니다. 싼 가구가 인터넷에 뜨면 거리 상관없이 확보하러 갔습니다. 그래서 오픈하는 데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 실내 / 포레스트카페 제공

-파충류는 어떻게 확보했나요.

“기존 키우던 것 외에 돈 주고 산 것도 있구요. 손님들이 기증한 것도 20마리 있습니다.”

-뭐가 가장 인기 있나요.

“이구아나 종인 ‘아르헨티아 테구’요. 어린 아이들이 가장 만져보고 싶어하는 파충류입니다. ‘설가타’라는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거북이도 인기가 많습니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크게 자라는 거북이입니다.”

출처포레스트 카페에서 파충류를 관리하는 모습 / 포레스트 카페 제공

◇월세 150만원, 인건비는 거의 안들어

-운영비는 얼마나 드나요.

“월세가 15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인건비는 거의 들지 않습니다. 주말만 시급제 아르바이트를 쓰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웬만한 일은 2명이서 충분합니다.”

-월세가 가게 규모에 비해 싼 편인가요.

“한적하면서 바다가 보이는 지역이 아닌 걸 감안하면, 딱 시세 수준입니다.”

출처포레스트 카페에서 파충류를 관리하는 모습 / 포레스트 카페 제공

-초반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요.

“원래 파충류를 좋아했지만 한꺼번에 많은 파충류를 키우는 건 낯설었습니다. 일일이 신경쓰지 못하면서 초반에 새끼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이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지금까지 운영 결과에 만족하나요.

“초반 사업장 안정화에 매진하느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걸 감안하면 만족합니다. 이자 밀리거나 인건비 못주는 걸 걱정할 수준도 아니구요. 돈 벌리는대로 은행과 어머니에 진 빚부터 청산할 계획입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 전경 / 포레스트카페 제공

◇카페 창업은 텃세 못느껴

-일하는 건 재밌나요.

“정말 재밌습니다. 일단 내 가게란 게 좋습니다. 제 또래 보면 어렵게 회사 다니거나 공무원 준비하는 애들이 많은데요. 저는 제 일을 합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주도할 수 있어서 무척 좋습니다. 주변 둘러봐도 제 나이에 창업한 경우는 찾기 어렵습니다. 지역 창업자들이 모인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가장 막내더라고요. 동아리에서 제 위로 가장 어린 형이 30살입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 전경 / 포레스트카페 제공

-앞으로 계획은요.

“우선 ‘카페’ 그 자체에 좀더 충실해지고 싶습니다. 최초 기획했던 건 ‘커피 마시러 와서 파충류도 보는 카페’였는데, 어쩌다보니 선후관계가 바뀌면서 ‘파충류 보러 온 김에 커피도 마시는 곳’이 돼 가고 있습니다. 카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지도록 다양한 커피 메뉴를 개발하고요. 오미자차 같은 차 메뉴도 늘릴 계획입니다. 

또 남은 1500만원을 추가 인테리어 공사에 투입해서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바꿀 예정입니다. 파충류 보급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시는데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파충류가 많습니다. 필리핀에 농장을 만들어서 국내로 들여오는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 전시된 파충류들 / 포레스트카페 제공

-앞으로 성공의 포인트를 꼽아본다면요.

“파충류는 대중화가 덜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심은 높아지고 있죠. 호기심에 찾아오기 딱 좋은 아이템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파충류를 키웠습니다. 저만큼 애정을 갖고 키울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어떤 분들은 ‘그거 마음만 먹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돈과 시간이 있다고 해서 그 많은 파충류를 키우면서 카페 운영도 하는 건 어렵습니다. 관심과 열정이 꼭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그걸 갖고 있고, 그게 최고의 경쟁력입니다.”

출처포레스트카페 전시된 파충류들 / 포레스트카페 제공

-다른 사람에게도 카페 창업을 추천하나요?

“네. 본인만의 테마가 있으시다면요. 그래야 특색있고 오래 갈 수 있는 카페를 열 수 있습니다. 지방 내려가시는 것. 겁내시는 분이 많은데요. 어려서 정착할수록 텃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의 각종 모임 가입 장벽도 낮아지구요. 뜻이 있으시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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