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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위기 삼성맨, 6년만에 매출 300억원 짜리 사장님 만들어 준 기사회생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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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사내벤처 출신

CJ 햇반 대리점 해지로 위기

디퓨저로 매출 300억 기업 반전 성공

하루 3만개씩 생산되며 국민 디퓨저라 불리는 ‘코코도르’ 디퓨저. 6년 전만 해도 한 대기업의 계약 해지로 생존을 걱정하던 회사였다. 코코도르 디퓨저를 만드는 헬스투데이 정연재 대표를 만났다.

출처인터뷰하는 정연재 대표 / 헬스투데이 제공

◇가성비 최고 디퓨져

코코도르는 기관 인증받은 물질만 원료로 한 인증 디퓨저를 만든다. 그러면서 가격을 크게 낮췄다. “인증 디퓨저는 비싸서 손이 가기 어려운데요. 200ml 들이 기준으로 가격을 1만원 밑으로 확 낮췄습니다.”

-비싼 디퓨저가 좋은 것 아닌가요.

“인증 디퓨저는 품질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조말론 같은 유명 브랜드나 중소기업 제품이나 비슷한 안전성과 품질을 갖고 있죠. 차이는 브랜드와 가격에서 나오는데요. 5만원을 훨씬 넘는 명품 브랜드 디퓨저와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나은 제품을 얼마나 싸게 공급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됩니다.”

출처직원들과 내부 행사를 하는 정 대표 / 헬스투데이 제공

더 싼 디퓨저도 있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용품을 원료로 쓴다. 향기 입자가 인체로 흡입되는 것을 생각하면 꺼림칙하다. “예를 들어 중국산 저가 디퓨저는 향을 날려보내는 매개체로 공업용 알코올을 씁니다. 반면 저희 디퓨저는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식물성 주정을 쓰죠. 원가가 크게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노하우가 저희의 경쟁력입니다.”

시장 조사를 해서 여성들이 선호하는 라벤더, 블랙체리 등 24가지 향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코코도르의 국내 점유율은 50% 내외. 매출은 작년 기준 270억원을 올렸다. 세계 20개국에 수출하면서 대만에선 7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디퓨저가 성공하면서 캔들, 향수, 차량용 방향제 등 향기와 관한 건 모두 만들고 있다. 말린 생화에 향을 입힌 플라워디퓨저 형태도 있다. “아직은 매출의 80%가 디퓨저인데요. 계속 다변화해갈 계획입니다.”

출처전시회에서 외국인에게 디퓨저를 설명하는 정연재 대표 / 헬스투데이 제공

◇남 좋은 일만 시킨 유통사업

삼성SDS출신이다. PC통신 ‘유니텔’ 런칭을 맡았다. “아직은 인터넷이 낯선 때였습니다. 유니텔을 출범하면서 곧 인터넷세상이 오겟구나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나는 뭘 해야 하나’ 고민이 생겼죠.”

마침 삼성SDS에 사내벤처 제도가 생겼다. 인터넷 쇼핑몰을 구상해 도전했다. “어떻게 보면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동기 격입니다. 그때 지원했던 사람들 중에 이해진 의장이 있었거든요. 검색엔진으로 지원했었죠. 결과는 갈렸습니다. 이 의장은 선정되고, 저는 떨어지고. 상실감이 컸습니다.”

출처코코도르 전시회 매장 모습 / 헬스투데이 제공

실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이왕 시작한 일 끝을 보자는 결심이 섰다. 의료 업종으로 사내벤처에 재도전했다. “몸에 종양이 발견돼 수술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꽤 심각했었는데요. 이후 헬스케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고민 끝에 병원용품업체와 병원을 연결하는 B2B 도매유통 플랫폼을 고안했다. 당시에는 없었던, 병원이 편하게 사무실에 앉아 인터넷으로 원하는 제품을 대량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사내벤처 선정은 물론, 삼성SDS와 삼성물산의 합작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두 회사 지원이 있으니 회사 만드는 게 수월했다. 그런데 큰 관심을 받은 게 되레 독이 됐다. “아예 삼성의 자회사가 돼버렸습니다. 회사 생기고 나서 제가 개입할 여지가 사라져 버린 거죠.” 결국 회사 위해서 자회사 하나 만들어준 꼴만 됐다. 개인적으로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 회사 아직도 잘 되나요?

“네. 연매출 4000~5000억원 정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처아마존 판매 페이지 / 헬스투데이 제공

이러다 영영 내 일은 못해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2002년 회사를 나와 창업하기로 했다. 몇 군데 투자를 받아 건강용품을 전문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다. “회사에서 하던 인터넷 업무에 헬스케어를 섞은 것이죠.” 한 달 2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나름 빠르게 자리잡았다. 그런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주주들 신경쓰느라 내 회사 같지 않았다. 의견충돌 끝에 쫓겨나다시피 나왔다.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거죠. 남의 돈으로 사업 시작하면 안된다란 사실만 깨달았습니다.”

몸소 얻은 교훈 끝에 만든 회사가 헬스투데이다. 처음 온라인유통으로 시작했다. “일단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종류 가리지 않고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다. “건강용품부터 시작해 약통, 구급함 같은 사소한 품목까지 많은 제품을 다뤘습니다. 좋은 제품이 있으면 수입 유통도 하고요. 디퓨저와 캔들도 이때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잘 된 게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이었다.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에서 햇반을 팔 수 있는 대리점 자격을 얻어 햇반을 유통했다. 아직 오픈마켓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때라 신생기업임에도 대리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잘되기 시작하자 CJ에서 오픈마켓 유통을 직접 하겠다고 나섰다. 대리점 자격이 소용없게 된 것이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 신고까지 가서 CJ에 10억원 과징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그 사이 대리점 영업이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40억원 하던 매출이 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돈 안될 때 고생해서 일궈놨더니 돈 된다고 빼앗아 가더라고요.”

직원 15명이 눈에 들어왔다. 햇반 관련 일을 하는 직원이 많았다. ‘이대로 내보내야 하나’ 생때 같은 직원들. 그냥 내보낼 수는 없었다. 다른 일을 찾기로 했다. ”그때 디퓨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번 만들어볼까?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도 디퓨저 시장이 형성되면서 빠르게 성장하던 중이었거든요.”

출처코코도르 유치원 / 헬스투데이 제공

◇6년만에 매출 40억원에서 300억원

2013년 디퓨저 제조를 시작했다.

-노하우 없이 진입할 엄두가 나던가요.

“사전지식은 있었습니다. 2003년부터 영국 ‘프라이스캔들’에서 디퓨저를 수입 유통하면서 제품 연구가 저절로 됐거든요. 유통도 10년 이상 하다보면 제품을 알게 되고 소비자 선호도도 파악됩니다. 알지 못하면 판매할 수 없죠.”

일단 OEM 발주부터 해보기로 했다. 네트워크를 동원해 쇼핑몰 11번가에서 5000개 수주를 받아 중국 기업에 OEM을 맡겼다. 그런데 사고가 났다. 대량으로 불량이 발생한 것이다. 할 수 없이 원액을 구입해 직원들을 총동원해 직접 제조했다. “일일이 손으로 하려니 하루 100개 만들기도 어렵더라고요. 한 달 내내 전직원이 밤새다시피 하며 겨우 납품 기일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출처사내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임직원들 / 헬스투데이 제공

힘은 들었지만 차라리 잘됐다. 어차피 제조에 뛰어들기로 한 것. ‘빨리 제대로 해보자’ 결심했다. 네크워크를 총동원해 물량을 수주하고, 디퓨저 제조법을 연구하면서 디퓨저를 개선시켜 나갔다. 인증받은 제품을 싸게 파는 곳이란 이미지가 생기면서 곧 물량이 쏟아져 들어왔다.

처음부터 자체 브랜드로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코코도르 브랜드 자체가 신뢰를 얻으면서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등 가치를 갖게 됐다. 그러면서 매출도 수직상승했다. 2013년 40억원으로 시작해 이듬해 100억원을 넘더니, 작년 270억원, 올해는 300억원이 예상된다. 불과 6년만에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출처디퓨저 원료를 키우는 내부 꽃밭 / 헬스투데이 제공

-마케팅은 어떻게 했나요.

“제품과 가격에만 집중하고 마케팅은 특별히 하지 않았습니다. 품질과 가격이 좋으니 소비자들이 알아서 좋아해 주셨습니다. 좋은 걸 싸게 판다고. 인터넷 쇼핑몰마다 좋은 댓글이 달리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화제가 되구요. 입소문으로 성장한 셈입니다. 본질에 충실했던 게 비결인 것 같습니다.”

해외 수출도 많이 한다. 매출의 30%가 수출이다. 미국, 대만 등 20개국에 나가고 있다. 그중 대만에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였다. 한 보따리상이 코코도르 제품을 가져다 팔았는데 가성비에다 한류붐이 겹치면서 크게 인기를 끌게 됐다. “감사한 순간이 참 많습니다.”

출처사내 워크숍 모습 / 헬스투데이 제공

요즘 수출에 날개를 달아준 건 아마존 쇼핑몰이다. “홍보를 위해 처음 해외 전시회 같은 데 많이 나갔는데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더라고요. 수출도 온라인으로 공략하자고 해서 잡은 게 아마존입니다. 수수료도 국내 쇼핑몰보다 낮더라고요.” 아마존을 통해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지 6개월 됐는데 월 매출 10만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수량으로 하면 6~7만개다. 

“초반인 것 감안하면 기세가 좋습니다. 1~2년 안에 아마존의 디퓨저 부문에서 리딩 업체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국가별로 향에 대한 선호도가 조금씩 다른데요. 아마존 후기를 보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 이나라 사람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또 이런 건 싫어하는구나’ 알 수 있는 거죠. 그 선호도를 반영해서 국가별로 어떤 제품을 주력으로 할지 결정합니다.”

출처코코도르 홍보 이미지 / 헬스투데이 제공

◇직원 복지 우선, ‘양키캔들 곧 넘을 것’

-명품 업체와 협업은 안하나요.

“자체 브랜드만 해야죠.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업체로 확실히 자리잡겠습니다.”

-CJ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원망이 컸는데 잘라줘서 지금은 고맙습니다. 이렇게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니까요. 공정위 처분 토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낼 수 있는데 ‘고마운 마음에’ 안하고 있습니다. 소송할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요.”

출처코코도르 홍보 이미지 / 헬스투데이 제공

-성공한 비결이 뭔가요.

“저는 특별한 재주가 없습니다. 그냥 될 때까지 노력합니다. ‘언젠가 되겠지’ 꿈꾸면서 한 눈 안팔고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그래야 직원 월급을 줄 수 있습니다. ‘망하면 안된다’ 하는 절박감을 갖고 달려온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회사 경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직원 복지요. 직원이 100여명 정도 되는데요. 어린 자녀를 둔 경우가 10명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어린이집을 만들었습니다. 저희 회사가 경기 용인에서도 외진 곳이라 인프라가 부족하거든요. 어린이 1인당 다달이 예산 150만원씩 쓰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분들도 수용할 계획입니다. 또 사내 헬스클럽 같은 다른 복지시설도 만들었습니다. 

구내식당과 안마의자가 비치된 휴게시설도 있죠. 곧 사원주택도 지을 예정입니다. 이미 부지는 확보해 놨습니다. 이미 몇 곳을 임대해서 제공하고 있는데요. 아예 단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특별한 건 아닙니다. 오랫동안 모두 같이 일하자는 뜻입니다. 함께하는 직원 모두 향이 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출처코코도르 홍보 이미지 / 헬스투데이 제공

-앞으로 비전을 알려주세요.

“한국에서 큰 인정을 받고 있지만 한국은 사실 작은 시장입니다. 미국에서 1등하는 게 목표입니다. 양키캔들 매출이 2조원 정도 하는데요. 곧 넘어서고 싶습니다. 수출 확대를 위해 내년 미국 일본 중국 대만에 지사를 낼 계획입니다. 각 나라별 물류망을 확보하고요. 

대만은 물류센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향기 산업을 이끄는 업체를 목표로, 향기 단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연구개발, 유통, 제조 등으로 분리해서 각각 센터를 만들구요. 사내 벤처도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이미 전자 디퓨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기대가 큽니다. 모두가 함께 크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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